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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많은 총장직선, 다시 하자는 교수들

부산대와 전북대 같은 지방 주요 국립대가 총장 직선제 부활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교수들이 지난해 폐지한 직선제를 되살려야 한다고 나서 대학 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것. 일부 대학 교수회는 직선제 부활을 골자로 한 총장 선출 규정 방안을 만들어 사실상 대학 측에 받아들이라고 통보한 상태다. 일부는 직선제를 되살리자는 취지의 공청회를 열어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그러나 각 대학본부는 한결같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파벌·향응 폐해로 없앤 제도
부활 골자 새 규정안 만들고
총장실 점거에 소송까지
교육부 "회귀 땐 지원 끊을 것"

 29일 지방 국립대들에 따르면 경북대는 최근 교수 전체 투표를 실시해 89%가 직선제에 찬성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직선제 부활을 골자로 한 복수의 총장 선출 규정안을 만들어 대학에 보냈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교수 투표를 통해 정하겠다”고 통보했다.



 부산대는 지난해 대학본부가 직선제를 폐지한 직후 원로교수 등 10여 명이 한때 총장실 점거 농성을 벌였다. 또 교수들은 “직선제를 없앤 학칙 개정은 무효”라는 소송을 벌이고 있다. 1심에서는 교수회가 졌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부산대는 학내 갈등이 길어지자 본부가 새 총장 선출방안을 논의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교수회에 제안한 상태다. 전북대와 경상대 교수회는 지난 25일 직선제 부활을 검토하는 공청회를 각각 따로 개최했다. 공청회에서 전북대 이경선(경영학부) 교수회 부회장은 “정부 뜻에 휘둘린 직선제 폐지는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총장 직선제는 교수 사회 안에서 파벌을 형성하고, 향응·접대가 끊이지 않는 데다가 선거 후 학·처장 같은 자리에 보은성 인사까지 행해지는 부작용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정부는 ‘국립대 선진화 방안’의 하나로 직선제 폐지를 추진했다. 그럼에도 교수들이 직선제 부활을 요구하는 이유는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대표를 뽑아야 제대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선제의 부작용은 “처벌을 강화하면 없어진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대학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직선제를 부활했다가는 정부 지원이 줄어 타격을 입는다는 이유에서다. 임상규 경북대 교무부처장은 “지난해 직선제를 없앤 덕에 50억원의 정부 사업비를 받았다”며 “교수들이 이런 ‘실리’를 고려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명수 한국교육학회장(한국교원대 명예교수)은 “직선제로 돌아가면 총장 선거가 열리는 4년마다 캠퍼스가 정치판으로 바뀌는 구태가 재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강경한 입장이다. 교육부 박춘란 대학정책관은 “직선제 방식으로 총장을 뽑을 경우 향후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은 물론 기존 지원 사업비도 회수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직선제가 탈이 많다고 보고, 지난해부터 폐지와 대학 지원을 연계해 왔다. 규정상 대학 총장 선출방식은 교수와 학생 등 대학 구성원들이 협의해 정하도록 돼 있어 없애라고 지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폐지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준다’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부 지원대상 대학을 결정할 때 직선제 폐지 여부가 총점의 5%를 차지하게 했다.



권철암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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