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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평] 도대체 MB는 왜 집권했는가?

박명림
연세대 교수
베를린자유대 초빙교수
박근혜정부의 대선 공약 후퇴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정부 출범 초기의 각종 공약 철회 시도는 ‘약속·신뢰·원칙의 정치’를 중시해 온 대통령의 언행에 정면 배치된다. ‘국민과의 약속’에 대한 이행을 누차 강조한 ‘준비된 여성대통령’ 구호도 무화시키고 있다. 민주사회에서 선거는 약속의 교환을 의미한다. 즉 정치적 계약조건으로서의 공약은 신뢰의 최소 요건을 이룬다.

 만약 공약 실천이 불가능한 상황을 알고도 공약 제시와 이행을 약속했다면 허위의 계약이 되며, 불가능한 상황을 모른 채 공약 실천을 반복 다짐했다면 준비되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하는 이중 모순에 직면하고 만다. 선거공약은 스스로 제시한 계약조건이기 때문에 특정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반대를 넘는 가장 중립적인 평가지표가 된다.

이명박(MB)정부의 핵심공약을 사례로 중립적 성찰의 계기를 삼아보자. 감사원에 의해 ‘총체적 부실’로 평가받은 4대 강 사업은 아예 논외로 한다. 물론 인권, 공공성, 민주발전 부문 역시 언급 불능이다.

 먼저, 앞선 정부의 경제 실패를 비판하며 제시한 ‘경제대통령’ ‘CEO대통령’ ‘747공약’(연 7% 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 세계7대 경제강국 진입)을 보자. 우선 평균 경제성장률은 MB정부가 2.90%로 7%는커녕 노무현정부의 4.34%보다도 크게 낮았다(한국은행). 수출증가율은 9.14%로 노무현 시기 18.16%의 절반에 불과했다(무역협회). 외환보유액은 2002년 1214억 달러, 2007년 2622억 달러, 2012년 3270억 달러로 노무현 시기는 총액이 두 배 이상으로 늘었으나 MB 시기는 증가액이 총액의 4분의 1에 불과했다(한국은행).

 취업자 증가율은 5년 평균 1.0%(MB) 대 1.1%(노),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3.34%(MB) 대 2.92%(노)로 모두 노무현정부가 더 낫다(통계청). 1인당 GDP는 MB 5년간 2007년 2만1590달러에서 2012년 2만2590달러로 정체된 반면, 노무현 시기는 1만2094달러(2002년)에서 2만1590달러(2007년)로 9500달러 급증했다(세계은행). GDP 순위는 7위로 상승하는 대신 13위(2007년)에서 15위(2012년)로 하락했다. 복지·노동·평등·서민경제는 제외하더라도 국민경제에 관한 한 MB정부의 공약은 완전 실패였으며, 모든 주요 지표에서 그토록 비판한 노무현정부보다도 낮았다.

 안보는 경제와 함께 한국정치의 양대 골간을 이룬다. 핵심공약인 ‘비핵·개방·3000’을 보자. 북한의 핵실험, 폐쇄고수, 경제파탄으로 ‘비핵·개방·3000’은 실패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북한의 정책선택으로 인한 실패의 측면이 존재하기 때문에 MB정부에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문제는 ‘비핵·개방·3000’ 공약을 앞선 정부들의 ‘퍼주기’ 정책을 비판하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정부의 남북교역 및 경협 현황 공식 통계에 따르면 일반교역, 위탁가공, 경제협력(개성공단, 금강산관광 포함), 비상업적 거래(정부 민간지원 사회문화협력 포함)를 합해 총계가 노무현 시기는 반입 21억7000만 달러, 반출 34억5000만 달러로 총 56억2000만 달러였다. 이명박 시기는 반입 49억 달러, 반출 42억 달러, 총 91억 달러로 크게 증가했다(통일부).

물론 대북송금 역시 크게 증가했다. 2010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김대중정부의 대북송금액은 총 13억4500만 달러(금강산관광 대금 4억2000만 달러 및 현대그룹의 대북사업 대가 4억5000만 달러 포함), 노무현정부는 총 14억1000만 달러였다. 반면 이명박정부는 2010년 6월 현재 이미 7억6500만 달러를 송금해 두 정부의 임기 절반 시점의 규모를 초월했다.

 문제는 이렇게 더 많이 퍼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는 최악이었고, 북핵 실험도 국민 살상도 막지 못했다는 점이다. 함정이 폭침 당해 군인 46명이 한꺼번에 죽고, 정전협정 이래 최초로 대한민국 영토가 포격을 당했다.

국가의 근본 존재 이유인 국민 생명 보호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군사반격은 고사하고, 표면적 정책과는 반대로, 대북교역·경협·송금은 계속 증가했다. 실제로 금강산관광 중단과 5·24 대북 교류협력 중단 조치에도 불구하고 10년·12년의 대북교역 및 경협 총액은 사상 최고 수준인 19억 달러를 넘었다(통일부). 반면 5·24조치로 인한 우리 기업들의 피해는 124억 달러에 달했다(국회). 정반대의 놀라운 정책귀결이었다.

 우리는 거듭 무겁게 묻게 된다. 아무런 공약도 지키지 못한 MB는 도대체 왜 집권했는가? 박근혜정부는 MB정부와는 반대의 길을 가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베를린자유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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