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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 연기, 북 내부에 보여주기 제스처

“개성 공단 재가동 이후 북한의 갑작스런 이산가족 상봉 연기는 북한 내부의 정치적 요인 때문일 것이다. (북한 강경파 및 주민들에게) ‘남한에 끌려가지 않는다. 남한보다 우리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제스처다. 남한에게서 금강산 관광에 대한 양보를 얻어내려는 계산도 했을 것이고. 남한과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북한이 강해서가 아니라 내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국방 및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62·사진) 랜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최근 북한의 움직임을 이렇게 분석했다.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 주최 ‘아산 북한회의 2013’ 참석차 방한한 그를 25일 인터뷰했다.

 - 벤 로즈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북한은 핵을 보유했다고 발언했는데.

 “북한이 세 번 핵실험을 했지만 핵 사용(운반) 능력을 보여주진 않았다. 미 대통령처럼 김정은만이 핵무기 사용을 명령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증거도 없다. 북한이 핵실험국인 것은 맞지만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미 정부 입장엔 변함이 없다.”

 - 북한이 원심분리기 부품을 생산하고 있나.

 “그런 주장은 있지만 확증은 없다. 만약 맞다면 국제사회의 제재조치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 북한이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했나.

 “실제 재가동했다면 대화를 위해 북한이 먼저 비핵화 노력을 보이라고 요구한 미국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행동한 셈이 된다. 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18일 중국에 보내 조건 없는 6자회담을 제안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원자로를 재가동했다면 미국으로서는 6자회담에 응할 이유가 없다.”

 - 이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6자회담 수석대표)이 베를린에서 미국 측과 접촉했나.

 “북한은 매번 미국의 인내한계(red line)를 테스트해왔다. 미국 대통령이 하루아침에 마음을 바꿀 수도 있겠지만 정치적으로 미국이 지금 북한과 접촉하거나 협상할 가능성은 낮다.”

 - 미국이 대화 조건으로 북한에 요구한 ‘2·29합의+알파’는 무엇인가.

 “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핵시설 사찰을 허용하는 등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신뢰를 얻어야 한다.”

 - 김정은이 보란듯 현지지도를 계속하고 있다.

 “겉으로 북한 정권이 안정적으로 보이는 것과 무관하게 붕괴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예컨대 군 고위직 인사가 잦은데 위협을 느낀 군부가 김정은을 제거하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

 -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신뢰 프로세스)을 미국은 어떻게 보나.

 “신뢰 프로세스는 상대가 신뢰할 만해야 통한다. 북한이 내부 문제 때문에 문제를 일으켜 신뢰할 만한 상대가 아님을 스스로 입증할 경우 신뢰 프로세스가 당장은 몰라도 장기적으로 지지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

 - 25~26일 워싱턴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재개됐다.

 “미국 의회는 해외주둔 미군 경비의 50%를 동맹국이 부담하도록 행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한국이 방위비 분담에 소극적이면 차라리 주한미군을 감축하라는 목소리가 미 의회에서 나오고 있다.”

 - 10월 서울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 문제가 논의될 텐데.

 “연기가 바람직하다. 사령관을 한·미 중 어느 쪽이 맡든 대북 억지를 위해선 한·미연합사를 유지하는것이 한국의 안보에 유리하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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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