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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아닌 현실 전기차가 달린다

BMW i3(맨 왼쪽)와 폴크스바겐 e-업!(가운데), 그리고 포르셰 파나메라 S E-하이브리드(오른쪽).

지난 10~22일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주인공은 단연 전기차였다. 유럽차 업체를 중심으로 전기차를 대거 선보였다. 사실 친환경차는 최근 몇 년간 주요 모터쇼를 평정한 주제였다. 그러나 이번엔 좀 달랐다. ‘언젠가’를 기약하는 컨셉트 카는 드물었다. 대신 조만간 실제로 살 수 있는 양산 전기차가 관람객을 반겼다.

폴크스바겐 그룹은 이번 전시의 테마를 ‘e-모빌리티’로 삼았다. 모터쇼 개막 하루 전날 프랑크푸르트 공항 부대시설에서 열린 ‘폴크스바겐 그룹 나이트’에서 마틴 빈터콘 회장은 “내년까지 14차종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카를 추가로 내놓고, 2018년 전기차 분야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폴크스바겐은 순수 전기차인 e-업!과 e-골프도 공개했다.

BMW i8
BMW 그룹은 최근 양산을 시작한 i3를 무대 위에 올렸다. i3의 심장은 170마력을 내는 전기모터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60㎞를 달린다. 에어컨 작동을 제한하는 등 식도를 바짝 죄는 ‘에코 프로 플러스’ 모드로 달릴 경우 주행가능거리는 최대 200㎞다. 나아가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한 650㏄ 엔진까지 옵션으로 더하면 항속거리가 300㎞까지 늘어난다.

‘전기차의 전주곡’으로 일컬어지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앞다퉈 등장했다. 대세는 일반 전원 또는 급속 충전기로 배터리를 채울 수 있는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였다. 포르셰 파나메라 S E-하이브리드가 대표적이다. V6 3.0L 수퍼차저(엔진 힘으로 흡기를 압축해 공급하는 장치) 333마력 엔진과 95마력짜리 전기 모터를 더해 총 416마력을 낸다.

파나메라 S E-하이브리드는 고압전원 콘센트로 2시간30분, 가정용 콘센트로는 4시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그러면 조건에 따라 전기 모터만으로 18~36㎞를 달린다. 유럽 기준 공인연비는 32.3㎞/L다. 포르셰는 하이브리드 수퍼카인 918 스파이더도 선보였다. 이 차는 무려 887마력을 내는 수퍼카지만 연비는 29.4~33.3㎞/L에 묶었다.

국내에서도 더 이상 전기차는 ‘그림의 떡’이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 살 수 있는 현실이다. 지난달 28일, 한국지엠은 쉐보레 스파크 EV(전기차)를 출시했다. 이날 한국지엠의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2011년 56만 대였던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이 지난해엔 100만 대로 79%나 성장했다”며 “2050년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전기차 비중은 40%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르노삼성은 7월 15일 SM3 Z.E.(영어로 ‘배출가스 없음’의 줄임말)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다음 달엔 본격 양산 및 판매에 들어간다. 기아 레이 EV는 이미 ‘카 셰어링(자동차 나눠 타기)’ 서비스를 통해 실제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BMW코리아는 내년 5월 i3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 국내에서 골프 전기차 시승회를 열었다.

하지만 전기차가 누구나 손쉽게 사고 타는 자동차가 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일단 가격이 비싸다. 쉐보레 스파크 EV의 경우 3990만원이다. 한국지엠은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이 최대 2300만원에 달해 소형차 수준인 1690만원 선에 살 수 있다”고 소개했다. 르노삼성도 보조금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 같은 혜택은 빠듯한 보조금 예산으로 인해 일부 운전자만 누릴 수 있다. 충전소도 ‘걸음마’ 수준이다. 차종별 급속충전 방식도 통일되지 않았다. 공공건물 주차장에서의 ‘도둑 충전’이 사회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전기차가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며, 예상보다 빨리 다가오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1990년 중반, 벽돌만 했던 이동전화를 기억하십니까. 지금은 어떤가요.” 스파크 EV 발표회 날, 호샤 사장이 남긴 말이다.

취재팀=김영훈·박진석·이상재·채윤경 기자, 김기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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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