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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제보 1만5253건 … 떨고있는 중국 관리들

중국 산시(山西)성 루이청(芮城)현의 량융안(梁永安) 검찰원 부원장은 지난 17일 딸 결혼식을 치렀다. 권력기관 고위 간부이다 보니 하객이 많아 20일까지 4일 동안 피로연을 벌여야 했다. 물론 축의금도 받았다. 여기까지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당연했던 중국 공직자 자녀 결혼 풍경이다. 그런데 량 부원장은 22일 현 기율위로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척결을 강조하고 있는 공직자의 형식주의·관료주의·향락주의·사치풍조 등 이른바 4반(反)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율위는 어떻게 알았을까. 피로연에 참석했던 주민 1명이 당 중앙 기율위 부패 제보 사이트에 상세한 내용을 올린 것이다.

 지난 2일 당 기율위가 부패 제보 사이트를 개설한 이후 중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24일 기율위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일 동안 전국에서 이 사이트를 통해 1만5253건의 부패 제보가 있었다. 하루 평균 762건이다. 이는 제보 사이트를 개설하기 전 기율위에 접수된 하루 평균 300건의 배가 넘는 숫자다. 700만 명이 넘는 중국 공무원들은 그래서 요즘 죽을 맛이다. 뇌물은 고사하고 행여 접대 한번 받은 게 드러나면 그날로 옷을 벗어야 한다. 공금이라고 있긴 하지만 부서 회식 한번 하기 어려운 액수다.

 그런 공금조차 많이 쓰면 옷을 벗어야 한다. 푸스간(符史干) 하이난(海南)성 위생학교장은 지난 2일 학교 간부회의를 주재하면서 추석에 월병(밀가루 속에 소를 넣어 구운 과자)을 구입해 교직원들에게 선물하자고 했고 간부들도 동의했다. 384인분의 월병 구입비 12만 위안(약 2100만원)은 학교 공금으로 썼다. 이 사실이 학부모 귀에 들어갔고 곧바로 당 기율위에 제보됐다. 최근 그는 성 기율위로 연행돼 공금 낭비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교장직 면직은 물론 그동안 공금 사용 내역까지 조사를 받고 있어 형사입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마화이더(馬懷德) 법정대학 부총장은 “중국은 현재 ‘문만 열면 부패 척결’이라는 말이 떠돌 정도로 부패와의 전쟁이 확산되고 있다. 일반인들의 부패에 대한 인식이 과거에 수세적이었다면 이젠 공세적으로 공직자를 감시하고 있어 과거와 달리 부패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고질적인 중국 공직자들의 부패가 하루아침에 사라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대신 당국의 감시를 피하는 교묘한 뇌물 수수 수법들이 새롭게 개발되고 있다. 최근 당 기관지 인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기업들이 전자상품권을 만들어 뇌물 대신 공직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업들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수천~수만 위안어치 제품을 살 수 있는 상품권을 구입한 뒤 공직자 휴대전화로 상품권 번호와 비밀번호를 찍어준다는 것이다. 쇼핑이 인터넷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적발될 가능성이 그만큼 적다는 점을 악용한 첨단 수법이다.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에서는 한 파출소 부소장이 자신의 별장 지하에 200m의 동굴을 파다 최근 주민 제보로 적발됐다. 그는 기율위 조사에서 “추석을 전후해 받은 선물이나 뇌물을 저장할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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