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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중국이 두만강을 철통 경비하는 까닭

정용환
베이징 특파원
이달 초 중국 옌볜(延邊)자치주 허룽(和龍)시 두만강 접경 지역. 강 건너에는 함경북도 무산군의 한 마을이다. 아무도 없어 보이는 한적한 길에서 방송용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1분이나 흘렀을까. 위성 수신장치를 탑재한 군용 차량이 들이닥쳤다. 촬영 불가 지역이라는 설명과 함께 약식 조사만 받고 돌아왔지만 의문이 맴돌았다.



‘어떻게 그렇게 빨리 알고 올 수 있었을까’. 두만강 하류에 있는 량수이(凉水) 단교에는 360도로 돌아가는 카메라가 주변을 탐지하고 있었고 강폭이 좁거나 개활지가 아닌 곳에는 반드시 폐쇄회로 카메라가 지켜본다. 거미줄 감시망이다. 설마설마했지만 나뭇가지나 풀섶에도 폐쇄회로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는 현지인의 귀띔을 듣고서도 믿어지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 기자들이 자주 드나드는 압록강변 단둥(丹東) 일대는 딴판이다. 압록강 철교 앞은 관광객들이 북적대는 촬영 명소이고 압록강에는 중국인들을 가득 태운 유람선이 쉴 새 없이 들락거린다. 모터보트를 빌리면 북한 쪽 강기슭까지 접근해도 별 제지를 받지 않는다. 북한의 황금평 건너에는 중국의 고급 호텔과 대규모 공단이 자리 잡고 있다. 호텔에서 몇 걸음만 떼면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지척 거리에서 북한 군인들이 김을 매는 광경을 볼 수 있을 정도다. 같은 북·중 국경인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두만강 접경 도시에선 허름한 숙소에만 가도 여러 개의 한국 채널과 북한의 조선중앙TV, 그리고 우리말로 진행하는 옌볜 방송을 볼 수 있다. 조선족 자치주이다 보니 도로의 이정표엔 우리말이 적혀 있다. 백두산과 항일유적지 등을 보러 온 관광객들은 몇 시간씩 차 속에서 한글 이정표를 보고 있다 보면 여기가 중국 땅인지 한국 땅인지 의식하지 못할 때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100여 년 전 옌볜자치주가 북간도(北間島)로 불리던 시절, 그곳에 이주한 조선인이나 지금의 남북한 땅에 살던 조선인이나 매한가지였다. 같은 역사와 말, 전통을 공유한 하나의 민족인 데다 일제에 빼앗기긴 했어도 찾아야 할 조국은 하나였다. 현재는 세 나라에서 살고 있지만 하나의 민족인 것은 변함 없다.



북간도 지역은 동북3성과 몽골, 러시아 연해주를 이어주는 교통의 요지인 데다 북한의 나진항과 연결되는 지정학적 요충지다. 경제·문화적으로 한국과 거리를 좁혀가는 곳. 혈연적으로 남북한과 연결된 사람들이 83만 명이나 살고 있는 옌볜의 숨어 있는 폭발력. 중국은 이것이 두려운 게 아닐까.



이런 곳에서 남북한 사람들과 조선족이 비교적 자유롭게 만나고 교류하도록 상황을 풀어놓으면 어떤 화학적 융합 반응을 일으킬지 모를 일이다. 엄연히 중국 국민인 게 현실이지만 한편으론 조선족이 민족 통합의 기폭제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사람들로 새롭게 다가온다.



정용환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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