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사설 속으로] 무상보육

중앙일보와 한겨레 사설을 비교·분석하는 두 언론사의 공동지면입니다. 신문은 세상을 보는 창(窓)입니다. 특히 사설은 그 신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장 잘 드러냅니다. 서로 다른 시각을 지닌 두 신문사의 사설을 비교해 읽으면 세상을 통찰하는 보다 폭넓은 시각을 키울 수 있을 겁니다.



중앙일보 <2013년 9월 7일자 30면>

한계 드러난 무상보육,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무상보육 재원 부담을 둘러싼 서울시와 중앙정부 간의 갈등이 일단 봉합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00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해 무상보육 예산 부족분을 충당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발등에 떨어진 무상보육 대란을 피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근본적인 재원조달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내년에도 무상보육을 둘러싼 논란은 재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번 서울시와 정부·여당 간에 벌어진 무상보육 논란이 정치적 대립으로 비화하면서 무상보육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은 박 시장의 지방채 발행 결정에 대해 “무상보육 예산 부족을 핑계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편을 가르는 정치 쇼”라며 서울시에 무상보육 공개토론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새누리당이) 집권여당으로서 최소한의 균형감각조차 잃고 있다”며 “영·유아 보육법을 통과시켜 중앙정부가 보육예산을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무상보육 재원부담을 두고 서로 정치적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무상보육 대란은 정치권이 무상보육 대상을 올해부터 0~5세로 전면 확대키로 했을 때부터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확실한 재원조달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채 정치권이 무상보육 확대를 공약하면서 재원부담의 배분을 두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그런데 중앙과 지방정부 모두 세수부족으로 재원마련이 어려워지다 보니 서로 보육비 부담을 떠넘기는 꼴불견을 연출한 것이다. 결국 무상보육 문제의 원인은 무리한 무상보육 범위 확대에 있는데도 근본 원인은 제쳐 둔 채 그 결과로 빚어진 재원부족의 책임 전가에만 급급하는 형국이다.



 이번 무상보육 논란에서 확실하게 드러난 사실은 무상보육이 결코 공짜가 아니라는 점이다. 정치권이 아무리 무상복지를 공약해도 결국 그 재원은 하늘에서 공짜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세금으로 조달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중앙정부도, 지방정부도 그 부담은 지기 싫다는 것이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더구나 그렇게 어렵사리 도입한 무상보육이 여성 고용률을 높이는 데 별 효과가 없을뿐더러 공짜보육에 맡겨진 저소득층 영·유아의 발달을 저해해 양극화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진단이다. 그렇다면 서울시의 주장대로 ‘하늘이 두 쪽 나도’ 무상보육을 계속할 것이 아니라 무상보육의 실효성과 재원조달의 현실성부터 따져보는 것이 순서다. 처음부터 설계가 잘못되고 재원조달도 어렵다면 무상보육제도 자체를 뜯어고칠 일이지 재원부담 떠넘기기와 정치공세를 벌여 해결될 일이 아니란 얘기다. 정치권과 중앙정부, 서울시는 정치적 논란을 접고 무상보육제도를 전면 재검토하는 데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한겨레 <2013년 9월 6일자 31면>

무상보육 논란 계기로 복지재정 근본해법을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눈앞에 다가온 무상보육 대란을 피하기 위해 결국 서울시가 2000억원의 빚을 내기로 했다. 이 돈에 국비 1423억원을 더해 올해 무상보육에 부족한 재원을 메우겠다는 것이다. 이로써 발등의 불은 끈 셈이지만, 이대로라면 내년에도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는 걸 막을 수는 없다. 게다가 서울시의 지방채 발행은 2009년 이후 4년 만이다. 그 사이 조금씩 빚을 갚아 지난해 2조원대로 내려갔는데, 다시 늘어나게 됐다.



 문제 해결을 위해선 우선 영유아보육법이 개정돼야 한다. 무상보육비에 국고의 비중을 높여 지자체의 부담을 덜어주는 개정안이 지난해 11월 여야 만장일치로 국회 보건복지위를 통과했지만 열 달째 법사위에 묶여 있다. 기획재정부가 법안 처리에 강하게 반대했고, 새누리당 법사위원들이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무상보육 재원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다 서울시가 양보한 만큼, 이젠 정부·여당이 책임있게 영유아보육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무상보육 논란은 복지 재정의 책임을 놓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할 몫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졌다. 복지를 포함한 국고보조 사업은 원래 중앙정부가 기획하고, 지자체는 보조적으로 참여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갈수록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정부가 자신이 떠맡아야 할 몫을 지자체에 떠넘기는 양상이다. 국고보조사업은 2007년 32조원이었다가 올해 57조원으로 확대됐다. 그런데 국비 보조율은 2007년 68.4%에서 올해 60.9%로 떨어졌다고 한다.



 무상보육처럼 지자체 특성을 반영하지 않는 복지정책에 대해선 중앙정부가 재정 책임을 져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올해 1월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보육사업처럼 전국 단위로 이뤄지는 사업은 중앙정부가 책임지는 게 맞다”고 말한 적이 있다. 정부와 국회는 법률을 정비하고 제도를 개편해 중앙정부의 재정 책임이 강화되는 쪽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이 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를 하겠다고 한 데서 초래됐다. 현재 우리나라의 복지지출 수준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 정도밖에 안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멕시코를 제외하면 우리가 꼴찌다. 북유럽 국가보다 복지 수준이 현저히 낮은 미국의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증세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은 크다. 하지만 30년간 해마다 0.5%씩 복지지출을 확대해 나간다는 식의 장기계획을 세우고,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우리가 나아갈 복지의 목적지와 노선이 보이고 혜택을 느끼게 된다면 국민들도 동의할 것이다.



논리 vs 논리

삐걱대는 무상보육, 범위 넓힌 탓인가 정부 의지 탓인가




복지의 당위나 중요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 논쟁이 필요 없어졌다. 일차적인 의식주 문제를 해결한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복지국가를 지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대선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에 치러진 각종 선거에서도 최대 이슈는 복지였다. 일부 선택적 복지 주장이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보편적 복지로 대부분의 공약이 가닥을 잡았다.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은 지난해 무상급식·무상보육 같은 무상복지와 경제민주화를 총선과 대선의 핵심 공약으로 제시해 집권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물론 야당은 더욱 적극적이고 과감한 복지 공약을 내걸었다. 지난 대선은 누가 더 설득력 있게 자신들의 복지 정책을 유권자에게 전달할 것이냐를 놓고 벌인 복지 공약 선점 경쟁의 양상을 띠었다. 그러나 막상 약속한 복지 공약들을 실천에 옮겨야 할 때에 이르자 한목소리로 복지를 외치던 사람들의 입장이 갈리기 시작했다. 무상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재원 마련 때문이다.



중앙 “무상 실효성과 재원조달 현실성 먼저 따져야”



0~5세 영·유아 전면 무상보육을 위한 재정 부담을 놓고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벌인 갈등이 대표적이다. 일단 서울시가 200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해 올해 무상보육 재원을 메우기로 하면서 급한 불은 꺼졌다. 그러나 이런 미봉책으로는 다가올 무상복지 시대를 제대로 맞을 수 없다는 것이 중앙일보와 한겨레 사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무상보육 정책의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선 두 신문 사이에 이견이 없다.



 무상보육을 둘러싼 문제에 접근하는 기본 인식은 달랐다. 중앙일보는 문제의 원인이 ‘무리한 무상보육 범위 확대’에 있다고 본 반면 한겨레는 중앙정부의 무상보육 추진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올해처럼 무상보육 재원 마련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서울시 간 갈등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제시한 두 신문의 해법은 다르다. 중앙일보는 무상보육을 물러설 수 없는 절대적인 선으로 여기는 서울시의 태도에 의문을 표하면서 ‘무상보육의 실효성과 재원조달의 현실성부터 따져보는 것이 순서’라는 입장이다. ‘처음부터 설계가 잘못되고 재원조달도 어렵다면 무상보육제도 자체를 뜯어 고칠 일이지 재원 부담 떠넘기기와 정치공세를 벌여 해결될 일이 아니다’는 주장이다.



한겨레 “지자체 부담 덜 수 있게 관련법 조속 처리를”



한겨레는 무상보육제도 자체의 재검토나 후퇴는 안 되고, 이를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 무상보육비에 국고의 비중을 높여 지자체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며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주장한다. 지난해 11월 여야 만장일치로 국회 보건복지위를 통과한 이후 열 달째 기획재정부와 새누리당의 반대로 법사위에 묶여 있는 이 법을 통과시키는 것만이 무상보육 재원 논란을 해결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확실한 재원조달 대책 없이 정치권이 무상보육 확대를 공약하면서 빚어진 일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한겨레는 복지를 비롯한 국고보조 사업은 중앙정부가 기획하고 지자체는 보조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재정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무상보육을 비롯한 무상복지 실현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당연히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것인가에 있다. 이번 중앙정부와 서울시 간 갈등도 결국 재원 부담 비율을 놓고 벌인 마찰이다. 따라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부담 비율 논의를 훨씬 뛰어넘는 근본적인 재원 마련 해법이 나와야 한다. 당장 올해 소요되는 비용 마련을 위해선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부담 비율이 시급한 논제였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보다 항구적인 재원조달 대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무상보육은 결코 공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치권이 아무리 무상복지를 공약해도 그 재원은 결국 누군가의 세금으로 조달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다. 부담할 사람들의 동의나 지지가 없는 무상보육 도입이나 시행은 결국 정치적 공방만 주고받을 뿐이기 때문에 아예 무상보육제도 자체의 전면 재검토를 주문하고 있다.



 한겨레는 ‘정부와 국회가 법률을 정비하고 제도를 개편해 중앙정부의 재정 책임이 강화되는 쪽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현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정책 추진 주장이 이번 논란의 출발점인 것으로 보고 있다. 증세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이 클 수밖에 없지만 필요하다면 국민을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다음 주 논점 밀양 송전탑

10월 1일자에는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에 대한 중앙일보·한겨레의 사설과 송승훈 남양주 광동고 교사의 비교·분석 글이 실립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