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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원 월세 살아도, 매달 1만원 나눠요

23일 동두천시 ‘희망지킴이 천사운동본부’ 회원들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줄 기증 물품을 차에서 꺼내며 미소짓고 있다.


경기도 동두천시 보산동의 월세 20만원짜리 단칸방에서 혼자 사는 김춘임(79) 할머니. 정부가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주는 월 50만원가량으로 근근이 살아간다. 그러면서도 김 할머니는 2009년 10월부터 소외계층을 돕는 ‘희망지킴이 천사운동본부’에 매달 1만원을 기부하고 있다. 가끔 만나는 사회복지사·자원봉사자로부터 운동본부 얘기를 들었다는 김 할머니는 “어렵게 사는 아픔을 잘 알기에 적은 돈이나마 돕고 있다”고 말했다.

동두천 천사운동 10년의 기적
2003년 주민 20명 모여 시작
기부자 늘어 전국 1만7000명
기초수급자·장애인들도 동참



 동두천시 상패동에서 정신지체 장애 아들을 키우며 월세 20만원 농가에서 지내는 임경애(51·여)씨. 그 역시 7년째 ‘매달 1만원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남편은 몸이 아파 일을 못하고, 자신이 액세서리 가공 부업을 해서 가계를 꾸려가는데도 그렇다. 임씨는 “2006년에 집 지붕이 헐어 비가 샐 때 천사운동본부 회원들이 무료로 고쳐준 적이 있다”며 “그게 너무 고마워 나도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2003년 동두천시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희망지킴이 천사운동본부’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그 10년간 천사운동은 꾸준히 저변을 넓혔다. 모태는 1994년 결성된 시민봉사모임 ‘참빛회’. 거리 공연을 하며 기부금을 모아 소년소녀가장을 도왔다. 그러다 20명이 의기투합해서는 운동본부를 꾸렸다. 매달 회비 1만원을 거둬서는 봉사활동을 나갔다. 그야말로 ‘풀뿌리 나눔 운동’인 셈이다. 창설 멤버인 김지욱(53·동두천시 지행동)씨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을 찾아 희망을 전하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일”이라고 소개했다. 김씨는 앞을 보지 못하는 1급 시각장애인이다. 2006년부터 5년간은 천사운동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천사운동본부는 처음엔 홀로 사는 노인이나 장애우의 집수리 같은 봉사활동을 주로 했다. 이들의 얘기가 조금씩 입소문을 타며 회원이 늘었다. 현재 동두천시에만 회원이 3028명에 이른다. 다른 지자체로도 퍼져나가 현재 동두천시 말고 경기도 남양주, 충남 천안 등 14개 지자체에 1만4000여 명의 회원이 있다. 10년 새 회원이 850배가 된 것이다. 회원이 늘어 재원이 넉넉해진 지금은 백혈병이나 소아암 같은 난치병 환자도 돕는다.



 회원 중에는 임경애씨처럼 도움을 받은 인연으로 회원이 된 경우나 김춘임 할머니처럼 자신도 어려운 처지이면서 남을 돕는 이들이 상당수라고 운동본부 측은 전했다. 이 중 김 할머니는 더 이상 기부를 하기 힘든 상황에 처했다고 한다. 연락이 끊긴 아들 2명이 있다는 이유로 지난달 기초생활수급 자격이 없어져서다. 김 할머니는 “월세를 낼 수 없게 된 것도 문제지만 기부를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보람을 느낄 수 없게 된 것 또한 아쉽다”고 했다.



 천사운동본부는 다음달 3일에 10주년 행사를 한다. 원래 운동본부가 저변 확대의 날로 정한 ‘천사데이’는 ‘1004’로 표현할 수 있는 10월 4일. 하지만 이날이 평일이어서 하루 앞당겨 휴일인 개천절에 행사를 치르는 것이다. 이날 동두천시 종합운동장에서 ‘천사마라톤대회’를 열고, 기부금을 모아 전부 희귀난치병 환자들에게 전하기로 했다. 100여 명의 ‘천사기동 봉사대’는 동두천 일대에서 집수리 봉사 등의 활동을 한다.



글·사진=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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