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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에 살면서 매달 생활비 받아 … "노후걱정 마세요"

노재현 한국주택금융공사 천안지사 상담실장이 고객들에게 주택연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묶여 있는 자산인 집을 처분하거나 이자를 부담하며 금융기관으로부터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지 않고서도 매월 연금 형태로 현금을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정부보증 역모기지)이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침체와 집값 불안정 등으로 생활형편이 어려운 자녀들에게 부모 부양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데다 최근 들어 스스로 노후를 해결하려는 ‘홀로서기’ 문화가 확산되면서 노후를 대비하는 소득창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연금 '인기'
총 지급한도 한 번에 받는 '사전가입 주택연금'
내년 5월까지 가입 가능



#1 천안시 용곡동에 사는 김수자(76·여·가명)씨는 남편과 사별 후 단독주택(대지 144.5㎡, 건물 63.66㎡)에서 홀로 지내며 자녀들이 보내주는 돈으로 생활해 왔다. 김씨는 주택을 팔고 아들과 함께 살려고도 해봤지만 매매가 되지 않아 전전긍긍하다 주변의 권유로 주택연금을 신청했고 현재 여유있는 노후를 보내고 있다. 자신의 집(주택가격 6000여 만원)에 살면서 매달 30만원 정도의 생활비를 받기 때문이다.



#2 아산시 배방읍에 거주하는 서창원(74·남·가명)씨 역시 자신이 소유한 아파트(157㎡, 시가 1억여 원)로 매달 40만원의 주택연금을 받고 있다. 서씨는 “처음엔 장손자에게 아파트를 물려주려고 했는데 ‘아파트는 부모님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아들의 권유로 주택연금을 신청했는데 매달 생활비가 지급돼 만족스런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한국주택금융공사 천안지사


평생거주·생활안정 동시 보장



주택연금은 부부 중 집을 소유한 만 60세 이상 주택 보유자가 집을 담보로 평생 동안 생활비를 안정적으로 지급받는 제도다. 대상주택은 시가 9억원 이하 주택 및 해당 지자체에 신고된 노인복지주택이다. 지난 6월부터는 부부 중 주택소유자 기준이 50세 이상, 6억 이하 주택 소유자가 연금지급한도의 100%까지 일시 인출금을 활용해 기존의 주택자금을 상환하고 그 집에서 평생 거주하는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이처럼 주택연금은 자기 집은 있지만 소득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령층에게 주거와 생활안정을 동시에 보장하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단 연금지급액은 담보주택의 시세에 따라 결정된다. 현재 주택가격이 1억원이고 연령이 60세일 경우 매월 받는 금액은 23만원이다. 매달 지급되는 연금은 ▶정액형(평생 동안 동일한 금액으로 고정) ▶증가형(12개월마다 3%씩 증가) ▶감소형(12개월마다 3%씩 감소) ▶전후후박형(일정하게 지급하다가 10년 경과 후 11년째부터 70%로 1회 감소한 금액으로 지급)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충남지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택연금 가입자는 전국적으로 256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2379명)보다 7.9% 증가했다. 2007년 7월 주택연금 출시 이후 올해 6월까지 가입자 수는 1만4866명에 이른다. 대전·충청지역 가입자도 해마다 크게 늘어 736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충남지사가 관할하는 천안·아산·예산·당진·서산·보령·홍성·태안지역 가입자는 115명으로 나타났다. 주택연금이 호응을 얻는 이유는 ‘종신거주·종신지급 보장’이라는 장점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다른 투자수단으로 생활비를 마련하기 어려운 고령층이 자신의 부동산을 활용, 안정적인 현금소득을 확보하려는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우스푸어, 사전 주택연금으로 해결 가능



내 집을 마련하느라 자기 소득보다 높은 대출을 받았다가 원리금 상환으로 고생하고 있는 서민들을 위해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가 나왔다. 대출을 받아 내 집을 샀다가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더 이상의 이자가 부담돼 빚만 안게 되는 서민들에게는 ‘빛 탈출’의 기회가 되고 있다. 살던 집에서 부부가 모두 사망할 때까지 거주할 수 있고 빚을 갚고 남는 돈이 있다면 평생 일정한 금액을 연금처럼 받는 것도 장점이다.



이 상품은 2014년 5월까지 1년 동안 한시적으로 판매된다. ‘사전가입 주택연금’은 부부 중 주택소유자가 50세 이상이고 6억원 이하 주택이라면 가입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주택연금은 자녀결혼이나 사고 등에 대비해 총 지급한도 금액의 50%까지만 일시 인출할 수 있었지만 사전가입 상품은 지급한도액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다. 하우스푸어들이 주택연금에 가입해 기존 대출 원리금을 갚도록 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3억원 상당의 집을 가진 60세 부부의 경우 기존에는 일시 인출금이 5960만원이었지만 사전가입 주택연금에서는 1억1910만원을 한번에 받을 수 있다. 단 자기가 받을 수 있는 몫을 한꺼번에 받았기 때문에 매달 받는 연금은 없다. 일시 인출금을 모두 받아갈 경우 월수령액은 없지만 빚 없이 자기가 살던 집에 부부가 사망할 때까지 살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집을 팔아 빚을 갚고 다른 집에 전세를 들어가는 경우와 비교해보면 향후 전세값 상승과 이사 등으로 생기는 비용이 들지 않아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일시 인출금을 모두 쓰지 않고 빚을 갚을 수 있다면 나머지 잔액에 대해서는 부부 가운데 나이가 적은 쪽이 60세가 되는 해부터 매달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세 6억원 집을 가진 50세 가입자가 일시 인출금 총액의 절반인 8580만원만 인출해 빚을 갚았다면 10년 뒤부터는 매달 95만5000원을 연금처럼 받을 수 있다.



서민 가입 늘고 연령 낮아져



주택연금의 가장 큰 장점은 평생 본인의 집에 거주하면서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부부가 모두 사망한 뒤 처분한 주택가격이 수령한 연금액 보다 많으면 정산을 통해 남는 금액은 자녀들에게 돌려주고 부족한 금액은 국가재정으로 부담한다. 이처럼 주택금융이 수익을 노리는 금융상품이 아닌 정부의 고령층 대상 복지제도라는 점에서 고정수입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의 가입이 꾸준히 늘고 가입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 실제 주택연금 출시 이후 지난 6월까지 주택연금 가입자의 평균 나이는 72세, 월수령액은 평균 103만원이었다. 주택가격은 평균 2억8100만원이었다.



가입자 대부분은 국민주택규모(85㎡ 이하) 이하 주택을 보유한 서민으로 6억원 이하 주택 93.9%, 국민주택규모에 해당하는 주택 77.2%를 차지하는 등 서민층 노인들의 노후생활비 확보에 큰 몫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주택연금 가입자 평균연령을 보면 2011년 73세, 2012년 72세, 2013년 상반기 71세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2011년에는 60대 가입자가 30.6%에 불과했지만 2013년 상반기에는 39.4%로 크게 증가했다.



장병일 한국주택금융공사 천안지사장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실물경기마저 위축되면서 50세부터 주택연금을 노후소득 마련을 위한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주택에 대한 상속과 소유 의식이 강한 충청지역의 고령층들에게 주택연금이 자식보다 나은 효자라는 점을 인식시키기 위해 지자체, 평생교육기관, 노인복지관 등을 찾아 다니며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설명했다. 문의 041-559-5231



글·사진=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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