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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지자체 조직에 민간기업 방식 수혈하자

정민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부회장
잊혀질 만하면 터지곤 하는 게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부정사건이다. 지난해 말 여수시청 8급 공무원이 사채 빚을 갚기 위해 무려 76억원의 공금을 횡령한 데 이어, 강원도청 6급 직원은 봉급과 수당 등을 무더기로 가로챘다가 덜미가 잡혔다. 장기근속으로 담당업무를 꿰고 있던 공무원이 업무의 빈틈을 파고들어 사욕을 챙긴 것이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이었지만, 내부 견제나 감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도 한몫했다.



 지자체 조직운영상의 문제는 다른 곳에서 불거지기도 한다. 올 초 울산·성남·용인에서는 복지담당 공무원 3명이 업무의 과중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10여 개 정부부처에서 시행하는 각종 복지프로그램의 70%에 해당하는 200여 가지 업무가 지자체에서 다루어지지만 이를 소화할 만한 충분한 인력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이러한 사태가 일어나는 근본 원인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의 조직 구성이 유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대안으로 지자체 행정조직에 민간기업의 방식을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치열한 경쟁 과정을 거치며 유연성과 효율을 극대화한 기업의 조직 구성 및 운영 방식은 행정의 투명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먼저, 지자체의 고유 업무 가운데 표준화된 공통업무에 대해 이른바 ‘공동조직(Shared Service)’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민간 기업의 경우 회계·구매 등 계열사 간 표준화가 가능한 부문은 공동조직을 만들어 비용을 줄이고 있다. 예를 들어 지자체가 전문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계 분야에서 몇 개 군청 또는 구청을 하나의 단위를 묶어 일종의 지역 회계센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일본의 연구 사례에 따르면 회계관리·감사·선거관리·국토조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업무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행정조직 통합은 지역민들의 반대정서 등으로 성사가 쉽지 않은 반면, 행정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공동조직 구성은 보다 전향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행정 수요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분야는 적극적인 아웃소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관련 제도 및 정책 변동에 따라 행정수요의 증감 역시 상당히 큰 폭으로 일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정규직 공무원 숫자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행정 수요의 변동에 적절히 대응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행정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복지 업무 등을 중심으로 민간 위탁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 운영과 업무 수행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지자체가 외면해서는 안 될 주요 목표다. 법규와 제도, 정책의 규제 아래 있는 탓에 민간에 비해 운신의 폭이 좁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효율을 정당화할 수는 없는 일이다. 더 이상 한쪽에서는 공금을 쌈짓돈으로 여기고 다른 쪽에서는 과중한 업무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공무원들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민간의 지혜를 빌려 조직을 재정비하는 일이 시급하다.



정민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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