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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위기의 카드, 창조적 파괴 필요하다

이강태
비씨카드 사장
신용카드 3.0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신용카드가 단순히 현금결제의 대체 수단이던 시기가 신용카드 1.0 시대, 상품과 서비스를 놓고 경쟁하는 지금의 시기가 2.0 시대이다. 그렇다면 신용카드 3.0 시대란 무엇일까.



 키워드는 모바일이다. 모바일 환경을 기반으로 고객들이 카드 발급부터 사용, 혜택에 이르기까지 실시간으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받게 되는 시대를 말한다. 고객이 필요한 카드를 배송 기간 없이 심사 즉시 발급받을 뿐 아니라, 지갑에 복수의 카드를 넣어 다니는 불편함 대신 모바일 지갑에 넣어 편리하게 꺼내 쓸 수 있다. 아무리 많은 신용카드·멤버십 카드·할인쿠폰도 모두 스마트폰에 넣고 다닐 수 있어 편의성이 극대화되며, 스마트폰의 위치정보(GPS) 기능과 연동하면 해당 지역 가맹점의 할인 정보, 쿠폰을 추천받아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을 제공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이처럼 고객들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실 신용카드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개혁이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카드 신청·심사·발급부터 결제, 가맹점 대금지급,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충분히 효율화돼 있지 못하다. 이는 현재 8개 카드사가 모두 비슷한 프로세스를 각각 구축해 운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여기에 카드결제대행(VAN) 회사와 VAN 대리점이 끼어 있어 신용카드 산업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든 카드사의 업무처리는 거의 똑같고, 심지어 상품조차 이름만 다르고 전체적인 구조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간단하고 짧아야 하는 프로세스가 비효율적으로 복잡하게 돼 있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지출이고, 이러한 비효율은 결국 고객·국민·국가의 부담이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은 각각 시스템 구축에 최소 5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각 지역에 가맹점 관리를 위한 센터를 두고 있다. 지역 센터가 많은 곳은 30여 개가 넘는다. 이런 관점에서 살펴보면 카드업계가 각 프로세스에서의 비효율과 중복 투자를 고객 서비스 관점에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지금 카드 산업은 수수료 인하, 이자율 인하, 각종 수수료 수입 제거 등으로 운영 환경이 극히 악화돼 있다. 수익이 한계점에 도달해 있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재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이 중소 가맹점 공동 관리제도다. 중소 가맹점이란 연간 2억원 미만의 매출을 올리는 170만 개의 가맹점을 말하는데, 지금은 8개 카드사가 각각 가맹점 가입 신청을 받고 있다. 가맹점 신청 프로세스는 VAN 대리점에서 직접 가맹점을 찾아가 신청서를 수령한 뒤 그 수령한 신청서를 각 카드사로 보내 전산 시스템에 입력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렇게 복잡한 프로세스를 통해 관리하는 170만 개 중소 가맹점의 35%가 1년 안에 주인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소모적인가. 앞으로 마케팅 활동은 없으면서 행정적인 관리만 하는 중소 가맹점은 시스템을 갖춘 비씨카드가 전체적으로 관리하고, 각 카드사는 대형 전략 가맹점의 마케팅에 집중했으면 한다. 다자 간 협상 구도에서 단일화 구도로, 복잡한 관리체계에서 단순한 관리체계로 바꾸자는 얘기다. 그러면 약 2000억원의 비용이 절감된다. 이렇게 절감된 비용과 앞서 말한 모바일 카드 발급에 따라 절감된 비용은 가맹점과 고객에게 가격 인하와 혜택, 최적의 서비스 제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의 기반이 될 것이다.



 외국 카드회사들이 놀랄 만큼 우리나라 신용카드의 마케팅 기법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발달돼 있다. 크지 않은 시장에서 8개의 은행·대기업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한 덕분이다. 지금의 경영환경은 각 회사의 효율화·합리화를 통해 회원과 가맹점에 더 나은 서비스를 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이제는 신용카드 3.0 시대를 열어 신용카드와 관련한 모든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고객 중심으로 재정비하고 신용카드 산업 전체의 효율화와 합리화를 추구해야 할 시점이다. 어느 산업에서나 새로운 개념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듯 창조적 파괴가 선행돼야 한다. 신용카드 산업의 창조적 파괴, 그 첫 단계는 모바일 카드의 활성화와 중소 가맹점의 통합관리다.



이강태 비씨카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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