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가장 기본적인 아이템으로 승부 … 동네빵집 장인정신 통했다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때로는 평범함과 질박함 속에 깊은 울림이 있을 수 있다. 맛의 세계에도 특별하거나 현란하지 않아도 오랫동안 기억되고, 다시 찾게 되는 음식이 있다. 서울 동교동 골목길에 허름한 간판을 달고 아담하게 자리 잡고 앉아 있는 ‘김진환 제과점’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SERI가 본 성공 포인트는…



 이곳에는 여느 제과점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하고 화려한 빵과 과자들이 제법 모양새를 갖춘 포장재 속에 들어가 진열되어 있지도 않고,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이한 빵이 있는 것도 아니다. 우유식빵과 소보로빵, 달랑 두 가지 상품이 전부다. 기본적인 식빵을 이렇게 잘 만들면 다른 빵을 만들어도 히트를 칠 만도 한데, 김진환 사장은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빵을 만드는 데 자신의 기술과 장인정신을 집중하고 있다.



 입소문을 듣고 이곳에 찾아가면 쉴 새 없이 빵을 만들고 있는 김 사장을 볼 수 있다. 언제나 열심히 일하는 모습만 보인다. 모든 빵이 그의 손을 거쳐 나오니 바쁠 수밖에 없다. 줄을 서서 빵을 사는 사람들은 따뜻하고 신선한 빵을 맛볼 수 있다. 어떤 블로거가 표현한 대로 조금 과장하면 빵을 먹다가 손을 델 수도 있다.



 이렇게 빵을 만들고, 간단히 포장하고, 판매하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매우 평범해 보이는 이 광경에서 상인정신의 기본을 느낄 수 있다. 성실과 신용이라는 상혼이 그의 손놀림과 과묵함에 배어 있으며, 그의 손끝을 거친 빵에도 꽉 들어차 있다. 하루에 판매할 만큼의 빵을 균일한 품질로 만들어내는 그의 동작에서 변치 않을 성실함의 원형을 볼 수 있다. 빵 만드는 과정을 고객들에게 스스럼없이 보여주는 광경에서는 김 사장이 다져온 장인으로서의 신용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인드뿐만 아니라 전략 측면에서도 이곳의 성공 요인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유식빵과 소보로빵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아이템에 집중하는 ‘목표(Target) 설정’과, 좋은 재료를 통해 부드러운 식감과 물리지 않는 맛을 창출하는 ‘차별화 역량(Origin)’이 김 사장의 상인정신이 발휘된 지점이다. 마치 일본 도쿄 무사시노시의 다이야 상점가에서, 오직 양갱 하나만으로 많은 사람이 새벽부터 줄 서게 만드는 ‘오자사(おざさ)’라는 가게를 연상시킨다. 특별한 마케팅 전략 없이 좋은 재료와 맛으로 승부한다는 점에서도 닮아 보인다.



‘파는 곳’이라기보다는 ‘만드는 곳’이라는 인상이 물씬 풍기는 제과점 안은 벽을 치장하지도 않았고, 진열대도 없다. 다만 벽에 걸린 액자 하나만이 눈에 띈다. 그 안에는 빛바랜 김 사장의 1988년도 도쿄제과학교 졸업장이 들어 있다. 그는 매일 묵묵히 이 졸업장을 보면서 장인정신을 되새기고 가다듬는 것은 아닐까.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중앙일보·삼성경제연구소 공동기획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