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시가 있는 아침] 조개를 굽다

조개를 굽다
- 심언주(1962~ )

화덕 위 맨발로 달려나온

그녀들, 단단한 입술 속에 부드러운 혀를 감춘

그녀들, 레코드판 같은 껍데기마다

파도 소리를 감아놓고

귀에 대면 금방

바다를 보여주던

그녀들의

화려한 캠프파이어,

부리가 뜨거워져 붉은부리갈매기가 날아오른다

파랗게 질린 간월도 한쪽이 주-우-욱 끌려 올라간다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 가장 빈번히 나누는 대화 가운데 이런 토막이 있지 않나 해요. 뭐 먹을래? 하면 아무거나! 하는 거. 실은 저마다의 머릿속에 제각각의 메뉴판이 넘어가고 있다는 거 알죠, 알죠, 다 알죠. 특히나 길을 걷다 조개구이라는 간판을 보면 왜 우뚝 서게 되는지, 매일같이 사람이 미워 죽을 맛이고 또 매일같이 사람이 좋아 죽을 맛이라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아, 그래서들 그렇게들 빈번히 바다 타령들일까요. 불 주위에 둘러앉은 우리들 조개를 주문하고 목장갑을 끼고 뜨겁게 달궈진 불판 위에 하나하나 조개를 얹어나가지요. 차츰 입을 벌려가며 제 속살을 내보이는 건 조개인데 아이참, 이 테이블 저 테이블 어느새 불콰해진 얼굴들로 벌린 입 못 다무는 여러분들, 대관절 무슨 고백 이리 많아 저리 조개껍데기들 까맣게 태우시나요. 조개에게는 불이 추궁이듯 아무래도 우리에게는 소주 한잔이 그런가 봅니다. 자자, 새까맣게 탄 조개 드시지는 마시고요, 허허 참 삼겹살이 아니니 뒤집지도 마시고요, 거기 쟁반 위에 수북이 쌓인 새 조개들 얹으세요. 깜깜한 간밤 지나니까 오늘같이 환한 새 아침도 오는 거잖아요. 다행히 북한산 조개들 값도 싸고 맛도 좋네요.

<김민정·시인>

▶ [시가 있는 아침] 더 보기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