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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겠다" vs "열어라" 법원도 못 막은 주차갈등 2R 결과는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단지 앞 상가 외벽에 상인번영회가 걸어 놓은 현수막. 주차 차단기를 둘러싼 갈등이 법원까지 갔지만 아직 해결되지 못했다. 김경록 기자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단지가 차량 차단기를 둘러싸고 계속 시끄럽다. 단지 앞 도로변 상가 상인들이 “아파트 주민들이 상가 고객의 아파트 내 주차를 방해하지 않도록 해 달라”며 가처분신청을 낸 데 대해 법원은 7월 30일 상인들 손을 들어줬다. 상가 바로 뒤 101~107동(압구정동 426번지) 주차장은 공유지인 만큼 상가를 찾는 차량을 막을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단지 내 차단기 논란



 그러나 판결 후 한 달이 더 지난 지난 3일.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가는 진입로엔 여전히 ‘외부 차량 출입금지’ ‘방문 차량은 정문으로 진출입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또 바로 앞 상가 1~3동엔 ‘단지 내 상가의 공유지에 일방적으로 설치한 차단기 즉시 철거하라’ ‘단지 내 상가의 주차 권리를 침해하지 마라’는 현수막이 보였다. 아파트 측이 판결 후에도 차단기를 계속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상인은 “법원 판결이 났는데도 입주자대표회가 아직 차단기를 운영하고 있다”며 “빨리 철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 출입구에 설치된 ‘외부 차량 출입금지’ 현수막(위)과 차단기 모습.
 법정 싸움까지 간 발단은 지난 6월 입주자대표회 측이 차량 출입이 가능한 7개 출입구 전부에 차단기를 설치해 외부 차량을 통제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아파트 주민과 상인 간의 갈등은 훨씬 오래됐다. 신현대 단지는 주차 공간과 도로가 비좁다. 주민 차량만으로도 북적이는데 단지를 가로질러가는 통과 차량에 인근 상가 고객까지 주차를 하니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 그게 차단기 설치라는 강수로 나타난 셈이다.



 상인들은 이번 판결을 근거로 상가와 접한 아파트 정문과 서문 차단기를 철거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입주자대표회는 요지부동이다. 상가번영회 측이 대화를 하자는 공문을 여러 차례 보냈지만 답이 없다고 한다. 그러자 상인들은 지난달 초 ‘간접 강제’를 법원에 신청했다. 간접 강제란 판결을 이행하지 않으면 하루에 얼마식으로 배상금을 부과해 이행하도록 압박하는 집행방법이다.



 이곳 주민들은 왜 법원 판결까지 무시하고 차단기를 철거하지 않는 것일까. 입주자대표회장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라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지 관리사무소 얘기를 들어보면 이곳 주민의 현실적 고민을 알 수 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차량 내비게이션을 찍으면 우리 아파트 단지 안 도로를 통과하라고 안내한다”며 “도로 양 옆 주차 차량과 오가는 차량 때문에 동 경비원이 교통 정리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신현대 124동에 사는 한 주민(85)도 “전에는 단지 내 도로에 차가 너무 많아 길을 못 건너 갈 정도였다”며 “(차단기 설치 후) 차가 확 줄어 차량으로 이동할 때나 걸을 때 모두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사실 이런 갈등은 신현대뿐만이 아니다. 대치동 미도아파트 입주자대표회는 이미 2008년 7월 비슷한 갈등으로 정문과 후문에 차단기를 설치했다. 상인들은 “차단기 설치 후 고객이 확연히 줄었다”고 말한다. 한 상인은 “외부 고객은 대부분 인근 선경·우성 아파트와 도곡동 타워팰리스 주민들로, 깎지도 않고 한 번에 많이 사가는데 차를 끌고 오기 불편해지니 이제 아예 오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까지도 상가번영회는 “낮시간만이라도 외부 차량 출입을 허용해 달라”고 입주자대표회에 요구하는 등 갈등이 봉합되진 않았지만 이 문제를 법정까지 끌고 가지는 않았다. 한 상인은 “아무리 외지 손님이 중요해도 미도아파트 주민이 가장 중요한 고객층”이라며 “처음 갈등이 불거졌을 때 부녀회가 상가 불매 운동을 벌인다는 소문이 돌아 법적 행동은 자제하자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결속해 불매 운동이라도 벌이면 상인 입장에선 당해낼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현대 단지는 왜 법정 다툼으로 번졌을까. 점포 특성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이곳 상가엔 부동산중개소가 많다. 식당이나 식료품점처럼 불매 운동 같은 집단행동으로 당장 피해를 보는 업종이 아니라는 얘기다.



 주차 문제로 아파트 주민과 인근 상인 간의 갈등이 늘고 있지만 강남구청은 “당사자끼리 해결하는 것 외에 특별한 해법은 없다”는 입장이다. 신동업 강남구 주택팀장은 “민원이 발생하면 중재 노력을 하지만 권한이 없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조한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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