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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적응하려 시작한 재능 기부, 진심이 통했죠

도시의 소비하는 삶에 지쳐 2007년 모친의 고향으로 귀농한 손미승 이사는 아들 은교씨의 아토피도 이곳에서 치료했다. 사진은 벽지에 풀을 바르고 있는 손 이사.


지난 3일 오전 충남 홍성 용흥리 고정마을. 손미승(47) 홍성반딧불이농업회사 총괄이사는 벽지 풀질에 한창이었다. 마을 회관을 비롯해 이 마을 3가구에 3~4일 이틀간 도배·집수리를 새로 해주기로 해서다. 외풍이 심한 집엔 두꺼운 단열 벽지를 발랐다. 이 마을 예비귀농자 3가구도 함께였다. 옆에서 지켜보던 마을 주민은 “인건비가 비싸 도배할 생각도 못했는데, 덕분에 올 겨울은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홍성 손미승씨 도배·집수리



 “아무리 좋은 뜻으로 하는 재능기부라도 주민들 의견을 묻지 않고 진행하면 오해를 살 수 있어요. 재능기부를 지원하는 기관에서 얼마나 지원을 받았는지, 예산은 어떻게 집행되는지 주민들에게 모든 걸 공개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가 ‘투명한 재능기부’를 주장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서울의 한 학습지 회사에서 조직관리 일을 하던 손 이사는 처음엔 ‘소비하는 삶’에 지쳐 “돈 안 쓰는 삶을 살아보자”며 2007년 모친의 고향인 홍성을 찾았다. 아들 은교(20)씨가 앓던 아토피도 치료할 생각이었다. 주변 귀농인들과 도시 지인들을 모아 시작한 재능기부는 시골 적응의 돌파구였다. 하지만 선의로 시작한 재능기부가 오히려 화살이 되어 돌아올 때도 있었다. 손 이사는 “처음엔 농촌의 정서를 잘 몰랐다. 무턱대고 아무 집이나 찾아가 재능기부를 하다보니 ‘나중에 이용해먹으려고 한다’는 오해를 산 적도 있었다”고 했다.



 손 이사는 이후 재능기부 관련 정보를 마을 주민들과 공유하는 데 힘을 쏟았다. 이번 재능기부에선 아예 장판과 벽지를 대상 가구와 함께 골랐다. 기관에서 얼마나 지원을 받았는지, 금액이 초과되는 부분이 얼마인지도 모두 알렸다. 재료비 초과분은 집 주인이 부담하도록 했단다. 그는 “마을 이장님을 통해 주민 의사를 묻고, 해달라고 했을 때 재능기부를 한다. 순수한 선의라는 게 확인되면 농촌 사람들이 누구보다 고마워 한다”고 했다.



 처음엔 공동체에 스며들기 위해 시작한 재능기부지만 해를 거치면서 철학도 생겼단다. “마을 공동체에 동화되기 위한 재능기부이기도 하지만 농촌을 살리는 게 먼저죠. 농촌이 허물어지면 우리 아이들이 돌아갈 곳이 없어집니다. 식량안보를 위해서도 농촌을 꼭 지켜야죠.”



 이번 재능기부는 ‘스마일재능뱅크’(www.smilebank.kr)를 통해 진행됐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운영하는 재능기부 매칭 프로그램 스마일재능뱅크를 통해 현재 약 3만5000명의 기부자들이 1144개 농·어촌 마을에서 재능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홍성=글·사진 한영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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