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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해법 180도 바꾼 여기자 질문

영국을 방문 중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런던의 외무부 청사에서 9일 오전(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었다. CBS의 마거릿 브레넌(사진) 기자가 “지금 이 시점에서 시리아가 군사공격을 피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지난 5월 미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을 단독 인터뷰했던 바로 그 여기자였다. 케리 장관은 “시리아 정부가 다음 주까지 모든 화학무기를 국제사회 앞에 내놓으면 된다”며 “하지만 알아사드(시리아 대통령)가 그렇게 하진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CBS 브레넌 "알아사드가 공습 피하려면" … 케리 "화학무기 내놓으면 돼"
러시아 "저장시설 국제 감시" 제안
오바마 긍정적 … 미 의회 "표결 연기"

 결론부터 말해 이 짧은 문답이 군사공격으로 치닫던 시리아 사태의 물꼬를 외교적 해법 쪽으로 돌리는 계기가 됐다.



 비슷한 시각 러시아에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이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왈리드 무알렘 시리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었다. 라브로프는 케리 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고받고 이를 덥석 물었다. 그는 “화학무기 저장시설을 국제 감시하에 두는 것뿐 아니라 순차적으로 폐기하는 방안을 시리아 에 정식으로 요청하겠다”고 발표했다. 무알렘 장관도 환영의 뜻을 표했다.



 ‘러시아의 제안’으로 이름 붙여진 이 아이디어의 파장은 엄청났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9일 오후 CNN 등과의 인터뷰에서 “그게 사실이라면 (외교적 해결이) 가능하다. 시리아로선 군사공격을 피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지난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비슷한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제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사항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프랑스는 시리아 화학무기를 국제 감시하에 두도록 하는 결의안을 안보리에 제출하겠다고 10일 로랑 파비위스 외무장관이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공영 TV 방송에 출연해 “흥미로운 제안”이라며 “행동이 뒤따르기를 바라며 그저 시간을 벌려는 방법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 의회도 반응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로 예정된 시리아 군사공격에 대한 상원 전체회의의 표결을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의 제안’이 군사공격에 부정적인 의회 내 분위기를 감안할 때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선 출구전략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군사공격의 결정권을 떠안은 의회 쪽도 부담을 덜 수 있는 방안이라고 분석했다. 화학무기를 국제 감시하에 두자는 ‘러시아의 제안’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으로 등장한 셈이다.



 물론 이 제안이 성사되기까지는 남은 과제도 만만찮다. 국제 감시 방안을 확정하는 유엔 등의 절차, 시리아 정부의 협조 여부 등으로 적잖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미국이 시간 벌기용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이유다. 하지만 군사공격으로 치닫던 물꼬를 180도 다른 방향으로 돌려놓은 건 분명하다. 한 여기자의 질문이 시리아 사태를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고 있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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