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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평도 공격은 침략 행위 … 中이 제재했어야”



북한이 3차 핵실험 뒤 격렬한 대남 도발을 하면서 한반도 ‘북핵 게임’의 양상이 바뀌었다. 북한이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협하자 박근혜정부에 이어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체제는 단호하게 ‘채찍’을 들었다. 한·중이 북한과 미국에 끌려다니던 태도를 바꾼 것이다. ‘채찍’은 대화 국면을 낳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도 ‘북핵 불용’에 합의했다. 북핵 문제의 새 국면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지난 4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는 GK전략연구원이 주최한 ‘동북아 평화·번영과 한·중의 전략적 협력’ 국제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스인훙(時殷弘) 인민대 미국연구센터 주임교수는 시진핑 시대의 외교정책 기조를 “평화발전·호리공영(互利共?)·목린정책(睦隣政策)”이라고 말했다. 스 교수는 이를 ‘부드러운 주먹’ 전략으로 풀이했다. ‘아시아 중시와 군사적 리밸런싱’을 펼치는 미국의 ‘단단한 주먹’에 중국이 ‘부드러운 주먹’으로 맞선다는 논리다. 이는 중국이 미국의 핵심 이익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날 세미나를 마친 한반도 전문가 선딩리(沈丁立) 푸단(復旦)대 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과 미·중 관계의 권위자 스 교수를 각각 만나 시진핑 시대의 한반도 정책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을 좌담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중국은 역사상 선례가 없는 강경한 대북 제재를 단행했다. 이런 기조는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먼저 북핵을 다루는 중국의 태도가 어떻게 달라졌나.

스인훙=“중국은 덩샤오핑(鄧小平) 시대에 남북 모두와 우호 관계를 병행한다는 한반도 기본 방침을 세웠다. 한쪽이 다른 쪽과의 관계를 손상시킬 수 없다는 취지다. 중국은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실현하려 했다. 김정은 정권은 핵무기 보유를 헌법에 삽입하고 멋대로 3차 핵실험을 진행했다. 이는 중국의 기본 이익을 엄중하게 파괴한 것이다. 중국이 북한에 대해 단독 제재를 가하자 북한은 5월부터 극단적인 도발과 평화를 파괴하는 언행을 멈췄다. 중국은 실질적으로 대북 태도를 바꿨다. 북한 역시 근본적인 변화는 아니지만 중국을 대하는 태도를 바꿨다. 중국은 북한의 태도가 변했다고 해서 강경한 입장을 버릴 수는 없다. 중국은 5월 이후 조건부 양보를 취했다. 북한의 개선 정도에 맞춰 양보할 것이다. 중국은 대북 강경책을 꽤 오랜 기간 유지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여기엔 긍정적인 중·미, 중·한 관계를 쟁취하기 위한 (중국의) 고려도 작용했다.”

선딩리=“중국은 안정과 발전이 필요하다. 북한 핵무기는 지역 내 긴장을 불러온다. 긴장은 경제 발전에 영향을 끼친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다자 제재와 동시에 단독 제재를 취했다. 이전에는 외교부 대변인 발언에 그쳤지만 지금은 국가주석과 총리가 잇따라 북한을 비판한다.”

-시 주석은 한반도 정책에 적극적이다. 북한과 미국에 더 이상 수동적으로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 때문인가.

스인훙=“시진핑의 치국 스타일은 전임자에 비해 매우 적극적이고 유소작위(有所作爲·필요한 곳엔 개입한다)하는 면이 있다. 대북 정책에서 북한과 미국의 영향을 받는 정도는 과거에 비해 낮아질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북한·미국·한국 3개국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을 것이다.”

선딩리=“1994년 4자회담 당시엔 미국이 주도적으로 공을 서브했다. 당시 중국은 피동적이었다. 2003년 6자회담 창설부터 중국은 주도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올해 중국의 한반도 정책이 더욱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더 이상 피동적이지 않을 것이란 의미는 아니다. 중국은 수퍼 파워가 아니다. 지역 대국 혹은 글로벌 대국이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했다고 곧바로 한반도와 동북아 정책을 능동적으로 바꿀 수는 없다.”

-중국으로선 북한이 전략적 자산에서 전략적 부담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 교수는 세미나 발제문에서 ‘북한은 중국의 친구도 동맹도 아니다. 3차 핵실험으로 중국은 북한을 부채(liability)로 여기게 됐다’고 말했는데.

선딩리=“검지 않다고 해서 흰색은 아니다. 북한이 단지 중국의 부담일 뿐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좀 더 냉철하게 보자. 적극적인 부분도 있다. 대만에 무기를 파는 미국 역시 중국에 부담이다. 일본의 우익 지도자들도 부담이다. 하지만 일본은 투자·관광 면에서 중국에 긍정적이다. 중국에는 적이면서 친구이고(亦敵亦友), 적도 아니고 친구도 아닌(非敵非友) 상대가 있다. 북한의 체면을 살려 줘야 한다. 북한은 총명하다. 지미 카터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환대했고, 데니스 로드먼 같은 미국 친구도 원한다. 국제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 싶어 한다.”

스인훙=“중국 민간의 대북 여론을 너무 중시하면 안 된다. 북한 문제는 중국의 최고지도자가 결정한다. 시 주석이 북한에 강경태도를 취했다. 중국 내 여론은 중앙의 지도자를 따른다. 북한의 행동과도 관련 있다. 북한이 중국 어민을 체포해 학대하고, 중국에 대해 시종 비우호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중국의 인민 대중은 북한을 비판할 수밖에 없다.”(※스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북한은 여전히 중국의 ‘전략적 완충지대(버퍼존)’라고 말했다. 그는 “1만 년이 지나도 미국이 압록강까지 올라오는 것을 (중국은) 용인 못한다. 중국은 북·중 무역에서 많은 손실을 보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큰 손실을 줄이기 위한 완충지대”라고 말했다.)

-지난 6월 말 열린 박근혜·시진핑 회담은 한·중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최근의 양국 협력 분위기가 북핵 제거, 한반도 통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

스인훙=“중국은 박근혜 대통령의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찬성한다. 박 대통령의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융통성 있고 합리적인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남북 대화가 시작됐고 한반도 긴장국면이 완화됐다. 중국 정부는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적이고 자주적인 통일을 지지한다’고 표명했다. 남북은 모두 주권국가다. 통일이 한쪽의 갑작스러운 붕괴를 통해 이뤄진다면 중국은 ‘긴급계획’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만일 북한 정권이 붕괴하고 한·미가 핵무기 비확산을 위해 군대를 파견하려면 유엔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유엔 지지 없이 단독 행동을 한다면 중국 역시 단독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 대국 사이에 한반도를 둘러싼 매우 불행한 경쟁이 나올 수 있다.”

선딩리=“박 대통령의 방중 당시 중국어 강연은 감동적이었다. 중국인은 중국을 존중하는 외국 지도자를 좋아한다. 과거에 중국은 한국을 좋아하지 않았다. 북한을 좋아했다. 지금은 더 많은 사람이 한국을 좋아한다. 나도 좋아한다. 그렇지만 모든 중국인이 한·미 동맹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영구적인 평화질서는 옳지만 아직 이 지역에 화해가 없다. 평화를 함께 누리려면 50년 정도 길게 내다볼 필요가 있다.”

-이번 세미나에서 중국과 북한 관계가 ‘방어 동맹’으로 가야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스인훙=“‘방어동맹’이란 개념에 찬성하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수개월 전에 이미 공개적으로 중·북 관계는 정상적인 국가 관계라고 표명했다. 물론 동맹조약이 있다. 필요하지 않지만 없앨 방법도 없다. 마오쩌둥(毛澤東)이 조약을 체결할 당시에 폐기 규정을 만들지 않았다. 김정은 집권 이후 중국 정부와 어떤 지도자도 중·북이 동맹 관계라고 말하지 않았다.”

선딩리=“61년 체결된 중·조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 조약이 있지만 작동하지 않는다. 중국의 개혁은 미국과 함께 간다. 미국은 중국과 전쟁을 할 수 없다. 북한 핵무기는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중국이 북한을 보호하지 않으면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할 이유를 갖게 된다. 보호는 방어다. 한국이 북한을 침략하면 우리가 보호한다. 이는 발생할 수 없다. 동맹이 모두 침략적인 것은 아니다. 방어동맹도 있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은 침략행위다. 중국은 제재했어야 했다.”

-지난 6월 미·중 정상회담 때 북핵 문제 해결에 관해 미·중 정상이 합의를 이뤘다. 이를 어떻게 평가하나.

스인훙=“북한 문제에 관해 중·미가 컨센서스를 넓혔다. 중요한 성과다. 회담의 성공과 실패 여부는 말할 수 없다. 시 주석은 신형대국 관계 건설을 원했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다.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다. 시진핑·오바마 회담은 중국이 신형대국 관계를 쟁취하려는 노력의 시작이다.”

선딩리=“최근 중·미 간에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남중국해, 인터넷 안전 등 많은 모순이 있다. 얼굴을 맞댄 소통이 중요하다. 소통 자체가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지만 문제가 확대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미·중 정상회담의 첫째 목적은 갈등의 관리와 통제였다. 만남은 이후의 소통을 편리하게 한다. 오바마는 ‘새로운 협력’을 말했다. 미국이 다른 국가와 하는 협력은 모두 불평등하다. 미국은 입으로만 평등을 말한다. 오바마가 ‘새로운 협력’만 말한 이유다.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은) 차이를 줄이고 컨센서스를 늘렸다.”

-20세기 초 세계 패권이 영국에서 미국으로 평화적으로 이행됐다. ‘중국의 꿈’은 결국 평화로운 패권 교체인가.

스인훙=“중국은 세계 넘버원이 될 생각이 없다. 중국은 세계 강국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중국엔 서태평양지역이 특별히 중요하다. 대만 동쪽 해안 근해를 경계로 ‘전략공간’을 확보할 것이다. 중국의 근본 이익과 존엄은 반드시 존중받아야 한다. 중국의 핵심 이익이 다시 유린당하는 것 역시 원하지 않는다.”

선딩리=“중국의 굴기는 영·미 간의 세력 교체와 다르다. 우선 중·미는 일맥상통하는 문화가 없다. 중국은 미국의 리더십을 받아들일 수 있지만 미국은 중국이 리더가 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미국과 중국은 정치·문화를 공유할 수 없지만 평화를 추구할 순 있다. 평화를 깨는 비용이 지나치게 크고 미국 경제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과 협상하는 이유다. 중국과 미국은 평화로운 교체가 가능하지만 미국이 원하지 않는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xiao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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