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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새누리와 뿌리가 달라"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운데)가 8일 서울 수유동 4·19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4·19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를 바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신경민 최고위원, 전병헌 원내대표, 김 대표, 양승조·이용득 최고위원, 박기춘 사무총장. [김성룡 기자]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새누리당의 뿌리를 언급하며 강경 발언을 쏟았다.

 8일 김 대표는 4·19민주묘지를 찾아 “민주당과 새누리당은 뿌리가 엄연히 다르다”며 “우리 민주당이 김구·신익희·김대중·노무현의 맥을 잇고 있다면, 새누리당은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이명박의 맥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은 4·19 혁명으로 권위주의 정권을 몰아내고 민주정부를 수립했지만 1년 만에 5·16 군사쿠데타로 민주주의의 꿈은 무너지고 말았다”고 했다. “박정희 유신체제에 맞서 수많은 사람이 마치 독립운동 하듯이 목숨을 내걸고 싸워야 했다”는 표현도 했다.

 그는 “총통을 꿈꾸었던 독재자가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해 잠시 민주화의 봄이 오는 듯 했으나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또다시 군인들이었다”며 “요즘 미납 추징금 회수문제로 화제가 되고 있는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바로 그들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997년, 50년 만의 수평적 정권교체 이후에 민주정부 10년을 거치며 민주주의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지만 이명박 정권 5년, 박근혜정부 6개월을 경과하면서 민주주의와 헌정질서가 다시 유린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가 4·19민주묘지를 찾아 강경발언을 쏟아낸 데는 ‘장외투쟁 동력의 소진’과 ‘출구전략 부재’라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이번 사태 초반 새누리당이 민주당을 ‘종북의 숙주’로 몰아붙이며 공격하자, 민주당의 역사는 ‘종북’이 아닌 ‘민주’라며 되받아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새누리당을 향해 무례함의 극치인 발언을 했다”며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고 참배한 자리에서 사회를 분열시키고 편을 가르는 발언을 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민 대변인은 “민주 대 반민주로 정치권을 편 가르기 하는 것은 구태의연한 프레임이며 이것을 극복해야 하는 것이 민주당의 당면 과제”라며 “민주당은 종북몰이 매카시즘이라고 비판하기에 앞서 올바른 국가관과 안보관을 세우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도 기자간담회를 열어 “김 대표가 4·19 묘지를 방문하신 것은 이석기 의원 사건으로 장외투쟁 동력이 약화되니 다시 불을 지피러 가신 것 아닌가”라며 “민주당이 9일까지 정기국회 의사일정 협의를 거부하면 새누리당이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부터 단독으로 상임위 결산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김 대표의 ‘뿌리론’에도 불구하고 여야 간 대화 창구가 완전히 닫힌 건 아니다. 이날도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은 외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즉시 김 대표와 단독회담을 통해 대치정국을 풀어야 한다”고 했고, 윤상현 수석부대표도 “박 대통령과 여야의 접점을 찾으려는 새누리당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김 대표의 ‘뿌리’ 발언으로 추석 전 여야 영수회담은 더욱 힘들어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글=강인식·권호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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