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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끝내기의 첫 실수, 144

<결승 3국> ○·구리 9단 ●·이세돌 9단(1승1패)

제12보(130~145)=고단한 하루가 지나가고 있군요. 아침을 굶은 이세돌 9단은 에스프레소 커피 말고는 입에 댄 게 없습니다. 점심 대신 준비해 둔 샌드위치도 거의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아, 담배가 있군요. 지금은 끊었다는 소식이지만 이 결승전을 치를 때만 해도 이 9단은 애연가였지요.

 바둑도 고난의 연속입니다. 중반 공격이 실패하면서 이세돌은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실로 먼 길을 헤매야 했지요. 이제 흑은 백의 턱밑까지 따라붙었습니다.

 구리 9단도 사태를 인식하고 무척 긴장한 모습입니다. 130, 132를 선수하고 134로 잇는 쉬운 수순에도 무척이나 조심하고 있습니다. 이틀 전 결승 1국의 악몽 같은 반 집 역전패가 눈앞에 어른거릴 겁니다. 140으로 넘어간 수는 반상 최대지요. 잘 보면 이곳 흑 대마가 아직 못 살았군요. 이세돌 9단은 141로 삭감하며 대마를 안돈시키려 합니다. 아직도 흑은 바쁘네요. 위쪽 대마는 143에서 완생입니다. 구리 9단은 이 대목에서 144로 위협을 가했는데 참으로 묘한 것은 이 수가 큰 실수였다는 겁니다.

 144가 오자 흑은 145로 궁도를 넓히며 살았습니다. 몇 집 끝내기라도 한 거지요. 한데 141 쪽은 손을 빼도 잡히지 않습니다. 흑이 A로 파고들 여지만 남겼습니다. 지금은 한 집이 금쪽같은 상황인데 결과적으로 백은 손해를 본 거지요. 141에 대해 ‘참고도’처럼 백3에 받아두는 게 이득이었습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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