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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특법 세금폭탄 우려에 고액기부금 61% 줄었다

올 1월 전격 시행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의 부작용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기부금 세제 혜택이 줄면서 세금이 늘 것으로 예상되자 고액기부자들이 기부를 안 하거나 주저한다. 이 때문에 기부금으로 저소득층을 돌보던 단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특법은 지정기부금과 교육비·의료비 등을 더해서 소득공제의 한도를 2500만원으로 제한하는 제도. 이를 초과한 기부금은 최고 38%의 세금을 내야 한다. 기부금이 많을수록 세금 부담이 커진다. 3억원을 기부하면 1억원의 세금을 낼 수도 있다.



초록우산 등 3대 모금기관
작년 상반기 11억원에서
올 4억3000만원으로 감소

 지정기부금 3대 모금기관인 월드비전·유니세프한국위원회·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올 상반기 5000만원 이상 고액 기부자의 기부금은 4억3263만원(4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억9877만원(6명)의 39%에 불과하다. 기부자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기부금 단위도 줄었다. 이들 기관은 “올해 기부금을 많이 낸 사람들이 내년 초 연말정산을 할 때 세금이 늘어난 것을 실감하게 되면 내년에 기부금 위축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고액기부 위주로 운영되는 기관의 타격은 더 심하다. 사회복지법인 ‘함께걷는아이들’에 들어오는 기부금은 지난해 상반기 7억9000만원에서 올해 1억7000만원으로 줄었다. 이 법인은 저소득층 청소년 음악교육과 학습지원 등의 사업을 하며 억대 기부자 10여 명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왔다. 이 단체 유원선 사무국장은 “크게 기부하는 사람들이 거의 다 보류했는데, 이 중에는 매년 수억원을 안정적으로 내던 기부자도 있다”고 말했다.



 기부금이 줄면서 복지사업이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은평구 구립유스광현청소년지역아동센터에서 만난 중학교 3학년 슬기(15·가명)양이 그런 경우다. 이 센터에서 ‘함께걷는아이들’이 저소득층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데, 슬기는 트럼펫을 맡고 있다. 3년 전만 해도 슬기는 잔뜩 주눅이 들어 움츠려 있던 아이였다. 이 센터 홍재화 사회복지사는 “슬기가 악기를 만나면서 눈빛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슬기의 꿈은 오케스트라 악장이다. 그런데 올해 음악 전공자가 되기 위한 특별 레슨 대상에 뽑히지 못했다. 기부금 수입 감소 탓에 수혜 인원이 3분의 1로 줄었기 때문이다. 이 단체가 지원하던 6개의 악단 중 2개가 해체돼 100여 명의 아이가 악기를 내려놨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전현경 실장은 “정부가 조특법을 시행해 세금 900억원을 더 걷겠다는데 이 돈은 저소득층의 꿈을 빼앗은 대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민주당 원혜영·김영환 의원이 지난 2월 조특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특별공제 한도 2500만원 대상에서 지정기부금을 빼는 게 골자다. 이 개정안이 정기국회에서 통과돼야 올해 기부금(내년 초 세금 납부)이 세금 폭탄을 맞지 않는다.



특별취재팀=신성식 선임기자, 김동호·신준봉·이정봉·김혜미·이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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