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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속전속결 강제구인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4일 오후 8시26분 국정원 직원들에 의해 강제구인돼 수원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날 국정원 직원 30여 명은 오후 7시20분 쯤 국회 의원회관 이 의원실에 도착했지만 통합진보당 관계자들에게 막혀 구인영장 집행에 차질을 빚었다.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몸싸움은 50여 분 동안 이어졌다. [김형수 기자]


4일 오후 7시20분쯤 국회 의원회관 520호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실에 검은색 정장 차림의 국정원 요원 30여 명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이 의원에 대한 구인(拘引)영장을 들고 있었다. 국회 본회의에서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지 3시간 만에 이뤄진 기습적인 조치였다.

체포동의안 통과 3시간 후
국정원 "도주할 우려 있다"
직원 30여 명 의원실 보내
통진당원과 몸싸움 끝 집행



 오후 4시25분 가결된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서는 법무부→대검→수원지방검찰청을 거쳐 오후 5시50분쯤 수원지방법원에 접수됐다. 법원은 오후 6시30분에 구인영장을 발부했다. 구인영장은 피의자나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소환이나 동행명령에 불응할 때 법원이 사건관계인을 일정한 장소로 끌고 가 신문하기 위해 발부한다. 구인장이 발부되자마자 국정원은 이 의원실로 요원들을 급파한 것이다. 국정원 측은 “이 의원이 도주의 우려가 있어 곧바로 구인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이 의원은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김선동·이상규·김재연 의원 등 당 관계자 20여 명과 함께 향후 대책을 협의하고 있었다.



 국정원 요원들은 구인영장을 보여주며 동행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처럼 국정원이 신속하게 강제구인에 나설 줄 몰랐던 이 의원 측은 “영장실질심사에 당당하게 나가겠다는데 왜 구인하느냐. 변호인이 오기 전까진 구인에 응할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 국정원 측이 강제구인을 시도하자 통진당 인사들은 “개XX야” “니들이 깡패인지 어떻게 알아” “댓글 달아”라고 고함을 지르며 가로막았다. 통진당 여성당직자들은 이번에도 “내 몸에 손대지 마”라고 저항했다. 국정원 직원들은 기자들을 향해 “이게 민주주의입니까?” “여기 좀 찍어 주십시오.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있습니다”라고 외쳤다. 방에 있던 통진당 김선동 의원이 복도로 나와 “여기서 통제 안 따르면 간첩입니다. 조용히 해주세요”라며 분위기를 가라앉히려 했으나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에 국정원은 경찰에 협조를 요청해 의원회관 출입구를 폐쇄했다. 그러곤 여경 20여 명을 투입해 통진당 여성당직자들을 끌어냈다.



 소란을 의원실에서 지켜보던 이 의원은 결국 구인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곤 오후 8시12분쯤 변호인과 함께 의원실 밖으로 걸어나왔다. 강제구인에 나선 지 50여 분 만이었다.



 이 의원은 기자들에게 “진실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짧게 말한 뒤 국정원이 대기시켜 놓은 검은색 토스카 차량에 탑승했다.



 통진당 당원 100여 명은 이 의원이 탄 차량을 에워싸며 “국정원 해체”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이 국회 바깥까지 몰려나와 도로를 점령하는 바람에 30여 분간 호송이 지연되기도 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 5월 ‘RO(Revolution Organization)’ 조직원 130여 명과 가진 비밀회합에서 통신·유류 시설 등 국가기간시설 파괴를 모의한 혐의(내란 음모)를 받고 있는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표결에 부쳐 출석의원 289명 가운데 찬성 258표, 반대 14표, 기권 11표, 무효 6표로 통과시켰다.



표결 전에 새누리당·민주당·정의당이 모두 찬성 입장을 정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탈표가 일부 나왔다. 현역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것은 역대 12번째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이번 체포동의안을 여야가 합의하여 통과시켰다는 의미가 크다”고 논평했고,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민주당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어떠한 세력도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고 밝혔다. 강제구인된 이 의원은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그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는 5일 오전 10시30분 수원지법 영장심문실에서 오상용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글=김정하·이동현·이윤석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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