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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예결위원장의 부적절한 출판기념회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소속 이군현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성대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현직 장관과 여야 실세들이 줄을 이었고, 직접 참석하지 못한 장관이나 대학 총장들까지 화환을 보냈다고 한다. 그들로선 예산안 심사 때 ‘갑(甲) 중의 갑’인 예결위원장의 출판기념회를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국회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오는 이들은 봉투에 현금을 넣어 식장 입구의 모금함에 넣는다. 경조사와 비슷해 누가 얼마를 내는지 체크할 수 없다. 그 액수가 모두 얼마나 되는지는 받는 이만 안다. 수수 한도도, 회계보고 의무도 없다. 정치자금법으로 다스릴 수 없는 회색지대인 셈이다.



 이번에 이 위원장의 출판기념회가 특히 부적절했다고 비판받는 건 그가 내년도 예산안 심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이맘때면 안 그래도 온갖 정부기관·단체·지역구에서 예산을 더 배정해달라는 청탁이 쏟아져 들어오곤 한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그가 예산안 심사 시즌을 앞두고 버젓이 출판기념회를 했으니 직책에 편승한 정치자금 모금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그가 이번에 펴낸 책 『동행』의 정가는 1만2000원. 인터넷에선 7560~1만800원이면 살 수 있다. 그보다 많은 돈을 넣었다면 초과분은 정치헌금으로 봐야 한다. 아니면 불로소득으로 간주해 세금이라도 매겨야 할 텐데 국세청장이 화환까지 보내줬다고 하니, 뿌리 깊은 관행이 없어지기 어렵다.



 그 같은 우회로를 이용해 정치자금을 쓸어담는 게 공공연한 관행으로 자리 잡은 이상 정치개혁은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이미 여러 의원이 출판기념회를 했고, 또 곧 할 예정이다. 국민의 정치불신을 조장하는 관행은 국회 차원에서 개혁 대상으로 삼아 스스로 끊어야 한다.



 이 위원장은 홈페이지에서 스스로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정치인’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원칙과 소신을 지킬 수 있는 길은 부적절한 처신에 책임을 지고 예결위원장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또 그는 오는 7일 자신의 지역구인 통영에서도 출판기념회를 한다고 공지했는데, 이 역시 당장 취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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