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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Knowledge <508>] 방송 프로그램 포맷의 세계

양성희 기자
JTBC의 숨은 가수 찾기 프로 ‘히든 싱어’의 프로그램 포맷이 얼마 전 중국과 터키에 팔렸다. ‘히든 싱어 차이나’는 연내 중국 후난TV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방송 프로그램 포맷이 뭘까. 쉽게 말해 프로그램의 구성안이다. 최근 전 세계 방송시장은 프로그램 포맷 유통 시장으로 급속도로 전환되고 있다. 이른바 포맷 비즈니스의 강세다. 방송 프로그램 포맷에 대해 알아본다.



TV 프로 포맷 시장규모, 2010년 90억 유로 … 5년 새 네배로

# 날로 커지는 텔레비전 포맷 산업



원래 포맷은 컴퓨터나 책과 관련해 정보가 조직화돼 있는 형식이나 순서를 일컫는다. 방송 프로그램에선, 시리즈물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변하지 않고 지켜지는 프로그램의 본질적 요소·외관·스타일을 뜻한다. 특정 프로그램의 핵심을 담고 있는 구성안이다.



JTBC ‘히든 싱어’. 원곡 가수와 모창 능력자들이 노래를 부르면 평가단이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는 포맷이다. 시즌 1 방영 중 중국과 터키에 포맷이 판매됐다. 신생 방송사의 포맷 수출은 이례적인 일로, 포맷의 독창성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사진 JTBC]


 방송 프로그램 포맷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0년대부터다. 특히 1989년 영국에서 처음 방영된 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Who wants to be a millionaire)’의 세계적 성공이 큰 계기가 됐다. 셀라도(celador)라는 영국의 중소 제작사가 만들어 2005년까지 106개국, 2010년 95개국에서 현지 버전이 만들어졌다. 2009년 아카데미를 휩쓴 대니 보일의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도 이 프로그램이 배경이다. 퀴즈쇼에 나온 남자가 주인공. 퀴즈를 풀면서 과거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에 나오는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 퀴즈 쇼는 인도판이다. 인도에서만 다양한 언어와 권역별로 6개 버전이 만들어졌다.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에 이어 네덜란드 엔데몰사의 ‘빅 브러더’가 큰 히트를 하면서 완성된 프로그램이 아닌 포맷이 세계 텔레비전 시장에서 새로운 상품으로 확실히 자리 잡게 됐다. 포맷의 바이블(제작노하우를 담은 정보집) 패키지화, 프로그램의 현지화 컨설팅, 프로그램 아이디어의 지적 재산권화도 함께 진행됐다. 2001년 헝가리에서 포맷이 국제적인 지적재산권의 보호대상으로 승소하면서 더 이상 함부로 외국 프로그램을 모방하고 도용할 수 없게 됐다. 포맷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포맷 등록 및 보호협회(Format Registration and Protection Association·FRAPA)’도 만들어졌다.



 2000년대 포맷 시장은 날로 성장세다. 2002~2004년 전 세계적으로 259개 포맷이 최초 만들어진 나라를 떠나 유통됐지만 2006~2008년에는 445개 포맷이 유통됐다. 포맷 시장 규모도 2002~2004년 64억 유로에서, 2006~2008년 93억 유로로 성장했다(FRAPA 리포트, 2009). 2005년과 2010년을 비교하면 495개 포맷 25억 유로에서 445개 포맷 90억 유로로 급성장했다. 5년간 거래된 포맷의 수는 줄었지만 시장규모는 네 배가 됐다. 포맷들이 안정기에 접어들어 새로운 포맷 없이도 매출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해외 유명 포맷을 사들여 방송한 온스타일의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사진 온스타일]
 세계 최대의 영상 콘텐트 전시회인 프랑스 칸의 ‘밉티비(MIPTV)’에서도 2010년부터 ‘밉포맷(MIPFormats)’ 쇼케이스를 선보였다. 1만 명 이상의 방송 관계자들이 참석해 새로운 포맷을 선보이고 즉석에서 거래가 이루어진다.



 포맷 산업 강국은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집집마다 댈러스(미국의 유명한 시리즈 드라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산 프로그램이 전 세계 안방을 석권했으나 적어도 2000년대 포맷 산업에서는 유럽에 밀리고 있다. 80년대 유럽의 방송사들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인 것이 독창적인 포맷 개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도 2000년 이후 자사 내 포맷 개발팀을 가동시키고 본격적인 포맷 수출회사로 변신했다. MBC가 방영한 ‘댄싱 위드 더 스타’ 등이 BBC포맷이다.



 회사별로 따지면 네덜란드의 포맷 제작사인 엔데몰이 전체 시장의 21%로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영국의 프리멘텔미디어와 BBC월드와이드, 그라나다가 그 뒤를 잇는다. 이들 상위 4개 회사가 전체 포맷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2%. 국가별로는 영국이 31%, 네덜란드 21%. 미국은 세 번째 18%다(2005년).



 미국은 유럽의 추격에 밀렸지만 포맷을 구입해 미국화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사들인 해외 포맷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미국산 프로그램으로 만든 후 재판매하는 식이다. 일본의 인기 포맷인 ‘요리의 철인’(‘아이언 셰프’)와 ‘닌자 워리어’가 대표적이다. 일본이 미국에 수출한 포맷이지만 미국 버전 프로그램이 전 세계적으로 팔려나가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드라마도 포맷에 해당하는 리메이크 판권을 사다가 재제작해 미드로 전 세계에 판매한다. ‘더 오피스’와 ‘어글리 베티’가 대표적이다.



# 포맷의 주요 종류



m.net의 ‘수퍼스타K’를 현지에서 리메이크한 ‘수퍼스타 차이나’. [사진 m.net]
 포맷 판매는 게임쇼나 리얼리티로 대표되는 논스크립티드(non scripted) 포맷이 주종을 이룬다. 그러나 드라마나 시트콤의 대본에 해당하는 스크립트(scripted) 포맷도 성장세다.



 1 게임쇼 적은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매력적인 장르다.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 ‘딜 오어 노 딜’ 등 퀴즈쇼가 주다. 포맷 구입자에게 포맷의 모든 제작 노하우가 담겨 있는 포맷 바이블을 제공한다. 포맷 원형을 따르되 지역에 적합한 변형에 성공하는 것이 포인트다.



 2 리얼리티/서바이벌 게임쇼와 함께 포맷 유통에 크게 기여한 장르다. 엔데몰사의 ‘빅 브러더’, 스웨덴 스틱스사의 ‘서바이버’ 등이 대표적이다. 제작 초기에는 특정한 대본 없이 진행되지만 회를 거듭할 수록 노하우가 축적된다. 출연진 선발 과정, 출연자에게 주어지는 임무 등이 쌓인다.



 3. 탤런트 콘테스트/오디션 전 세계 모든 수용자들에게 인기 있는 포맷이다. 장기자랑 형식의 ‘팝 아이돌’ 등이다. 전화, 문자 메시지, 온라인 등으로 시청자 참여를 유도해 방송사 입장에서는 부가 수익도 낸다. ‘아메리카 갓 탤런트(America’s Got Talent)’ ‘스트릭틀리 댄싱(Strictly Dancing)’ ‘스타와 함께 춤을(Dancing with the Stars)’이 이에 속한다.



 4 데이팅 프로그램 영국의 ‘블라인드 데이트(Blind Date)’는 20년 이상 인기 장수 프로다. 이 포맷을 미국 스타일로 재창조한 게 ‘조 밀리어네어(Joe Millionaire)’다. 백만장자라고 주장하던 출연 남성이 시리즈 말미 실제로는 건축 노동자였음을 밝히는 극적 요소를 집어넣었다. 마지막 회는 미국에서만 4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시청했다. ‘데이팅 게임(The Dating Game)’ ‘베첼러(The Bachelor)’ 등도 이 장르다.



 5 스크립티드 포맷 시나리오나 드라마 리메이크 판권 판매를 뜻한다. 남미 TV의 통속드라마 ‘텔레노벨라(telenovela)’가 대표적이다. 텔레노벨라는 쿠바에서 처음 미국 라디오 일일연속극을 포맷팅한 것으로, 나중에 텔레비전물로 각색되어 남미 전역에 퍼졌다.



 콜롬비아의 드라마 ‘어글리 베티(Ugly Betty)’는 멕시코 최대 방송사 텔레비사(Televisa)에서 제작해 세계적 인기를 끌었다. 이후 미국 ABC가 미드로도 제작했는데 이 역시 인기가 높았다. 최근에는 중국 후난 방송사에도 포맷이 팔렸다.



#국내 포맷 산업 현황



 국내 포맷 산업은 선진국에 비해 10년 정도 뒤진 상태다.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30~40여 포맷을 수입했고, 10여 개를 수출했다. 최근에는 그 어느 때보다 포맷 수입이 많다. 인기 예능 프로 중 상당수가 수입 포맷이다. 물론 수출도 최근 1~2년 사이에 집중됐다.



 포맷 수입은 2000년대 초·중반 SBS가 주도했다. ‘작렬정신통일-두뇌의 벽’ ‘수퍼바이킹’ 등 버라이어티의 코너들이었다. ‘솔로몬의 선택’은 포맷 계약 없이 방송을 하다가 일본 TBS가 문제를 삼자 뒤늦게 포맷을 구입했다. SBS가 주로 버라이어티의 코너들을 들여왔다면 프로그램 전체를 공식 포맷 수입으로 사들인 것은 KBS ‘1대 100’이 꼽힌다. 최근 방송되는 지상파의 대표적 수입 포맷 프로는 MBC ‘댄싱 위드 더 스타’가 있다.



 포맷 구입에 보다 적극적인 것은 케이블이다. 특히 CJ E&M은 온미디어와 합병 후 세계적인 포맷들을 풀 패키지로 사들이고 있다. 편당 제작비가 1억원에 이르는 대작 예능들이다.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온스타일), ‘마스터 셰프 코리아’(올리브), ‘보이스 오브 코리아’(m.net), ‘SNL 코리아’ ‘코리아 갓 탤런트’(tvN) 등이다. 케이블이라는 한계 속에 시청률은 한계가 있지만 채널의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는 간판 프로 역할을 했다.



 지금까지 수출된 포맷은 10여 개다. (드라마 리메이크 제외) 2003년 KBS ‘도전 골든벨’이 베트남에 판매되면서 스타트를 끊었다. MBC 가상 결혼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는 터키에서 ‘저스트 매리드(Just married)’란 이름으로 방영됐다. 최근에는 오디션 열풍이 불고 있는 중국에 국내 음악 프로그램들이 무더기로 팔렸다. JTBC ‘히든 싱어’를 비롯해 MBC ‘나는 가수다’, KBS ‘불후의 명곡’, m.net ‘수퍼스타K’다. 이 중 ‘나는 가수다’와 ‘수퍼스타K’는 중국 후난위성TV와 후베이위성TV에서 각각 인기리에 전파를 탔다. ‘히든 싱어 차이나’ 역시 후난TV를 통해 연내 방송될 예정. MBC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도 최근 중국에 포맷이 팔렸다.  방송계에서는 포맷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만큼 방송한류에 독창적 포맷 개발과 수출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참고=전진학 KBS PD ‘새로운 기획의 시대, 변화하고 적응하라’(『방송작가』2012, 8월호), 이상준 미시간대 교수 ‘글로벌 TV프로그램 포맷 시장을 해부한다’(『방송작가』 2012, 8월호), 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보고서 ‘2011년 방송콘텐츠 포맷산업 실태조사’, 『텔레비전 프로그램 포맷 창작론』(홍순철 외) 참고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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