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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결정적 시기 왔다" 전쟁대비 3대 지침 하달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3차 핵실험,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까지 이어지면서 한반도 위기상황이 고조되던 지난 3월. 이석기(51) 통합진보당 의원은 ‘전쟁대비 3가지 지침’을 경기동부연합 내 지하 종북조직인 ‘RO(Revolutionary Organization)’ 세포단위 조직원들에게 하달했다. 지침은 간명했다. ▶비상시에 연대조직을 빨리 꾸릴 것 ▶대중을 동원해 광우병 사태처럼 선전전을 실시할 것 ▶미군기지, 특히 레이더 기지나 전기시설 등 주요 시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것이었다. 이후 이 의원은 두 차례 RO조직 모임을 갖고 ‘혁명의 결정적 시기(만조기)’가 도래한 만큼 대한민국 체제를 전복하자는 구체적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왜 내란음모·선동인가

 2일 국회에 제출된 이 의원의 체포동의요구서에 첨부된 범죄사실의 핵심 요지다. 이 의원과 통합진보당 측은 “체포동의안 혐의 상당 부분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체포동의요구서에 적시된 범죄사실에는 이 의원 측 반박을 무색하게 하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이 의원은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사건으로 법원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풀려난 뒤 2003년 하반기 민혁당 경기남부위원회 조직원들을 중심으로 지하 혁명조직 RO를 결성했다. 총책인 이 의원을 정점으로 하는 중앙위원회가 있고 산하에 경기동부, 남부, 중서부, 북부 등 4개 지역별 권역과 중앙팀, 청년팀의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후 RO는 세력을 경기지역 사회단체로 점차 확장했고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에 침투해 들어갔다.



주체사상 3대 강령, 반국가단체 근거



 RO는 ▶주체사상을 이념으로 남한 사회의 변혁운동을 전개한다 ▶남한 사회의 자주·민주·통일 실현을 목적으로 한다 ▶주체사상을 전파한다는 3대 강령을 갖고 있다. 또 ▶조직 보위 ▶사상학습 ▶재정 방조 ▶분공수행 ▶조직생활 등 조직원의 5대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공안당국은 이를 근거로 “남한 사회주의 혁명을 목적으로 한 반국가단체 내지 이적단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의 강령은 대한민국을 미제에 예속된 파쇼정권으로 정의하는 북한의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론’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로 지난해 4월 국회의원이 된 이 의원은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 등이 나온 지난해 3월 전쟁상황이 임박한 것으로 판단해 조직원들에게 지침을 내렸다.



"현재 조선반도, 혁명 - 반혁명 가르는 시기”



두 달여 뒤인 5월 10일 이 의원은 RO 조직원들에게 긴급 소집명령을 내렸다. 경기도 곤지암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이 회합에는 130여 명이 참석했다. 그는 이 모임에서 “현재 조성된 우리 조선반도의 정세는 혁명과 반혁명을 가르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고 싸울 것인가에 대한 혁명적 결의를 다지는 자리”라며 조직원들을 선동했다. 하지만 회합에 참석한 지휘부 조직원이었던 김근래(46) 통진당 경기도당 부위원장이 술에 취해 있자 시작 10분 만에 “날을 잡아 다시 만나기로 하자. 내 소집령이 떨어지면 바람처럼 와서 순식간에 오시라. 그게 현 정세가 요구하는 우리의 생활태도이자 사업작풍이고 당내 전쟁기풍을 준비하는 데 대한 현실문제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라며 해산시켰다.



 이 의원은 1차 회합 이틀 뒤인 12일 다시 긴급명령을 통해 조직원들을 서울 합정동 마리스타 교육수사회로 불러 모았다. 이 의원은 이 회합에서 혁명의 결정적 시기에 대한 물질적·기술적 방안에 대해 모의할 것을 지시했다. 그는 “조선반도는 미국의 세계질서 근본을 약화시키고 미국 중심의 패권주의 제국을 무너뜨리는 세계 혁명의 중심무대가 될 거라고 본다”며 “여기 동지들이 영리만 따지지 말고 즉각 전투태세로 들어가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쟁에서 핵폭탄보다 무서운 게 사상의 무기야”라며 사상전과 심리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주요 국가 기간시설 타격, 총기 보유, 폭탄 제조법 등이 논의된 이날 모임이 끝난 뒤 조직원들에게 “총공격 명령이 떨어지면 한순간에 공격하라”고 지시했다.



“핵폭탄보다 무서운 게 사상의 무기”



 공안당국은 이 의원이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고 ▶재범의 위험성이 있으며 ▶중요 참고인을 위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구속 필요사유로 내세웠다. 이 의원은 민혁당 사건으로 수배됐을 당시 약 3년간 도피생활을 한 적이 있다. 공안당국은 체포영장에서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을 경우 조직원들의 은신, 도피를 방조하는 방법 등으로 범죄행위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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