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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사라지시라" 지하공작원 용어로 강연 끝내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왼쪽 둘째)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김재연·이 의원, 이정희 대표, 오병윤 원내대표. [김형수 기자]


이석기 의원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지난 5월 12일 비공개 회합에서 한 강연과 관련해 “나는 전쟁에 반대하는 뼛속까지 평화주의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강연에서 구체적으로) 북은 옳고 남은 틀리다고 한 적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강연에서 북한에 대해 예찬 일변도였다. 이 과정에서 북한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정치용어’들을 다수 등장시켰다. ‘조중(북한과 중국)혈맹’ ‘남녘의 혁명’ ‘북남외교’ 등 북한을 주체로 하며 “위원장 동지”라는 표현도 썼다.

이석기 녹취록 북한식 표현 보니
종파분자, 결사성지, 남녘의 혁명…
안찬일씨 "뼛속까지 종북주의자"



 이 의원이 사용한 표현을 전해들은 건국대 전영선(북한 문화 전공) 연구교수는 “김일성이나 김정일이 사용했던 특유의 표현을 표준어처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뼛속까지 평화주의자라고 했는데 ‘뼛속까지 종북주의자’란 말을 다르게 표현한 것 같다”고 평했다.



 본지가 입수한 녹취록에서 이 의원은 “지난해 우리가 5·2 사태죠. 5·2의 성격을 단순한 장내 쿠데타라 볼 것이 아니라 종파분자들의 당권 찬탈 모의…”라고 발언했다. 지난해 5월 2일 이 의원 등이 연루된 비례대표 경선 부정 사태 당시 당의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이 ‘총체적 부정 경선’이라는 보고서를 낸 점을 언급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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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원이 언급한 ‘종파분자’는 북한에선 김일성 주석이 1950년대 스탈린 격하운동이 벌어지자 최창익·박창옥 등 소련파·연안파를 ‘반당 종파분자’로 몰며 숙청할 때 사용됐던 용어다. 이들이 숙청된 8월을 놓고 북한에선 ‘8월 종파사건’이라고 공식적으로 부른다.



 강연 말미에 그는 “그야말로 ‘총공격’의 명령이 떨어지면 속도전으로, 일체감으로 강력한 집단적 힘을 통해서 각 동지들이 자기 ‘초소’에 놓여 있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창조적 발상으로… 한순간에 우리 서로를 위해서 여러분을 믿고 마치겠습니다. 바람처럼 사라지시라”고 했다.



 이 가운데 ‘바람처럼 사라지시라’는 말은 북한이 지하공작원들에게 쓰는 말이라고 안찬일 소장은 소개했다.



 안 소장은 “은밀하게 모였다가 은밀하게 해산하고 노출을 절대 삼가라는 뜻”이라며 “공작원들에게 노출을 절대 삼가라고 경고하면서 격려할 때 쓴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올해 들어 개정했다는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을 위한 10대 원칙’엔 이 의원이 사용한 ‘초소’라는 말에 관한 대목도 들어 있다. 북한은 “모든 단위, 모든 초소에서 수령님에 대한 충실성에 기초하여 혁명적 동지애를 높이 발양하며 대렬의 사상 의지적 단결을 강화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강연 도중 이 의원은 “결사성지 기억은 나시죠”라고 물으며 “조선민족은 신념과 의지 이런 데 대해서 굉장히 강합니다”고 했다.



 이에 대해선 안 소장조차 “결사성지(決死聖地)라는 표현으로 볼 때 북한이 숭배하는 장소를 뜻하는 것 같다”며 어디를 말하는지에 대해선 고개를 갸웃했다. 본지 확인결과 북한의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을 위한 10대 원칙’엔 ‘금수산태양궁전을 영원한 성지로 꾸리고 결사보위한다’는 구절이 들어 있어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가리킨 말로 보인다.



 강의록엔 이 의원이 “거기 나온 게 이른바 반타격대가 나온 거예요. 타격, 반타격해서 당시의 반타격의 대장이 위원장 동지라고 역사적 사실이에요”라고 말한 부분도 있다. 지난 5월 한·미의 연합 대잠훈련에 대해 조선중앙통신은 북한군 서남전선사령부가 “적들의 도발적인 포사격으로 우리 측 영해에 단 한 발의 포탄이라도 떨어지는 경우 즉시적인 반타격전에 진입할 것”이라고 했었다.



 북한이 대중 관계를 거론할 때 항상 ‘조중 관계’로 부르는 것처럼 이 의원 또한 “조중동맹이라는, 조중혈맹이라 하는 조중의 혁명 역사를 주장하는…”이라면서 ‘조중’이란 표현을 그대로 인용했다. ‘조중혈맹’은 6·25전쟁 당시 마오쩌둥 주석의 아들 마오안잉(毛岸英)이 중국군으로 참전해 사망하며 시작된 북·중 관계를 상징하는 표현이다.



글=정용수·정강현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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