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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부정하고 폭력 정당화 … 종북세력 극단성 드러내"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앞줄 오른쪽 둘째)와 당원 등 1000여 명이 30일 오후 부산시 서면에서 열린 당원대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부산=송봉근 기자]


“수많은 곡절을 딛고 우리가 동지부대를 이루고 미국놈들하고 붙는 대민족사의 결전기에서 우리 동지부대가 저놈들의 모략책동을 분쇄하고 선두의 역할을 한다면 이 또한 명예가 아닌가.”

녹취록 내용 본 각계 전문가 반응



 통합진보당 이석기(51·비례대표) 의원이 지난 5월 12일 서울 합정동의 한 종교시설에서 열린 경기동부연합 지하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 모임에서 한 말이다. 이는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이 의원 등에 대해 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증거로 제출한 녹취록에 포함됐다. 이것과 3월 곤지암회의 녹취록을 포함해 국정원은 모두 5건의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가 절대선이라는 비이성적 행태 보여”



 30일 녹취록의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대한민국은 충격에 휩싸였다. 녹취록엔 “전쟁을 준비하고 정치군사적 준비를 해야 한다”거나 “북한은 집권당. 거기는 (우리의) 모든 행위가 애국적이지만 우리는 (남한에서) 모든 행위가 반역이다” 등 도저히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볼 수 없는 상식 밖의 발언들이 담겨 있다. 이들의 어투도 미국놈·자주적 관점·모략책동·동지부대 등 북한식이다.



 전문가들은 녹취록에 드러난 발언들에 대해 “종북세력의 극단주의적 모습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1980년대 운동권 주체사상파의 대부였다가 전향한 김영환(50)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국민들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이는 이 의원이 의원 개인이 아니라 주사파 조직의 대표 격으로 국회에 진출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특히 북한이 먼저 나서 행동할 경우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에 집중된 발언이 많은데 이는 이들이 남한이 아닌 북한에 종속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회적 고립 보상 받으려 과격한 환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윤대현 서울대 교수는 “집단이 모여 내란음모 수준의 범죄를 모의한다는 건 자기가 믿는 유토피아와 이데올로기에 빠져서 옳다고 믿는 것을 극대화하려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이들은 ‘우리가 절대선이니 법을 위반해도 그만이며 더 나아가 국가까지 의미 없다’는 비이성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성향이 폭력조차 정당화하는 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진보계열 평론가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완전히 정신병동 같다. 소수 극렬화 현상으로 본다”며 “사회적 고립에서 오는 현실적 무력감을 심리적으로 보상받으려 집단으로 과격한 환상을 발전시킨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미군의 도발로 전쟁이 발발한다는 시나리오를 세워놓고 그 안에서 빨치산 놀이를 하는 것”이라며 ‘일종의 돈키호테 현상’으로 정의했다. 진 교수는 그러나 국정원에 대해서도 “이를 내란음모로 모는 건 피해망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녹취록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통진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녹취록 내용에 대해 “날조 수준”(홍성규 대변인)이라며 부인했다.



 그러나 국정원과 검찰 측은 녹취록의 증거능력을 자신했다. 녹취록을 보면 이들에게 내란을 일으키겠다는 ‘목적’, 구체적인 ‘실행계획’,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 3년간 합법적 감청영장을 받아 광범하게 수집한 증거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공안당국 “함께 찍은 동영상도 있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녹취록뿐 아니라 함께 찍은 동영상도 있다”며 “화질과 음성 모두 매우 또렷해 누가 봐도 어떤 이가 무슨 발언을 했는지 명백히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불분명한 부분은 성문 분석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법리를 두고는 견해가 엇갈리기도 했다. 대검 공안부장 출신 A 변호사는 “내란모의죄는 한 지역에서 국가에 대한 소요·폭동을 일으킬 정도라면 성립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에 한상희(법학전문대학원) 건국대 교수는 “법을 넓게 해석해 적용하더라도 130명이 국가기간시설 몇 곳을 급습하는 것은 내란이라기보다 형법상 소요에 가깝다”고 말했다.



글=이가영·강인식·김기환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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