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이달의 책] 동식물의 생존전략 … 그 속 금맥을 캐라

중앙일보와 교보문고가 함께하는 ‘이달의 책’ 9월 주제는 ‘미래 지도, 당신의 나침반’입니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시대의 흐름을 가늠하고 미래에 닥칠 변화를 예측한 신간을 골랐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서늘해지는 초가을, 미래를 준비하는 당신만의 청사진을 그려보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황금시대

9월의 주제 - 미래 지도, 당신의 나침반

제이 하먼 지음,

이영래 옮김, 어크로스

464쪽, 2만원




찍찍이는 그야말로 만능이다. 벨크로라는 상품명의 이 접착테이프는 패션에 혁명을 불러왔다. 탈부착이 쉽다는 장점 때문에 단추나 지퍼 대신에 쓰이면서다. 신발부터 기저귀·모자·옷소매·장갑·모자·가방 등등 그야말로 쓰임새가 끝이 없다. 인류에 이만한 기여를 한 발명품도 드물지 않을까.



 이를 발명해 1955년 특허를 받은 인물은 스위스 전기기술자 조루주 드 메스트랄(1907~90)이다. 그는 41년 하이킹을 다녀오다 데려간 개의 꼬리와 자신의 옷에 산우엉 가시가 잔뜩 붙은 걸 발견했다. 호기심을 발휘해 현미경으로 살폈더니 가시에 아주 작은 갈고리가 빽빽하게 있어 달라붙기가 쉽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유레카! 그는 이에 착안해 발명을 시도했다. 한쪽은 갈고리가, 다른 쪽은 작은 원형 고리가 빽빽하게 붙은 두 조각의 나일론 섬유로 이뤄진 찍찍이는 그렇게 탄생했다. 이를 상업화하기 위해 세운 회사 이름 벨크로가 상품명이 됐다. 벨벳 갈고리라는 뜻의 프랑스어다. 찍찍이의 오리지널 기술은 자연에 있지만 특허권은 이를 발견한 사람의 몫이 된 것이다. 우리는 이 발명품을 요긴하게 쓰고 있고 그는 엄청난 재산과 이름을 동시에 남겼다.



학기술을 더해 혁신적인 제품을 만든다. 항공우주·운송·신소재·약학·건축 등 응용분야가 넓어지고 있다. 『새로운 황금시대』의 저자 제이 하먼이 돌고래(사진) 모습을 본 떠 디자인한 XAP 보트 스케치. [사진 어크로스]
 이런 기술은 이제 전 세계적으로 유행이 되고 있다. 사례 하나 더. 좀 생뚱맞지만 아프리카의 하마를 뷰티산업에 응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하마가 따가운 햇살 아래에서도 피부병 하나 없이 매끈한 피부를 자랑하는 비결이 있다. 바로 땀이다. 인간의 땀은 증발을 통해 온도를 내리는 소금물에 불과하지만 하마의 땀은 자외선 차단, 소독, 살충, 항곰팡이 기능도 있는 복합 화학물질이다.



 일본 교토약학대학과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대학, 미국 머세드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하마의 땀을 모아 연구한 결과 무독성·고효율 자외선 차단제를 개발했다. 연 6억4000만 달러에 이르는 자외선 차단제 시장은 하마 덕분에 앞으로 커다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이 책은 이를 부러워하는 사람을 위해 씌어졌다. 지은이는 자연의 원리에서 착안한 이러한 생체모방 기술이야말로 인류의 미래를 윤택하게 해주고 새로운 미래산업을 부흥시킬 열쇠라고 강조한다. 생체모방 기술이 미래를 여는 무공해·친환경 산업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생체모방 발명은 1985년과 2005년 사이에 93배로 증가했다. 앞으로 30년 안에는 생체 모방 디자인도 기존 디자인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도 기대된다. 장구한 세월 자연에서 살아남는 생물들은 나름대로 생존 노하우가 있다. 인간이 자연을 관찰해 이를 찾아내면 에너지를 비롯한 인간이 당면한 수많은 고민을 해결할 방안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산업혁명을 일으키고 황금시대를 열 수 있을 않을까.



 물론 단순 모방만으론 상품이나 산업이 될 수 없다. 자연의 기술을 바탕으로 인간 세상에 맞게 상업화할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찍찍이도 현실 세계에서 적용할 방법을 찾을 때까지 10년이 넘는 연구 기간이 걸렸음을 기억해야 한다. 자연의 아이디어에 인간의 집념과 정성을 합해야 비로소 하나의 생체모방 기술이 특허로 재탄생한다는 충고다. 하긴, 인간이 오래 전부터 태양광 발전을 시도해왔지만 아직 작은 잎사귀 하나가 광합성을 하는 효율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중요한 건 생체모방 기술이 자연에서 온 것이니만큼 환경을 거스르지 않고 거기에 순응한다는 점이다. 지은이는 그런 만큼 이를 잘 활용하면 앞으로 건강한 지구를 만들면서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는 절묘한 방안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앞으로 아이디어 상품 개발과 디자인 응용은 물론 기업경영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생체모방 기술이야말로 창조경제라는 마차를 끄는 힘센 말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호주의 동식물 연구가 출신인 지은이는 자연에서 발견한 다양한 기술을 현대산업에 적용하는 팍스 사이언스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채인택 논설위원





관련기사

▶ [책과 지식] 석학 러셀의 질타 "어리석어라, 교조주의여!"

▶ 달리기에 대한 사색『철학자가 달린다』

▶ 죽어서도 가난한 사람들이여 『허삼관 매혈기』

▶ 돈·돈·돈, 돈이 뭐기에 『화폐 이야기』

▶ 세일즈맨의 재탄생 『파는 것이 인간이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