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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왔다 반한 맛, 꾸러미 주문 밀물

지난 27일 마을 체험관에서 달마지마을 주민들이 ‘남도꾸러미’를 포장하고 있다. 남도꾸러미는 회원 주문을 받아 제철 반찬·채소 등을 택배로 보내는 사업이다. [프리랜서 오종찬]


뒤는 산이요, 앞은 좁아터진 들판. 한때는 주민의 40%가 학교 문턱을 밟아 보지도 못한 이들이었다. 지금도 주민들의 평균 연령은 70세. 하지만 마을의 모습은 확 바뀌었다. 한 해 1만여 명이 찾아와 놀다가는 마을이 됐다. 전남 강진군 성전면 송월리 ‘달마지마을’. 월각산 자락에 있는 이 동네의 원래 이름은 ‘대월(對月)’이었다. 우리말로 ‘달맞이’라고 풀고 다시 부르기 쉽도록 소리나는 대로 바꿔 ‘달마지마을’이 됐다.

2013 색깔 있는 마을 ⑤ 전남 강진의 달마지마을 친환경 먹거리 택배사업



 변모는 2000년대 중반 시작됐다. 1992년 귀향한 이윤배(63)씨의 고민에서 비롯됐다. 고향에 돌아와 10여 년을 살면서 목격한 것은 쇠락해 가는 모습뿐. 500명 이상이던 인구는 100명으로 줄었다.



작년 손님 1만, 김치 등 회원제 판매



궁리 끝에 도시인을 끌어들일 ‘농촌 관광’을 생각했다. 기와집과 돌담처럼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풍경이 있고, 떡 만들기 같은 옛 생활 체험을 할 수 있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처음엔 주민들이 반대했다. “조용히 살지 왜 시끄럽게 하려 하느냐” “외지인들이 들락거리면 동네 버린다”는 이유였다. 겨우 설득한 뒤 2004년 농촌진흥청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지정돼서는 사업비 2억원을 지원받았다. 고구마 캐기와 인절미 만들기, 천연염색 같은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손님을 받았다. 조금씩 관광객이 다녀가더니 입소문이 퍼졌다. “재미도 있고, 특히 음식 맛이 좋다”는 것이었다. 박봉심(64·여)씨는 “식구들 먹으려고 텃밭에서 농약·비료 안 쓰고 키운 채소와 곡물로 반찬을 만들어서인지 모두들 싱싱하고 맛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전설서 착안, 호랑이 울음 인기



 현재 운영 중인 체험 프로그램은 28가지. 물에 불린 콩을 플라스틱 통에 넣고 재를 뿌린 다음 짚을 덮어 집으로 가져가서는 콩나물을 길러 먹는 게 제일 인기다. ‘현대식 재미’도 더했다. 마을에 물놀이장과 야외 볼링장을 만든 것. 호랑이가 살았다는 마을 뒷산 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마을 안에 모형 호랑이와 굴을 설치하고 하루 세 차례 호랑이 울음소리를 튼다. 관광객들이 재미있어 하고 덤으로 농사 망치던 멧돼지까지 사라졌다고 한다.



 방문객들이 ‘맛있다’고 하는 데서 힌트를 얻어 올 3월엔 새 사업을 시작했다. ‘남도꾸러미 사업’이다. 가입 회원들에게 매달 제철 먹거리를 e메일과 문자메시지로 알리고 주문을 받아 택배로 보내는 것이다.



27일 기자가 마을을 찾았을 때도 할머니·할아버지 10여 명이 마을 체험관에서 택배로 부칠 김치·장아찌·된장 을 부지런히 포장하고 있었다. 이날 보낸 건 8월 판매분으로 4만~6만원 상자 70개였다. 주문을 한 회원들은 대부분 한 번 마을에 찾아와 입맛을 들인 관광객이라고 한다.



 남도꾸러미에 체험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벌어들인 돈이 2억원. 민박과 개별 농가들이 농산물을 판매해 얻은 수입을 뺀 게 그렇다. 성공사례로 알려져 다른 농촌 마을들이 견학을 올 정도가 됐다. 조태남(88)·오영순(84)씨 부부는 “돈보다도 도시 어린이와 젊은이들이 자주 찾아와 노인 천지인 마을에 생기가 도는 것이 좋다”며 웃었다.



강진=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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