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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3000가구 그쳐, 시장 불붙이기엔 한계

정부의 전·월세 대책이 발표된 28일 오후 서울 잠실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에 매물 시세표가 붙어 있다. 이 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은 매매가격의 59~76%에 이르고 있다. [뉴시스]


서울 강동구 길동의 84㎡(이하 전용면적) 아파트에 사는 한경희(34)씨는 28일 오후 단지 내 중개업소를 찾았다. 11월 전세 계약이 끝나는 한씨가 중개업소에 문의한 것은 전세물건이 아닌 급매물. 당초 전셋값을 4000만원 올려 4억원에 재계약하려던 그는 4억8000만원에 급매물을 사려고 고민하고 있다. 한씨는 “정부가 주택구입자금 대출 금리를 더 내리고 취득세 영구 인하 등 대책을 내놓는다고 해 집 장만을 생각하고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집값이 더 떨어져 손해를 보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분석] 8·28 전·월세 대책 반응·전망



“자금 부담 크게 줄어 도움될 것”



 이날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기대감이 감돌았다. 집주인은 물론 세입자도 중개업소를 통해 시장 반응을 살폈다. 정부가 발표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전·월세 대책이 전방위적인 매매 수요 촉진책을 담았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정부가 집을 살 때 주택 구입 비용의 일부를 부담해 집주인과 손익·수익을 공유하는 ‘손익·수익 공유형 모기지’ 제도다. 1%대의 저금리로 최고 2억원을 빌려주기 때문에 사실상 정부가 집 구매자에게 직접 돈을 대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경기도 판교신도시 삼평동 판교로뎀공인 임좌배 사장은 “금리가 1~2% 수준이라 자금 부담이 크게 줄어들어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돌리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올인’ 수준이다. 근로자·서민에게 구입 자금을 지원하는 대상 주택 가격이 3억원에서 6억원 이하로 배로 늘어난다. 최근 서울·수도권에서 전세난이 발생한 주택의 전세가격이 4억~5억원대에 몰려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안한 전세 대신 매매를 촉진할 수 있는 구매 지원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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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로 한정, 기준 확대 필요



 하지만 주택시장 상황을 보면 이런 낙관적 전망은 성급할 수 있다. 이번 대책에서 강력한 매매 자극책으로 나온 손익·수익 모기지는 주택시장 활성화의 도화선이 되기에는 너무 많은 한계를 갖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공급 물량이 3000호에 불과한 데다, 1%대 저금리 모기지의 이용자는 무주택 세대주에 한정돼 있다. 이들 가운데 집을 살 여력이 있는데도 집을 사지 않는 사람들을 주택 매매자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지만 대상이 너무 제한적이어서 시장 전체에 파급효과를 미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모기지 이용자는 10월 초 우리은행을 통해 선착순으로 모집할 예정이다. 그러나 신청자가 얼마나 될지 국토교통부조차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도태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빚내서 사는 게 아니라 전세자금을 갖고 집을 구매한다고 생각하면 이용자가 많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서 나왔던 대책이 대부분 생애 최초 구입자였는데, 이번 대책도 마찬가지”라며 “다수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인 만큼 대상자 기준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이 사실상 효과도 예측하기 어려운 대책을 내놓은 것은 전세난 해소가 시급한 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면 많은 보유 비용을 지불하고 누가 집을 사겠느냐”며 “집값이 조금씩 오른다는 확신이 서야 주택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저금리 시대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져 집주인이 전세를 기피하면서 월세로 전환되는 과도기 동안 구조적인 전세부족 현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DTI·LTV 규제완화 없어 아쉬움



 결국 이번 대책은 이런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취득세를 낮춤으로써 거래세 부담은 크게 덜게 됐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같은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핵심 대책이 여전히 낮잠을 자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규제 역시 여전히 걸림돌이다. 김대성 한국주택협회 정책부장은 “전·월세 대출엔 관대한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대출비율(LTV) 같은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주거 형태 수요 변화에 대한 대응도 느리다.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권대중 교수는 “이미 도시형생활주택 등 1~2인 가구 대상 소형주택 공급이 넘치는데 행복주택도 1~2인 가구가 주요 수요층”이라며 “3~4인을 위한 행복주택 공급 등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호·최현주·황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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