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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손들 물고기 못 먹게 남획 계속 할 겁니까"

페이건 교수는 “과거 스페인 근해에서 쉽게 잡을 수 있던 참치를 이제는 원양까지 나가야 잡을 수 있게 된 것도 남획의 결과”라고 했다. [사진 수협중앙회]

“물고기는 인류가 존재한 이래 생존의 중요한 기반이었습니다. 지속가능한 수산업이 없는 세상은 재앙이 될 것입니다.”

 28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회 KNFC 국제수산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브라이언 페이건(77)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타바버라 캠퍼스(UCSB) 인류학과 명예교수는 수산업에서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로 남획을 꼽았다. 그는 “문제는 사람들이 남획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페이건 교수는 선사학의 권위자로 저서 『금요일엔 생선』(2004년), 『푸른 지평선 너머』(2012년) 등을 통해 바다와 수산업의 역사를 소개해왔다.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KNFC)와 국제협동조합연맹(ICA) 수산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 심포지엄에는 페이건 교수를 비롯, 바오 텔리건바이이 중국 다롄해양대 교수,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등 각국 석학들이 참석해 수산업의 현안, 미래를 논의했다.

 페이건 교수는 인류가 어업을 시작한 때를 약 3만년 전, 빙하기 후반으로 추정했다. 양식은 2000년 전 지중해에서 시작됐다고 했다.

 “2000년 전 로마 시대에 물고기 소비가 늘면서 양식이 시작됐습니다. 당시 만찬엔 커다란 숭어 한마리가 꼭 나와야 했죠. 기독교가 전파된 이후 물고기 소비는 더 늘었습니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고난 당한 것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성금요일 등 각종 성일에 육류를 금지하면서 일년에 절반은 물고기를 먹어야 했거든요.”

 지구 온난화로 어족 자원의 분포가 변화하고 있는 상황도 우려했다. “어족 자원은 해수 온도의 변화에 민감합니다. 현재 지구는 점점 더워지고 있고, 언제까지 얼마나 더워질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인간의 활동도 온난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

 고고학자인 그가 바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린 시절의 경험 때문이다. 여덟 살 때 어부였던 아버지의 친구로부터 배와 항해에 대해 배웠고, 이후 바다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혼자서 위성항법장치(GPS) 없이 영국에서 대서양을 건너 미국까지 항해하기도 했다.

 “인구 증가와 도시의 발달로 물고기 소비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말한 페이건 교수는 남획으로 인해 어장이 황폐해진 경우를 역사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한때 양동이로 퍼올려서 물고기를 잡을 만큼 어족 자원이 풍부했던 캐나다 뉴펀들랜드 지방을 예로 들었다. 사람들이 이곳으로 몰려가 당시 인기였던 대구를 잡아들이면서 이곳 바다엔 대구 씨가 말랐다. 스페인 근해에서 쉽게 잡을 수 있던 참치를 이제는 원양까지 나가야 잡을 수 있게 된 것도 남획의 결과라고 했다.

 “남획을 막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물고기는 그냥 수퍼마켓에서 파는 상품이 아닙니다. 어부들이 바다에 나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거두는 제한된 자원이라는 것을 일반인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이대로라면 우리 자손들이 물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될 겁니다.”

 그는 이날 인터뷰 이후 이어진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한국이 수산업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는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수산업 위기 해결에 젊은이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엄엔 부산 부경대와 진주 경상대 학생 7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날 행사에는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 위비소노 위요노 인도네시아 어업인협동조합연합회장, 칼 크리스티안 슈미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산정책국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종구 수협중앙회장은 “국가간 경계는 존재하지만, 수산물은 국적이 없다”며 “전 세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미래를 고민할 때 수산업의 지속적인 성장 발전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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