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초·중·고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학교별로 얼마나 차이나나





[열려라 공부] 잠신초 159개, 계성초 15개 … 학교·지역별 격차 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1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원촌초. 정규 수업이 끝난 시간인데도 학교 안이 떠들썩하다.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 때문이다. “빠바바밤-.” 베토벤 교향곡이 울리는 강당에서 학생들이 바이올린·플루트 등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11월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를 준비 중이다. 다른 교실에선 중국어 수업이 한창이다. 생명과학 수업 교실에선 학생들이 현미경으로 곰팡이를 관찰하고 있었다. 이 학교는 현재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115개를 운영한다. 2010년 시범학교로 지정된 이후 시행착오를 거쳐 참여율을 높였다. 조상률 교장은 “1학기 방과후 학교가 끝난 뒤 조사했더니 학부모의 95%가 다시 자녀를 보내고 싶어하더라”며 “수업 인원을 12명 수준으로 줄이면서 맞춤형 강좌를 개설한 게 호응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교육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실시되고 있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이 학교나 지역별로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교육업체 하늘교육과 학교알리미사이트(www.schoolinfo.go.kr)에 등록된 학교별 방과후 학교 시행 현황(올 4월 기준)을 분석한 결과 개설 강좌 규모가 큰 차이를 보였다.



 방과후 강좌 수는 초등학교가 중·고교에 비해 많았다. 서울지역 초등학교(597곳)는 평균 56.9개 강좌를 개설했다. 이에 비해 고교(319곳)는 평균 47.9개, 중학교(383곳)는 평균 27개였다. 사교육 기관이 밀집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는 초등학교 때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이 활발한 반면 고교로 갈 수록 다른 구에 비해 개설 규모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송파구의 경우 초등학교는 평균 강좌 수가 서울 25개 구 중 2위였으나 중학교는 10위, 고교는 24위로 떨어졌다. 강남구 역시 초등학교 11위에서 고교 23위로 낮아졌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고등학교 때는 대입에 직접 도움이 되는 논술이나 자기소개서 쓰기 같은 일부 강좌 외에는 초등학교처럼 다양한 특기적성 강좌를 방과후에 개설하기 어렵다”며 “특히 사교육이 활발한 지역은 방과후 강좌에 참여하는 학생이 적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 학교 사이에서도 격차가 컸다. 서울 서초구 반원초는 올 상반기 157개 강좌를 선보였다. 2학년 자녀가 방과후에 인라인 스케이트, 로봇과학, 수학 강의를 수강하는 전옥선(38)씨는 “맞벌이를 하는데 학교에서 수업이 끝나고 바로 들을 수 있어 안심이 된다”며 “비용도 비싸지 않아 여름방학 때 다른 강좌에 등록하려 했지만 경쟁이 치열해 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구의 사립 계성초는 방과후 강좌가 15개에 그쳤다. 이호근 계성초 교감은 “정규 수업에서 소화하고 있다”며 “학부모가 원하지 않는 방과후 강좌를 개설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했다. 송파구 가락초 광진구 경복초, 서대문구 경기초, 중구 숭의초 등 다른 사립초등학교도 방과후 강좌 수가 매우 적었다. 숭의초 박재현 교감은 “먼 곳에서 버스로 통학하는 학생이 대부분이라 방과후 수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자율고인 휘문고는 88개의 방과후 수업(올 4월 기준)을 진행해 1인당 강좌 수가 강남구 고교 중 1위였다. 반면 압구정고는 9개로 가장 낮았다. 서초구에선 서문여고가 117개 프로그램으로, 송파구에선 보인고가 69개로 1위(학생 1인당 강좌 수)였다.



 방과후 학교는 교과와 특기적성 교육을 싼 값에 제공해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교육부가 2006년부터 추진해온 정책이다. 정부는 학교에 별도 예산을 지원하지 않고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수강료를 지급한다. 이정섭 교육부 방과후 학교 지원과 사무관은 “수익자 부담으로 진행되는 만큼 학교가 학부모들이 선호할 강좌를 만드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방과후 학교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려면 교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강남구 언주초 양민 교장은 2011년 부임 당시 10개 정도였던 방과후 강좌를 올 상반기 127개로 늘렸다. 전국의 방과후 프로그램을 조사한 뒤 새 학년 시작 전 ‘방과후 학교 박람회’를 열어 홍보에 나섰다. 양 교장은 “방과후 강좌를 유지하려면 할 일이 대폭 늘지만 아이들이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 어떤 강좌를 추가로 개설할지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사교육을 대체할 수준이 되려면 각 학교의 프로그램 질이 더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1 자녀를 둔 유수진(40·강북구 미아동)씨는 지난 학기에 자녀를 농구 수업에 참여시켰다가 한 달도 안 돼 그만두게 했다. 출석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특별한 기술을 배우는 게 없어서다. 유씨는 “수학·영어 같은 과목도 수준이 제각각인 애들을 한데 모아놓고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며 “수준별 강좌를 개설하고 전문적인 강사가 가르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