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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보육대란 눈앞 서울시 추경 거부 … 부모들만 속 탄다

11개월과 33개월 된 두 아들을 둔 주부 김세은(26·서울 동대문구)씨는 요즘 걱정이 커졌다. 매달 지원받고 있는 보육료 68만원이 다음 달부터 끊길지 몰라서다. 김씨는 “보육료 지원이 안 되면 당장 일자리를 찾아야 할 판”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예산 다 써 양육수당 못 줄 판
구청들은 독자 추경 움직임

 김지영(35·서울 송파구)씨는 초등학생 딸과 아들 둘(5·3살)을 키우며 보육료(28만원)와 양육수당(10만원)을 매달 받고 있다. 김씨는 “지원을 받아도 아이 셋을 키우기가 힘겨운데 보육료가 언제 중단될지 몰라 벌써부터 가슴이 답답해진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9월 무상보육 대란설이 현실로 닥쳤다. 서울시가 올해 편성한 무상보육 예산 6948억원은 지난 25일 이미 바닥났다. 이 중 서울시 부담 예산은 2644억원으로 나머지는 자치구 예산(1231억원)과 국비(3073억원)다. 그러나 올해 서울시에 필요한 무상보육 예산은 총 1조656억원으로 3708억원이 부족한 셈이다. 정부는 서울시가 각 구청 예산을 합쳐 2353억원의 추경을 편성하면 1355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전제로 예비비를 지급하겠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서울시와 정부는 기싸움만 계속 벌이고 있다. 추경예산을 편성하거나 의사를 밝힌 다른 광역지자체와 달리 유독 박원순 서울시장만 거부하고 있다. 이번 달 13일부터 서울시는 지하철·버스 광고를 통해 국고 지원 비율을 40%(현 20%)로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와 정부·여당과의 정치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는 것이다.



 시의회 새누리당 정문진 대변인은 “시가 무상보육 추경안을 임시회에 상정시키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예산 부족을 운운하는 건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에 시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은 “무상보육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끌던 새누리당의 핵심공약”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서울시 보육대란은 이미 시작됐다.



당장 다음 달부터 예산이 없어 현금으로 지급하는 양육수당(연령에 따라 10만~20만원)을 지급하지 못할 판이다.



서울시가 추경 편성을 거부하자 일부 자치구는 독자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서초구(예비비 40억원)·강남구(38억원)·중구(21억원)·종로구(20억원)·구로구(12억원)는 추경을 편성해 정부로부터 예비비를 지급받았다. 송파구·양천구·중랑구 등 3개 구청은 구의회 심의를 거쳐 추경을 편성할 예정이다. 강북구·강서구·관악구·광진구·동작구·서대문구·영등포구·용산구 등 8개 구청은 추경 편성을 검토 중이다. 구청장이 민주당 소속인 구청들도 일단 추경 편성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노현송 구청장협의회 회장(강서구청장)은 “구청이 추경을 편성해도 서울시가 부담하던 예산은 부족분으로 남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무상보육 대란은 올해 초 예견됐다. 만 0~2세·5세 아동의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으로 지난해 시작된 무상보육은 여야 합의를 거쳐 올해 3월 만 5세 이하로 확대됐다. 지급 대상이 대폭 늘면서 지자체 예산으로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어린이집과 양육대상 자녀가 있는 어머니들은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서울 은평구 역촌동의 K어린이집 원장 이모(51·여)씨는 “현금으로 지급되는 양육수당이 먼저 끊긴다는 소문이 있어 문의 전화가 늘고 있다”며 “예산 대책도 없이 왜 무상보육을 시행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고성희 서울시 민간어린이집 연합회장은 “무상보육 정책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도 아니고 이제 와서 돈이 없다고 하는 무책임한 말이 어디 있느냐”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급할 경우 예비비 900억원을 돌려막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면서 무상보육 국고 지원 비율을 늘리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개정안은 8개월째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일부 전문가는 무상보육 정책의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숙명여대 서영숙(아동복지학과) 교수는 “부모들의 취업 여부나 소득수준에 따라 보육료 지원에 차등을 주는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기헌·이유정·이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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