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과거로 가는 육사 혁신 … 3금 강화 말곤 길 없나

고성균 육군사관학교 교장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육사 제도·문화 혁신 추진방안’에 대한 브리핑을 하던 도중 잠시 입을 다물고 있다. [뉴시스]


교내 성폭행 사건과 미성년자 성매매 등으로 홍역을 겪은 육군사관학교가 26일 자구책을 내놨다. 특히 재학 중 음주·흡연·결혼 불가로 대표되는 3금(禁)제도 등 생도들에 대한 통제 강화를 통해 해이해진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최근 발생한 사건 사고를 염두에 둔 조치다.

TF팀 2개월 만에 자구책 내놔



 이날 공개된 ‘육사 혁신 추진계획(혁신안)’은 선발단계부터 군인적성에 맞는 신입생을 뽑고, 교육과정에선 품성과 자질을 강화토록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를 위해 생도들에 대한 통제와 압박을 강화하는 부분이 상당수 포함됐다. 우선 결혼뿐 아니라 교내 이성교제의 범위까지 구체화했다. 기존에는 1학년 생도를 제외하곤 이성교제를 허용한다는 식이었다. 하지만 육사는 같은 중대(육사는 8개 중대로 구성) 생도 간, 일반 생도와 간부 생도 등 지휘계선상 생도 간, 생도와 교내 근무 장병·군무원 간의 이성교제를 금지하도록 했다. 가까이 있는 이성 간에 정이 들면 중대를 바꾸거나 퇴교를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술은 앞으로 학교장의 승인이 있는 경우에만 교내에서 마실 수 있도록 해 음주 기회를 대폭 줄였다. 최근 발생한 사건들이 술과 연관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육사는 2011년부터 장군급 간부 또는 지도교수·훈육관이 주관하는 행사에서 음주가 가능토록 완화했었다. 담배는 여전히 엄격히 못하도록 통제하기로 했다.



 육사는 1952년(11기)부터 3금제도를 운영해 왔으나 그때그때 다소 운영에 사정을 뒀다. 하지만 사회 변화를 반영해 느슨하게 적용하던 3금제도의 고삐를 죄기로 한 것이다.



“신학교에도 없는 청교도적 삶 강요”



 이외 외출 시 교복이나 다름없는 정복 착용도 의무화했다. 눈에 띄는 복장을 입혀 학교 울타리 밖에서의 일탈행위를 막아보겠다는 뜻이다.



 이에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은 “3금제도는 신학대학에도 없는 청교도적 삶을 강요하는 제도”라며 “육사가 사회와 거리를 두는 장교 양성보다 ‘제복 입은 시민’이 되는 길을 안내하는 교육의 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육사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미국 육군사관학교도 변하고 있는데 오히려 과거로 돌아가려는 육사의 시도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도 “육사의 교육 강도가 세지면서 생도들은 영어나 자격증 취득 등 과거에 비해 학습 강도가 매우 높아졌다”며 “학업 스트레스는 가중되는데 강압적 통제만 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혼자 있을 때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 일을 삼간다는 신독(愼獨)을 강조하는 육사답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육사는 단순히 싸움꾼을 길러내는 곳이 아니다. 국민들의 기대수준이 높고 군과 사회에서 해온 과거 경험을 되돌아본다면 엄격한 규율 적용과 자신의 희생으로 조국을 지킨다는 의식이 필요하다”(육사 출신 예비역 장성)는 얘기다.



학업스트레스 느는데 강압적 통제만



 그러나 육사는 “생도들의 교육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맥락에서 육사는 생도 선발 방식부터 바꾸기로 했다.



 ▶기존 15%였던 인성 및 가치관 반영 비율을 30%로 확대하고 ▶전체 정원의 20%를 적성 우수자로 선발키로 했다. 일반 대학에서 수시전형을 통해 입학사정관이 신입생을 선발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성적 위주로 뽑으면 인성에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입학관문을 통과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육사 관계자는 “신입생 때부터 인성과 군인으로서의 적성에 가중치를 주겠다”고 말했다. 육사는 또 군인의 소양을 강화하기 위해 군사교육도 강화하기로 했다.



 육사는 이 같은 혁신안을 가다듬어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혁신안은 현역과 외부전문가 등 20여 명이 육사 제도·문화혁신 태스크포스를 꾸려 2달여에 걸쳐 마련한 결과물이다. 현역 장교와 육사 생도 등 2250명을 대상으로 설문도 거쳤다고 한다.



정용수 기자



관련기사

▶ '3금 제도' 고수 육사, 성폭행 일으킨 생도 퇴교

▶ 육사 생도,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10대女와 성매매 후…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