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양건 전 원장 떠나며 중립성 주문 "눈치보던 사람이 … "

양건 전 감사원장이 26일 오전 이임식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감사원 건물 앞 잔디밭에서 직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김성룡 기자]


“외풍을 막고 직무의 독립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 힘썼지만 물러서는 마당에 돌아보니 역부족을 절감한다.”

정치감사 논란 양건 전 원장 "직무 독립성 저버리면 감사원 영혼을 파는 일"



 양건 전 감사원장의 이임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감사원 대회의실에서 이임식을 한 양 전 원장은 사퇴 이유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대신 이임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소회를 밝혔다.



양건 “최근 내가 파이팅을 했다”



그는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자체가 헌법상 책무이자 중요한 가치라고 믿어왔다. 그러나 원장 직무의 계속적 수행에 더 이상 큰 의미를 두지 않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업무 처리 과정에서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을 덮어버리거나 부당한 지시를 내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다행스럽게 여긴다”고 했다. 양 전 원장은 그러면서 “감사 업무의 최상위 가치는 뭐니 뭐니 해도 직무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이라며 “현실적 여건을 구실로 독립성을 저버린다면 감사원의 영혼을 파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외풍을 막지 못해 결국 감사원을 떠난다는 뉘앙스를 강렬하게 풍겼다.



 양 전 원장은 이임식 직전 감사원 간부들과 만나서도 최근의 정치적 상황에 불만을 드러냈다고 한다. 그는 1급 이상 간부들을 소집해 “감사원의 독립성에는 제도상의 문제가 있다”며 “대통령 소속이면서 직무상으로는 독립이라는 말 자체에 어폐와 모순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내가 ‘파이팅’을 했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감사위원 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의 압력과 4대 강 감사를 놓고 권력 핵심과 갈등을 빚었다는 의미로 들렸다”는 얘기가 주변에서 나왔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있다. 양 전원장이 ‘외풍’ ‘독립성’을 운운한 걸 놓고는 감사원 내부에서조차 논란이 일고 있다. 몇몇 전·현 직원 사이에선 ‘4대 강 사업이 총체적 부실’이라는 결론을 내렸던 2차 감사에 양 전 원장이 깊숙이 개입해 주도했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감사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양 전 원장은 대선 5일 뒤인 12월 24일 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챙길 만큼 주도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원장 취임 후 공개적으로 현장을 점검한 게 4회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4대 강 감사를 강력히 추진하라는 압력 때문에 물러났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감사원을 퇴직한 한 직원은 “2차 4대 강 감사는 MB(이명박 전 대통령)가 자신의 임기 동안 치적을 알리고 싶어 감사원 측에 오히려 감사를 서둘러달라고 요청했던 사안”이라며 “4대 강의 효과 등도 생략한 채 ‘총체적인 부실’이라는 내용을 MB에게 보고도 없이 먼저 언론에 터뜨린 사람이 바로 양 전 원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본인이 다 주도해놓고 외부 압력을 운운하니 양 전 원장이 친박에서도 코너에 몰리고 친이에서도 배신자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전직 간부는 “외부의 압력, 고위 간부와의 갈등이 있었다면 그때 사표를 던졌어야지 이쪽저쪽 눈치만 보다가 생각처럼 안 되니까 명분을 만들어 중립 운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김영호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감사위원(장훈 중앙대 교수) 제청을 놓고 양 전 원장과 갈등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그는 “최근 감사위원 임명 협의 과정에서 의견차가 있었다”며 “나를 포함해 감사원에서는 (후보로 거론된) 장훈 교수는 중립성 훼손이 아니라고 봤지만 양 전 원장은 훼손이라고 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무총장 “갑작스러운 사퇴 납득 안 돼”



김 총장은 그러나 “장 교수에 대한 제청 협의도 불과 1주일밖에 되지 않아 나도 (갑작스러운 사퇴가) 납득되지 않는다”며 “장 교수가 25일 밤 전화를 걸어와 ‘나는 감사위원을 맡을 생각이 없으니 신경 쓰지 말라’며 감사위원직을 고사할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는 “새 정부에서는 감사원장의 임기를 보장하기 위해 양 전 원장을 유임했는데 자신의 결단으로 스스로 사퇴한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이정현 홍보수석)는 입장을 내놨다.



글=강태화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관련기사

▶ 여야, 양건 이임사에 비판 한목소리

▶ 양건, '역류·외풍' 언급 파장… '인사 외압' 의미?

▶ 익숙한 '양건 사퇴'…5년전 전윤철과 '판박이'

▶ 힘들게 유임→MB측 "배신자"→내부 불화…결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