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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勝而不美[승이불미]

중국 춘추전국시대에도 전쟁은 참혹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기는 더 예리해졌고, 전쟁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수는 늘어났다. 전쟁은 사상가들에게 가장 큰 화두였다. 한쪽에선 전쟁을 막기 위해 덕치(德治)를 주장했고, 다른 쪽에선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 전쟁하는 법(兵法)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중 노자는 전쟁 그 자체를 가장 경멸했던 인물이었다.



그는 『노자(老子)』 제30장에서 “도(道)로써 군주를 보좌하는 이는 병력으로 천하에 강함을 드러내지 않는다(以道佐人主者, 不以兵强天下)”고 했다. “군대가 주둔하는 곳에는 가시나무가 우거지고(師之所居, 荊棘生焉), 큰 전쟁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흉년이 들기 마련(大軍之後, 必有凶年)”이라는 이치를 알았기 때문이다.



노자는 전쟁을 ‘천하에 도가 없음(天下無道)의 표현’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천하에 도가 있으면 달리는 전마를 농부에게 돌려주어도 퇴비를 끄는 데 사용하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변방의 들판에서 군마가 새끼를 낳는다(天下有道, 却走馬以糞, 天下無道, 戎馬生於郊)”고 했다(『노자』 제46장).



승리를 하더라도 기뻐하지 말아야 할 일(勝而不美)이 바로 전쟁이다. ‘전쟁에서 이겼다고 의기양양해하는 것은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는 것(是樂殺人)’과 같다고 했다. 또 “전쟁에서 이겼다면 그것은 상례로 처리해야 할 일(戰勝以喪禮處之)”이라고 역설했다.



『노자』 제74장은 집권자에게 절대 제멋대로 사람을 죽이지 말라고 경고한다. 노자는 “법에 따르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일은 마치 목수를 대신해 나무를 자르는 것과 같다”며 “목수를 대신해 나무를 자르는 이치고 자기 손을 다치지 않는 이가 드물다”고 했다.



그럼에도 인류 역사상 전쟁은 끊이지 않는다. 노자는 인간의 탐욕 때문이라고 보았다. “재앙은 만족을 모르는 것보다 큰 것이 없으며(禍莫大於不知足), 허물은 욕심을 내는 것보다 큰 것이 없다(咎莫大於欲得). 그런 까닭에 만족을 아는 만족이야말로 영원한 만족이다(故知足之足, 常足矣)”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시리아 내전의 비극이 참혹하다. 화학무기 공격으로 희생된 어린이를 안고 오열하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전쟁의 참화를 읽을 수 있다. 약 2500년 전 ‘지족’의 지혜를 설파했던 노자가 봤다면 또 한 번 호통을 쳤을 일이다.



한우덕 중국연구소 소장

woody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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