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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정치 외풍 언제까지

감사원은 격(格)에 있어 대통령·국회·법원·헌법재판소·중앙선관위 등과 맞먹는 위상을 갖고 있다. 헌법(97조)에 설치 근거가 명시된 헌법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사원장의 임기(4년, 1차에 한해 연임 가능)는 헌법(92조2항)에 의해 보장받는다. 감사원이 정권의 변동과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감사 업무를 수행하라는 의미다.



양건 사퇴, 5년 전 전윤철 판박이 … 정치적 독립 시급
[뉴스분석] 정권 교체기마다 '코드' 논란
"사·예산 자율성 보장하고 정책 대신 직무감사 주력을"

 이명박정부(2011년 3월)에서 임명된 양건 감사원장이 전격 사퇴(23일)하면서 감사원의 정치 중립성이 또다시 정치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양 원장의 퇴진은 5년 전 전윤철 전 감사원장의 경우와 판박이다. 전 전 원장은 노무현정부 때 1차 임기를 마치고 2007년 10월 연임됐다. 정년(70세)을 감안해도 2009년 6월까지 재임이 가능했다. 그런데 이명박정부가 출범하자 전 전 원장은 2008년 3월 예비감사만 마친 상태에서 서둘러 10여 개 공기업의 경영비리를 발표했다. 이명박정부가 공기업 기관장들의 물갈이 작업에 나서자 감사원이 이를 지원하는 모양새를 보이자 ‘코드감사’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전방위로 사퇴 압력을 받은 전 전 원장은 결국 그해 5월 사퇴했다.



 2015년 3월까지 임기를 남겨두고 있는 양 원장은 박근혜정부 들어 유임됐다. 하지만 인수위 시절인 지난 1월 감사원은 4대 강 사업 2차 감사에서 “입찰 비리 등 설계부터 관리까지 곳곳에서 부실이 확인됐다”고 밝혔고, 지난달 3차 감사 발표 땐 “이명박정부가 대운하 사업을 염두에 두고 4대 강 사업을 추진했다”는 내용까지 포함시켰다. 이는 감사원이 2011년 1월 1차 감사 때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했던 것과는 완전히 거꾸로여서 ‘코드 감사’ 논란이 재연됐다.



 양 원장은 사퇴 배경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감사원의 정치 중립 훼손 논란이 일면서 부담을 느껴 사퇴했다는 얘기가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양 원장에 대해 박근혜계는 이전 정권 출신이라는 이유로 시큰둥했고, 이명박계는 4대 강 감사 때문에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격앙돼 있는 상황이었다. 또 야당은 감사 결과 변경 사유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게 뻔했고, 내부적으로 감사위원들과의 관계도 원만치 않아 버티기 힘든 사면초가(四面楚歌) 신세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25일 “4대 강 감사 결과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 일색으로 전개되자 9월 정기국회에서 논란이 되기 전에 사표를 쓴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일부에선 양 원장이 정권 실세와 갈등을 겪었다거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신인 중앙대 장훈 교수의 감사위원 발탁에 반대하다 일종의 ‘출구전략’으로 사퇴 카드를 빼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양 원장의 사퇴를 계기로 감사원의 독립성 강화를 위한 장기 비전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03년 노무현정부 출범 때 윤성식 감사원장 후보자가 인수위 참여 전력 때문에 국회 임명동의안이 부결됐고, 이명박정부 때 대통령의 측근인 은진수씨가 감사위원으로 가면서 야당의 반발을 사는 등 감사원의 정치중립성이 도마에 오른 건 한두 번이 아니다.



 정치권은 야당 시절 강하게 감사원의 중립성 보장을 요구하다 집권당이 되면 스스로 유야무야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해 왔다.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은 야당이던 1998년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감사원을 대통령 직속기구에서 국회 소관으로 이관하는 개혁안을 제시했지만 2007년 대선 승리 이후엔 이런 목소리가 주춤한 상태다. 지난 3월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감사원장의 대통령 수시보고를 폐지하고 국회 보고를 확대하는 방안의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문가들은 ▶감사원의 인사·조직·예산상 자율성 보장 ▶감사원 기능의 국회 이관 ▶정책감사 대신 직무·회계 감사 주력 ▶감사원장의 대통령 수시 보고 폐지 등의 개선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박지원·서영교 의원 등 국회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청와대의 인사 개입을 양 원장이 거부하자 교체로 이어졌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며 “청와대가 나서 국민 앞에 진실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하·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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