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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트위터 외교로는 한계가 있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덴버대 교수
전 주한 미국대사
20세기 미국 외교는 딘 애치슨, 헨리 키신저, 리처드 홀브룩이라는 걸출한 인물을 낳았다. 이들은 미국의 힘과 책임 사이에 균형을 이뤘으며 핵심 관계를 발전시켰고 문제를 해결했으며 국제사회의 체계를 수립했다. 21세기 외교는 더 많은 것을 전할 수 있고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는 게 사람들의 생각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외교관들이 트위터·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어서라고 한다. 각국에 주재 중인 미국 대사의 대부분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계정이 있으며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기도 한다. 미 국무부 추산에 따르면 산하 직원들은 전 세계에서 1500만 명 이상을 접촉한다. 국무부 페이스북 계정에 ‘좋아요’를 클릭한 사람은 33만 명이나 된다. 오늘날 미 외교관들은 거리가 있는 인물이란 기존 평판을 빠르게 극복하는 중이다.



 하지만 소설 미디어는 과연 더 나은 외교관을 만들거나 난제 해결에 도움이 됐을까. 만일 그렇다면 전 세계에는 중재되지 않는 위기, 수그러들지 않는 위기가 왜 이리 많은가. 시리아 내전, 이집트 대량 학살, 악화일로인 미국·러시아 관계 등등 말이다.



 21세기 외교는 그 야단법석에 불구하고 실제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외교는 입장이나 발표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관계 개선을 위해 갖은 공을 다 들이고, 고약한 정부를 다루기 위해 가능성의 문을 열어놓는 게 외교다.



 앤 피터슨 이집트 주재 미국 대사는 미디어, 특히 소셜 미디어에서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용감하게도 무슬림형제단 정부와 대화 창구를 유지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의 행위는 유능한 외교관이라면 마땅히 할 일이다. 양측 모두와 관계를 유지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으려 노력하는 일 말이다. 사실 (이슬람을 기반으로 하는) 무슬림형제단과 세속주의 야당 모두가 미국이 상대 측과 관계를 맺는 데 대해 불평했다. 이런 유형의 사적이고 전통적인 의사소통은 외교의 정신이자 영혼으로 남아 있다.



 이와 유사하게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 프로세스를 회복시키려는 용감한 노력을 시작했다. 그의 전략을 아는 대중이 지극히 적다는 사실로 미뤄 볼 때 그는 소셜 미디어를 열심히 활용하는 인물이 아니다. 다시 말해 그는 생각을 입 밖에 내지 않는다. 그럼에도 신뢰를 확보해 양측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었다. 신뢰는 외교관의 법정화폐와 같은 것이다.



 피터슨이나 케리의 노력을 미국이 시리아에서 한 행동과 대조하는 건 조금 불공평할지 모른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정부는 미디어의 강한 기대에 부응하려고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과의 관계를 단절했다. 야당을 공개 지지하고 알아사드의 즉각 제거를 요구했다. 미국은 그 이후 어떤 조치가 뒤따라야 하는지를 명확히 밝힌 적이 없다. 그저 선거 프로세스 정도를 거론했을 뿐이다. 선거는 시리아처럼 분파적 경향이 강한 분쟁에선 그저 공들인 인구조사에 지나지 않는다. 정치 지도자는 자신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운 프로세스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알아사드처럼 강인하고 끔찍한 인물은 더욱 그렇다.



 미국을 포함해 세계 모든 나라의 외교관은 소셜 미디어의 팔로어 숫자를 엄청나게 늘리는 것을 추구하기보다 다음과 같은 사실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외교관이란 분쟁이 발생하기 쉬운 사회의 모든 파벌과 신뢰를 구축하고 있어야 하며 평화를 위해 기꺼이 모험을 하려는 지도자를 찾아야 한다’. 총질이 끝나고 대화가 진행되면 비로소 외교관들은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며 트윗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덴버대 교수 전 주한 미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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