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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후보 추천위에 전화했지만 통상적인 연락"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사장 자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시라도 빨리 새 수장을 찾아야 할 상황이지만 선임 절차가 급작스레 중단되면서 수장 공백이 길어지게 됐다. 21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사장 선임 절차를 공모 단계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결정하면서 만성적인 적자 탈피와 용산개발 중단 같은 현안을 풀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슈추적] 코레일 사장 공모 두 달 만에 원점으로 … 무슨 일 있었나
추천위 "정일영 후보 뽑으라 압력"
국토부 "공정하게 뽑아달라 요청"

 당초 공공기관운영위는 이날 코레일 사장 최종 후보 1~2명을 정할 예정이었다. 계획대로라면 최종 후보에 대한 국토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의 임명 결정을 받으면 된다. 하지만 공공기관운영위는 코레일이 올린 3인의 후보에 대해 모두 불가 결정을 내렸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토부가 사장 선임 과정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났다”며 “추천을 강행하면 논란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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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레일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코레일은 정창영 전 사장 퇴임 이후 사장직 공모를 실시해 22명의 지원자를 받았다. 코레일은 임원추천위원회를 만들었고, 지난 2일 후보군을 6명까지 압축했다. 이후 국토부 간부가 추천위원들에게 후보자 중 한 명인 정일영(56)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에 대한 편의를 봐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토부가 교통정책실장 출신인 정 이사장을 차기 사장으로 선호한다는 소문은 이전부터 퍼져 있었다.



 22일 국토부는 전화를 건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하지만 “통상적인 수준의 업무 연락을 했을 뿐”이라며 “사장 인선에 국토부가 개입하려고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후보자가 20명 넘게 난립하면서 상대방을 음해하는 각종 투서가 이어졌다”며 “이럴 때일수록 더욱 공정하고 능력 있는 인사를 뽑아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재부가 사실관계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코레일 노조와 일부 정치인의 과격 발언에 눈치를 보고 무효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사장 후보 추천 과정에 참여한 김현철(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코레일 비상임이사의 생각은 달랐다. 김 이사는 “국토부에서 직접 연락을 받은 것은 아니다”면서도 “상급 부처의 이 같은 요구가 있었을 때, 추천 위원들이 이를 원론적인 수준의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추천위원들도 국토부가 특정인(정 이사장)의 사장 선임을 내심 바라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이 같은 전화는 사실상 압력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철도노조 등은 절차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며 이달 중순부터 무효를 주장해왔다. 20일엔 서승환 국토부 장관과 김경욱 철도국장에 대해 “직권을 남용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21일엔 세종시 기획재정부 청사 앞에서 관련 집회도 열었다. 정치권도 이 같은 주장을 지원했다. 같은 날 오전 설훈 민주당 의원과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낙하산은 없다’던 대통령의 약속을 깨버린 국토부의 인사 행위에 대해 엄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결국 공공기관운영위원장인 현오석 부총리가 이런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김경욱 철도국장은 당시의 통화 내용을 묻는 기자의 물음에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코레일 사장 선임이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국토부가 추진 중인 ‘철도산업 발전전략’과 관련이 있다. 이 전략의 핵심은 내년 완공 예정인 ‘서울 수서~광주 구간 KTX’, 이른바 ‘수서발KTX’ 운영사를 세우는 것이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코레일은 30%의 지분을 출자해 수서발KTX를 자회사로 운영하게 된다. 하지만 철도노조 등은 “고속철도 민영화를 위한 수순”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할 코레일 사장을 국토부가 원했고, 그중에서 국토부 정책에 친화적인 것으로 알려진 정 이사장을 지원하는 사실상의 압력 행사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배석주 국토부 철도산업팀장은 “수서발KTX에 대한 나머지 70% 지분은 공공자금으로 출자될 예정이어서 민영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세종=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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