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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울산은 제2의 디트로이트가 되려는가

차상은
사회부문 기자
21일 울산의 몇몇 신문 1면에는 독특한 광고가 실렸다. 제목은 ‘소득 상위 5%, 세계 자동차업계 최고 수준 임금에도 파업 투쟁만 한다’. 20일부터 하루 두 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광고는 김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이 실은 것. 골자는 대략 이랬다. ‘현대차 근로자 1인 평균 급여(연봉)가 9400만원이다. 우리나라 가구 소득 상위 5%에 해당한다. 그런 현대차 노조가 올해 교섭에서 2000년대 들어 가장 많은 요구를 하고 있다. 경제 현실을 감안하면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세계 자동차 시장을 호령하던 미국 디트로이트의 흥망성쇠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내용에 과장은 없었다. 실제 현대차 직원은 연봉을 그만큼 받는다. 그럼에도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 협상에서 손을 크게 벌렸다.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줄 것, 상여금을 월 통상임금의 750%에서 800%로 늘릴 것 등이다. 전부 관철되면 연봉을 1인당 3000만~4000만원 더 받게 된다.



 이뿐 아니다. 복지 요구도 있다. 정년을 58세에서 61세로 늘릴 것 등이다. 이쯤에서 2009년 파산한 미국 자동차회사 GM을 떠올렸다면 지나친 것일까.



 GM은 일본 차가 몰려오는데도 노조가 파업을 일삼고, 퇴직자에게까지 의료비를 지원하다 파산했다. 여파는 간단치 않았다. 주력 기업이 흔들리자 소재지인 디트로이트가 슬럼화되면서 결국 올해 파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노조 요구에 휩쓸린 자동차회사의 몰락이 도시에 파경을 가져온 것이다. 김 회장이 광고에서 ‘디트로이트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한 이유다.



 현대차 노조가 유념해야 할 점은 또 있다. 곁에서 씁쓸히 파업을 바라보는 협력업체 근로자들이다. 경주의 한 협력업체 직원 김모(28)씨는 “우리보다 두세 배 많이 돈을 받으면서도 매년 파업하는 걸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이어 “현대차가 파업을 할 때마다 우리 회사가 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제발 우리 입장도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마음을 현대차 노조는 얼마나 헤아렸을까. 협력업체의 뒷받침 없이는 오늘날 현대차 직원들이 높은 임금과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없었을 텐데 말이다.



 김 회장이 얘기한 것처럼 현대차 근로자는 소득으로 볼 때 평균적으로 대한민국 상위 5%에 속한다. 소득 지위가 높다면, 그에 걸맞게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다음과 같은 울산시민 이상환(57)씨의 얘기에 귀 기울이면서 말이다. “우리는 결코 제2의 디트로이트가 되고 싶지 않다.”



차상은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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