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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따로 사회공헌 기준, ISO 26000으로 통일

어둠이 내려앉은 바다는 유난히 거칠고 차갑다. 이때 묵묵히 바닷길을 비춰주는 등대는 든든한 길잡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가이드 라인
법규 준수 포함 7개 원칙 적용
유럽 국가들 2011년 이미 채택
전세계 1만여 기업·단체 사용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한 해 지출액이 3조원을 넘었고, 활동 분야와 방식도 가지각색이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세계 각국의 기업을 포함한 모든 조직이 환경, 인권, 복지 등의 사회적 책임 활동에 대해 협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이들의 가이드라인이 돼 줄 등대를 만들었다. 바로 ISO 26000(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표준)이다.



 ISO 26000은 책임성, 투명성, 윤리적 행동, 이해 관계자의 이익 존중, 법규 준수, 국제 행동 규범, 인권 등 7개의 원칙을 바탕으로 조직 거버넌스, 인권, 노동관행, 환경, 공정 운영 관행, 소비자 이슈, 지역사회 참여와 발전 등의 핵심 주제로 구성됐다. 전 세계적으로 1만여 개가 넘는 기업 및 단체가 사용하고 있다. 이미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지역 국가들은 이미 2011년에 ISO 26000을 채택했으며, 미국·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 등도 2012년에 이를 채택했다. 우리 정부 역시 지난해 8월 30일 ISO 26000의 한국표준 버전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지침(KS A ISO 26000)’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국내선 2009년부터 다양한 정책 시행=정부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지침’을 발표하기 전인 지난 2009년부터 ISO 26000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ISO 26000 시행에 도움이 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원장 성시헌)과 한국표준협회(회장 김창룡)가 사회적 책임 전문가 과정을 개발해 실시했다. ISO 26000의 내용이 무엇이며,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한 교육이다. 사회적 책임 전문가 과정은 현재까지 52회 개최됐다. 올해 하반기에도 4회 개최될 예정이다.



 2010년에는 ‘사회적 책임 이행수준 진단 체크리스트’를 개발했다. ISO 26000에 어느 정도 대응하고 있는지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도구다.



 기술표준원 조영돈 사무관은 “ISO 26000의 용어와 개념이 이해하기 쉽지 않고, 각종 표준, 규범 등과 관련돼 있어 ISO 26000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애로점이 있다”면서 “이러한 점을 보완하고, 국내 기업들이 ISO 26000을 스스로 이행할 수 있도록 정부가 체크리스트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는 ISO 26000에서 제시하는 사회적 책임 체제구축 프로세스 진단(360)과 성과 진단(640점)으로 이뤄진다. 결과는 점수에 따라 4단계로 나뉜다.



 이어 기술표준원은 ISO 26000 이행가이드와 SR보고서작성시스템도 개발했다.



 ISO 26000은 ISO 9000이나 14000과 달리 ‘인증을 위한 표준’이 아니다. 때문에 세계 각국의 다양한 기관과 기업들이 적용에 있어 각각 다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ISO, 인증금지 의사 표명=ISO는 지난 2010년 11월 30일자 보도자료 ‘이것은 아주 분명하다.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지침 기준인 ISO 26000에 대한 인증은 없다.(It’s crystal clear. No certification to ISO 26000 guidance standard on social responsibility.)’를 배포해 ISO 26000의 인증을 명확하게 금지하는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요지는 ISO 26000 인증은 ISO 26000의 제정 정신에 맞지 않으며, 인증을 제공하는 기관은 중앙사무국에 신고하라는 것.



 전문가들은 ISO의 이러한 입장이 기업에게는 고민이 된다는 시각이다.



 KSA 지속가능경영센터 오선태 책임연구원은 “기업들이 ISO 26000을 어떻게 적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지에 대한 혼선을 겪고 있다”면서 “단순히 ISO26000을 한두 번 읽어보고 도입했다고 말한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회공헌정보센터 임태형 소장은 “ISO 26000이 제정되기 직전에는 ISO 9000이나 ISO 14000처럼 기업 활동에 부담이 있으리라 예상했는데, 오히려 인증제도가 아닌 권고 지침이라 생기는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의 기업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ISO 26000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유럽, 남미, 일본에서 ISO 26000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적용 방식은 조직 자체적으로 진단 방식을 개발하고, 관련 계열사를 진단해 주요 성과지표(KPI)를 도출하는 것이다. 이 방식을 적용한 기업으로 일본의 도시바(Toshiba)가 있다.



 국내에도 이 같은 방식을 채택한 기업들이 있다. GS칼텍스는 2010년 11월 ISO 26000의 최종 초안을 기반으로 해 자체 진단 툴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조직의 전반적·사회적 책임 수준을 검토했다. 취약한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 실행 과제를 만들어 최고경영진의 승인 아래 추진하고, 그 결과를 지속가능성보고서에 공개했다. 지난해에는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CSR 주요성과지표를 도출해 관리하고 있다. LG, 두산 등도 내부 진단을 실시하고 관리하고 있다.



 ◆인증기관 인증 획득 사례도 있어=국가 공적 기관이 제시하는 진단툴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볼보그룹은 스웨덴표준기구(the Swedish Standards Institute)에서 공개한 ISO 26000 자가선언 체크리스트에 따라 진단한 결과를 공개했다. 국내에서도 DGB금융지주를 비롯한 많은 기업이 기술표준원이 발간한 ‘ISO 26000 진단 체크리스트’를 활용하고 있다.



 ISO는 금지했지만, ISO 인증기관에서 인증을 획득하거나 이슈에 따른 활동을 지속가능성보고서에 공개하는 곳도 있다. 에어 프랑스사는 프랑스계 ISO 인증기관에서 인증을 받았다. 이탈리아 인증기관 RINA는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의 통신회사 BT와 일본 도요타(Toyota)는 관련내용을 지속가능성보고서에서 공개하고 있다.



 오선태 책임연구원은“ISO 26000은 인증 표준이 아니기 때문에 그 적용 여부를 외부에 알릴 수 있는 공인된 방식이 없어 다양한 형태의 적용 방식이 생겨났다”면서 “외부의 공신력 있는 전문기관을 통한 적절한 진단을 실시해 검증된 지속가능성보고서로 그 성과를 공개해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설득력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ISO 26000=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개발한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 지침서다. 90여 국가의 전문가와 40여 국제단체에 소속된 사회적 책임전문가가 참여해 개발한 가이던스(Guidance) 표준으로 이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것인지 여부는 각 기업 및 조직의 결정에 따른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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