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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숙과 미숙, 너무 다른 메르켈과 아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다하우 나치수용소 터를 방문한 것은 역사적이다. 단순히 현직 독일 총리로서 처음 나치수용소 유적을 방문해서가 아니다. 지난해 재통일 20주년을 맞은 독일은 현재 유럽 최강국이며 그 국력을 바탕으로 독일 총리는 국제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메르켈의 다하우 방문은 그럼에도 침략의 과거사에 대해 반성의 자세와 겸허한 태도를 변함없이 유지하는 평화국가 독일을 상징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로써 독일은 진정으로 과거사를 반성하고 전쟁 재발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품격 있는 나라로 다시 한번 국제사회에 각인됐을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수용소 벽에 헌화하고 머리를 숙였으며 휠체어를 탄 93세의 홀로코스트 생존자 막스 만하이머와 함께 비극의 현장을 둘러봤다. 방문 시간은 15분에 불과했지만 그 반향은 길 것이다. 이날 방문은 1970년 빌리 브란트 당시 서독 총리가 폴란드 바르샤바의 유대인 게토 봉기 기념 조형물을 찾아 헌화한 뒤 무릎을 꿇은 ‘바르샤바의 무릎 꿇기’에 버금가는 ‘다하우의 고개 숙이기’로 기억될 것이다. 브란트의 당시 행동은 과거 나치 침략을 받았던 동유럽권과 서독의 화해를 이끄는 촉매로 작용하고 그가 7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이유의 하나가 됐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메르켈은 이날 “깊은 슬픔과 부끄럼을 느낀다”며 “나의 방문이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미래로 잇는 다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책임 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미래지향적인 발언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8·15 기념사에서 93년 이후 빠뜨리지 않았던 한국·중국 등 에 대한 반성과 애도의 표현을 빼버렸다. 역사적 부채가 있는 한 나라가 어떻게 다시 태어나 시대를 이끌 수 있는지, 한 지도자가 어떻게 국민과 국제사회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지 아베는 메르켈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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