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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40% 안전검사 미필 … 무더기 폐쇄되나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 놀이터 놀이기구에 ‘폐쇄’ 안내가 붙어 있다. 이 기구는 설치검사에서 불합격돼 이용 중지됐다. 모든 놀이터는 2015년 1월까지 설치검사를 받아야 한다. [고양=김성룡 기자]


지난 11일. 서울시 동대문구 청량리동 M아파트 단지. 미끄럼틀 3개와 시소엔 노란색 노끈이 감겼다. 아이들은 보이지 않고 주변엔 잡초가 무성했다. 출입구엔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따라 사용이 금지됐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이 아파트 단지 놀이터 5곳은 지난 5월 폐쇄됐다. 놀이기구 간 간격이 좁아 안전성 평가를 위한 설치검사를 통과하지 못해서다. 두 딸(6·3살)을 둔 김수현(37·여)씨는 “아파트 놀이터가 폐쇄된 후론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다른 아파트 놀이터에 아이들을 데리고 간다”며 “언제 놀이터가 다시 열리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2015년 1월까지 검사 모두 마쳐야
현재 서울서만 345곳 임시 폐쇄
고칠 돈 부족해 주민끼리 다툼도



 놀이터 대란(大亂)이 다가오고 있다. 데드라인은 2015년 1월 26일이다. 2008년 제정된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따라 전국의 어린이 놀이터는 이날까지 대한산업안전협회 등 안전행정부가 위탁한 전문 기관의 설치검사를 마쳐야 한다. 설치검사를 받지 않거나 불합격된 놀이터는 폐쇄된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어린이 놀이터는 전국적으로 총 6만2315곳. 이들 가운데 2만4236곳(39%)이 올해 7월 말까지 설치검사를 받지 않았다. 설치검사를 받았으나 안전기준 미달로 폐쇄된 놀이터도 늘고 있다. 강남구 삼성동 I아파트 놀이터를 비롯해 강남구에서만 올해 놀이터 3곳이 폐쇄됐다. 서울 마포구(15곳)·동대문구(10곳) 등에서도 놀이터 폐쇄가 잇따르고 있다.



 19일 현재 서울시에서만 345곳의 놀이터가 이용 중지됐다. 서울시 전체 놀이터 8847곳 중 3025곳이 안전검사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 이용 중지되는 놀이터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안전교육협회 윤선화 대표는 “법 제정 후 6년이 지나도록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설치검사가 이뤄지지 않은 건 정부와 아파트 관리 주체 모두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예산이다. 놀이터 한 곳당 설치검사료는 3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기준을 미달해 놀이기구를 교체할 경우 비용이 만만치 않다. 미끄럼틀 등 다양한 놀이기구가 결합된 조합형놀이대는 대략 3000만원 수준. 개중에는 8000만원 이상 나가는 것도 있다. 교체 비용이 부담스러워 놀이터를 없애려는 아파트 단지도 있다. 동대문구 청량리동 M아파트는 단지 내 놀이터 5곳 중 2~3곳만 선택적으로 정비하고 나머지 놀이터는 없앨 계획이다. 이곳은 법 제정 전인 2007년 무렵 8000만원을 들여 놀이터를 정비했지만 설치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이 아파트 관리과장은 “놀이터 5곳을 정비하려면 최소 7000만~8000만원이 든다”며 “장기수선충당금과 구청 지원을 포함해 4000만원 정도의 예산만 확보가 돼 일부만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놀이터 개선 사업을 놓고 주민 간 갈등이 생긴 곳도 있다. 경기도 부천시 상동에 있는 H아파트 단지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지난 2007년 시 예산과 장기수선충당금 등을 합쳐 시설 개선 사업을 벌였지만 지난 2011년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사용에 큰 문제가 없는데 다시 수천만원을 들여 보수를 하자니 놀이터를 이용하지 않는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놀이터 대란을 앞두고 지자체들은 예산 부족으로 비상이 걸렸다. 서울 마포구는 올해 공공주택개선사업 예산(1억4000만원) 중 1억2500만원을 관내 아파트단지 놀이터 15곳의 개선비로 지원했다. 하지만 이는 마포구 내 아파트단지 놀이터 202곳 중 일부에 불과하다. 동대문구는 올해 놀이터 개선 예산으로 5200만원을 책정했지만 정비 대상(82곳)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전국적으로 놀이터 폐쇄가 잇따르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책은 전무하다. 안행부 임상규 생활안전과장은 “기재부에 예산을 신청했지만 중앙정부가 관리 주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현재로선 지자체 등을 독려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서영숙(아동복지학) 교수는 “선진국일수록 어린이 놀이시설에 국가 지원이 많다”며 “어린이들의 복지 차원에서 정부와 민간 모두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안효성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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