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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로 금속가공유 개발 … 세계 시장에 도전"

김광순 한국하우톤 회장이 충남 아산에 있는 중앙연구소에서 콩·유채·팜 등 식물성 원료로 만든 금속가공유 시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아산=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10년간 자체 개발한 신제품을 충분히 검증했습니다. 창립 40주년이 되는 올해는 세계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질 차례입니다.”

김광순 한국하우톤 회장
R&D에 10년간 투자 '텍틸' 만들어
작업자 건강 챙기고 기계 수명 늘려
중간 추출 물질도 팔아 판매가 낮춰



 김광순(74) 한국하우톤 회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일반인에겐 낯선 이름이지만 한국하우톤은 지난해 매출 2050억원을 올린 금속가공유 분야의 ‘절대강자’다. 금속가공유는 기계류를 깎아내는 절삭(切削·cutting) 공정에서 마찰을 줄여 정밀도를 높이는 특수 윤활유를 가리킨다. 이 회사의 금속가공유 분야 점유율은 30%가 넘는다.



 김 회장은 “1973년 하우톤과 지분 50대50으로 합작 설립했으나 지금은 미국 본사에서 탐내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췄다”고 자랑했다. 하우톤은 1865년 미국에서 설립된 윤활유 전문업체로, 지난해 인도계 힌두자그룹에 인수됐다. 출생 이력으로 따지면 글로벌 기업과 합작으로 태어난 ‘변방의 회사’가 본사에 큰소리를 치는 격이다. 김 회장은 “연구개발(R&D)에 10년을 투자한 고유 브랜드 ‘텍틸(Tectyl)’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하우톤은 2003년 콩과 피마자·유채·팜 등 식물성 원료로 만든 금속가공유 ‘텍틸’을 세계 최초로 내놓았다. 금속가공유의 품질은 얼마나 잘 깎느냐, 녹이 슬지 않느냐, 기계 수명을 연장하느냐가 좌우한다. 김 회장은 “텍틸을 접한 주요 고객들로부터 ‘윤활성이 뛰어나고 기계 수명을 최대 50% 늘렸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기존 금속가공유는 석유계 오일에 화학첨가제를 섞어 만든다. 제품에 중금속과 발암물질이 섞여 있어 작업자 건강 악화, 환경오염 논란이 있었다. 한국하우톤은 100% 천연 원료를 사용해 이 같은 문제를 단숨에 해결했다. 현장 근로자들은 “까닭 모를 피부 염증이 사라졌다”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김 회장은 “제조 공정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이라며 “독일·영국·일본 등에서 특허를 취득했거나 출원한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는 친환경 분야에서 쌓은 실력을 디딤돌 삼아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을 본격 공략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출시 10년 만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어서면서 해외 진출에 대한 자신감이 붙은 것이다. 김 회장은 “현재 중국 공장 증설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텍틸은 개발 과정이 흥미롭다. 문제는 경제성이었다. 석유류에 비해 식물 원료는 2~5배 비싸다. 유럽에서도 몇몇 업체가 식물성 금속가공유 개발에 성공했으나 값이 비싸 양산 단계에서 포기한 적이 있다. 한국하우톤은 김치를 만드는 ‘발효’ 기술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연구실 한쪽에 쌓아둔 콩 더미가 스스로 발효하면서 새로운 물질로 변하는 것을 보고 신제품 개발의 실마리를 잡은 것이다. 김 회장은 “배추가 김치와 다른 물질이듯 콩을 발효시켜 만든 신물질은 식물 특유의 부패 문제도 나타나지 않는 훌륭한 원료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가 판매하는 친환경 금속유는 드럼(200L)당 65만원가량. 일반 제품(약 52만원)에 비해 비싸지만 기계 수명 연장을 감안하면 경쟁력 있는 수준이다. 김 회장은 웃음을 지으며 가격을 낮춘 숨은 노하우를 공개했다.



 “식물성 원료에서 추출한 피토스테롤·토코페롤 등 중간물질은 화장품 회사에 판매합니다. 덕분에 텍틸 판매가격을 확 낮출 수 있었지요. 본사에서 우리의 해외 진출을 경계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목표요? 일단 2020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겁니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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