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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구 "제2의 허재요? 말도 안 돼요"

김민구는 결정적인 순간 집중력을 발휘하는 타고난 해결사다. 김민구는 지난 16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도 무려 27점을 올렸다. 김민구가 KCC전에서 레이업슛을 하는 모습. [뉴스1]


경기 운영이 탁월한 김태술(29·KGC), 승부사 기질이 강한 김선형(25·SK), 활동량이 풍부한 양동근(32·모비스), 슈팅이 좋은 조성민(30·KT)…. 한국 남자 농구의 주축 선수다. 하지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선수권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한 선수는 따로 있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대학생 김민구(22·경희대·1m91cm)였다.

아시아선수권, 프로·아마 최강전
코트 휘저은 스물두 살 스타
난 농구에 재능 있다고 생각 안 해
양동근, 경기 전 후 메모 벽에 붙여



  김민구는 이번 아시아선수권에서 경기당 12.8점으로 대표팀 최다 득점을 올리며 한국을 3위로 이끌었다. 덕분에 한국은 16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월드컵) 출전권을 땄다.



 김민구는 필리핀과 준결승, 대만과 3~4위전을 합쳐 3점슛 10개를 포함해 무려 48점을 쏟아냈다. 빅매치에서 더 돋보인 김민구에게 ‘제2의 허재’라는 별명이 붙었다.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대회 베스트 5에도 뽑혔다.



 김민구는 지난 16일 프로-아마최강전에서 허재 감독이 이끄는 프로팀 KCC를 맞아 27점·8리바운드·5어시스트로 팀의 70-56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경희대 체육관에서 김민구를 만났다. 낯을 가리는 내성적 성격이었던 그는 예전과 달리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아시아선수권 이후 달라진 인기를 실감하나.



 “대회를 마치고 입국하는데 ‘금의환향’이라고 써진 현수막도 있더라(웃음).”



 -‘제2의 허재’라고 불린다.



 “솔직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과분한 평가다. ‘대표팀에서 잘하고선 국내에서 못하면 어쩌나’라고 걱정하고 있다.”



 -대회 후반부로 갈수록 잘했는데.



 “유재학 감독님이 중국과 1차전이 끝난 뒤 ‘어제는 처음이라 얼었지? 괜찮아. 첫 경기는 누구나 다 그래. 다음부터는 자신 있게 슛 쏴라’고 말씀하셨다. 그게 큰 힘이 됐다.”



 -대표팀 선배들을 보고 배운 게 있나.



 “모범적인 걸로 유명한 양동근 형과 룸메이트였다. 경기 전후로 A4용지에 메모한 내용을 벽에 붙여놓고 보시더라. 조성민 형은 힘이 좋고 슈팅 밸런스가 잘 잡혀서 플레이에 여유가 있다. 훈련할 때 성민 형 옆에 붙어서 많이 따라 하려고 했다.”



 -대표팀 기간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6월 24일 연습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 그날 저녁 슛 연습을 하는데 성민 형이 슛 똑바로 안 쏘냐며 집합을 걸었다. 엄청 긴장했다. 그때 갑자기 체육관 불이 꺼지면서 (내) 생일 케이크가 들어오더라. 눈물이 왈칵 나왔다.”



 김민구는 “나는 농구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운동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무심코 잡았던 농구공이 자신의 인생을 이렇게 바꿔놓았다. 김민구는 올해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종규(22·2m7cm·경희대)와 함께 유력한 1순위 후보로 꼽힌다.



 -농구는 어떻게 시작했나.



 “태권도를 하다가 수원 매산초 3학년 때 아버지 권유로 시작했다. 일주일 만에 힘들어서 안 한다고 했다. 그런데 감독님과 형들이 잘해줘서 생각이 바뀌었다. 공부하기 싫었던 것도 있다. 그래도 이렇게 오래 할 줄은 몰랐다. 나는 농구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운이 좋은 케이스다.”



 -대학 동기 김종규에게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삼일상고 3학년 겨울 때 낙생고의 종규가 경희대에 같이 가자고 했다. 처음엔 싫다고 했지만 경희대에서 끈질기게 설득해 함께 진학했다. 종규와 같이 있지 않았다면 이렇게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대표팀에서 녹색 옷을 자주 입어 동부(홈 유니폼이 녹색)로 가고 싶어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다던데.



 “사복을 입을 일이 없어 티셔츠를 하나 가지고 갔는데 그게 하필 녹색이었다. 그걸 보고 형들이 ‘너 동부 가냐’고 하더라. 이승준(35)·김주성(34·이상 동부) 형은 그 옷을 보더니 어깨동무를 하며 당장 동부로 가자고 하셨다(웃음).”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



 “롤모델은 따로 없다. 양동근의 수비, 김태술의 리딩, 김선형의 테크닉, 조성민의 슛 등 장점을 모두 빼오고 싶다. 궁극적인 목표는 오래 선수 생활을 하며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것이다. 서장훈(은퇴) 형처럼 말이다.”



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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