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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달콤한 세금폭탄론에 숨은 독

김경진
정치국제부문 기자
“정부 여당에서 경제 정책의 실패를 서민과 중산층에게 세금으로 전가를 하고 있다. 이런 ‘세금폭탄’을 서민들에게 퍼붓기 전에 씀씀이와 낭비부터 줄여야 할 것이다.”



 이 말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얼마 전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외쳤을 법한 이 말. 사실은 박근혜 대통령의 말이다. 2005년 9월 1일 한나라당 대표 시절 ‘세금 인상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한 얘기다.



 ‘세금폭탄’이란 말의 위력은 대단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로 대표되는 노무현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치명상을 입혔다. 그해 10·26 재·보궐 선거(한나라당 4대 열린우리당 0)와 이듬해 5·31지방(기초·광역단체장 한나라당 167대 열린우리당 20) 선거에서 당시 야당이 압승하는 데 세금폭탄론이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도 많다.



 한나라당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이 용어가 8년 뒤인 2013년엔 부메랑이 되어 새누리당으로 돌아왔다. 민주당은 14일에도 땡볕에서 장외투쟁을 하며 “(정부가)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우왕좌왕하다가 결국에 내놓은 게 더 확실한 중산층 ‘세금폭탄’(김한길 대표)”이라고 주장했다.



 세금폭탄론의 맛을 본 민주당 역시 그 자극성에 중독된 듯하다. ‘유리지갑’이라는 봉급생활자들의 민감한 정서를 건드리면서 쉽게 대중을 화나게 할 수 있는 마법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금폭탄론은 궁극적으론 어느 정당에든 ‘독(毒)’이 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이 만든 세금폭탄론이 새누리당으로 되돌아온 것이 그렇다. 국민에게도 손해다. 경제 문제가 정치화되다 보니 정작 차분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어야 할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엔 어떨까. 당장은 주효할지 몰라도 세금폭탄론을 부각하면 할수록 민주당은 자기모순에 빠질 수밖에 없다.



 “보편적 복지를 명기한 정당이 보수적 자유주의 정치세력의 전매특허인 ‘세금폭탄론’을 꺼내 드는 건 정치적 자살행위(이상구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집행위원장)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공약 재원으로 새누리당(135조원)보다 더 많은 192조원을 제시했었다. 당시 민주당은 재원조달 방안으로 ▶‘부자 감세’ 철회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 등을 들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증수(增收) 효과는 크지 않다고 지적한다. 결국 민주당이 앞으로 집권한다면 새누리당보다 더 크게 증세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약속을 지키겠다면 말이다. 지금 세금폭탄론을 얘기하는 민주당은 그땐 무슨 논리로 증세를 합리화할 건가.



김경진 정치국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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