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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금전적 이익 거의 없어 … 대출 동의 꺼릴 듯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목돈 안 드는 전세’ 제도가 이번 달부터 시행된다. 우리·국민·하나·신한·농협·기업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은 23~27일 평균금리 4%의 관련 대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목돈 안 드는 전세 시행 등의 내용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공포된다고 12일 밝혔다.



[뉴스분석] '목돈 안 드는 전세' 대출 월말 시행
금리 4% … 기존 대출보다 낮지만
집주인 참여 없으면 실제 효과 없어
국토부 "목돈 필요한 집주인에 유용"

 목돈 안 드는 전세 대출은 전세 보증금으로 고통 받는 ‘렌트 푸어(Rent poor)’ 지원 방안 중 하나로 4월 1일 발표한 부동산 종합대책에서도 예고됐다. 전셋집을 얻고는 싶지만 신용도가 낮아 보증금을 대출받기 어려운 세입자를 위해 집주인의 담보 능력을 빌리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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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 아파트 3채를 갖고 있는 A씨를 가정해 보자. A씨는 나머지 2채에 전세를 놓고 있다. 보증금은 각 2억원씩이다. 금리가 낮아져 전세에 따른 수익이 변변치 않다고 생각한 A씨는 계약이 끝나는 올해 말 세입자 B·C씨에게 5000만원씩 보증금을 올려달라고 할 계획이다. 그런데 B·C 입장에선 요즘 전셋값이 뛰고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연말까지 5000만원을 마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도 대출금 잔액이 있어서 은행에서 추가로 돈을 빌리기도 어렵다. A씨도 돈 때문에 세입자를 쫓아내는 상황은 피하고 싶다. 이럴 때 목돈 안 드는 전세를 활용하면 된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세입자 B·C는 은행에서 목돈 안 드는 전세로 돈을 빌려 전세보증금 5000만원씩을 A에게 낸다. B·C는 이 돈에 대한 이자를 매월 은행에 낸다. 나중에 전세계약이 끝나면 A가 보증금을 B·C에게 주지 않고 은행에 직접 반환하는 상품이 목돈 안 드는 전세다. 국토부는 이 돈에 대한 은행의 우선변제권을 인정하도록 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담보력이 높은 A를 믿고 돈을 빌려줄 수 있어 금리가 낮아지고, B·C는 그만큼 돈을 빌리기가 쉬워진다. 또 다른 방법은 은행이 5000만원을 빌려주면서 A씨 집을 담보로 잡는 것이다. 이는 전세 재계약을 할 때만 가능하다.



 이 같은 제도는 A씨 같은 집주인들이 꺼리기 쉽다. 그래서 정부는 집주인을 위한 세금 등의 유인책을 마련했다. 해당 대출금으로 납부되는 보증금 소득공제, 대출이자 납입액에 대한 소득공제, 재산세·종부세 감면 같은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다. 또 해당 주택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금융회사 자율로 적용토록 하고, 60%까지로 제한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70%로 높여주기로 했다. 예컨대 A씨가 5억원짜리 집에 대해 3억5000만원까지 은행에서 빌릴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A씨(근로소득 5000만원, 금리 4% 가정)의 사례를 통해 연간 168만원의 세금·수수료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종 공제로 60만원의 소득세를 덜 내고, 재산세와 종부세는 각각 9만·24만원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부동산 중개료 1년치에 해당하는 75만원도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본지 조사 결과 목돈 안 드는 전세는 집주인 입장에서 금전적 이익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입자는 목돈 안 드는 전세 대출금 이자를 은행에 달마다 내는데, 이는 실제 월세를 내는 것과 같다. 그래서 세입자 B·C가 대출금에 대한 이자 상당액(연 200만원씩)을 A에게 월세로 지급하는 방식을 가정했다. B·C는 은행의 대출심사를 받는 번거로움을 피하고 신용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 같은 방식을 선호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A는 연 소득이 400만원 늘어나는 대신 목돈 안 드는 전세에 따른 세금·수수료 절감 혜택을 포기해야 한다.



 이럴 때 A는 80만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월세 수입 증가액(400만원)에서 이를 빼면 320만원을 손에 쥐는 것이다. 목돈 안 드는 전세를 이용할 때 얻는 이익(168만원)보다 크다. 이 때문에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한 목돈 안 드는 전세가 실제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김흥진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집주인·세입자 간 모든 계약에서 이 제도를 활용하라는 의도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며 “대출금 상환 등 목돈이 필요해 전세 세입자를 꼭 원하는 집주인이라면 이 제도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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