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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 세운 '옥탑방 고양이' 더위 먹은 대학로 흔들다

연극 ‘옥탑방 고양이’는 20대 젊은이들의 사랑과 일을 생생하게 다루며 드라마와 구분되는 연극 무대만의 현장성을 선사한다. [사진 악어컴퍼니]


푹푹 찌는 날씨처럼 올 여름 공연계도 지독한 더위를 먹은 상태다. 돈 버는 연극·뮤지컬이 거의 없다고 아우성이다. 이런 판국에 연일 관객이 꽉꽉 차는 연극이 있다. 바로 ‘옥탑방 고양이’다.

3년 4개월째 공연 … 연극무대 6000회 흥행 비결은



 ‘옥탑방 고양이’는 2010년 4월 개막했다. 3년 4개월여 만에 누적 공연횟수는 6000회를 넘겼다. 서울 누적 관객도 90만 명에 육박한다. 지난해엔 연극부문 판매 1위(인터파크 집계)에 올랐다. 스테디셀러로 10년 가까이 서울 대학로를 호령하던 연극 ‘라이어’와 ‘보잉보잉’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현재도 유료 점유율은 80%를 가뿐히 넘는다. 매달 수익금만 5000만원 안팎이란다. 그렇다고 겉이 화려하지도 않다. 공연장(대학로 틴틴홀)은 200석 남짓한, 허름한 극장이다. 그런데 이 연극은 어떻게 알토란 같은 물건으로 진화할 수 있었을까. 그 성공 비결을 알아본다. 대학로 연극의 또 다른 생존법이다.



1. 빠른 회전율



일반적인 공연은 일주일 중 하루(통상 월요일)는 쉰다. ‘옥탑방 고양이’는 연중 무휴다. 월요일 2회, 나머지 평일 3회씩 한다. 심지어 토요일엔 하루 5회 공연한다. 오전 11시30분, 오후 2시·4시30분·7시·9시20분 등 아침부터 밤까지 숨가쁘게 달린다. 일주일에 23회, 한 달이면 100회를 넘긴다.



 어떻게 이 많은 공연을 할 수 있을까. 다섯 개의 공연팀을 상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4개 팀은 서울 대학로 공연에 번갈아 출연하고, 나머지 한 팀은 지방 공연을 가거나 특별 행사를 뛴다. 공연팀의 컨디션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척도다.



 개막 이후 3년4개월간 잠깐씩 정비 기간을 가지며 모두 8개의 시즌을 거쳐왔다. 한때 서울 강남·신도림 등에서도 상설 공연장을 열었다. 현재는 다시 대학로 공연에만 집중하고 있다.



2. 싼 티켓, 싼 제작비



공식적인 티켓가격은 3만원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할인을 받으면 보통 1만5000원∼2만원으로 관람할 수 있다. 1만원짜리 티켓이 범람하는 대학로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극장은 200석 정도다. 한 회를 매진시킨다 해도 판매액은 대략 30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맞춰 회당 제작비도 200만원 아래로 낮춰야 했다. 스타 캐스팅은 언감생심, 출연진은 대부분 신인급이다.



 출연 배우는 고작 4명이다. 남녀주인공은 하나의 배역이지만, 나머지 두 명은 1인당 10역을 소화해야 한다. 회당 출연료는 10만원∼20만원. 무대도 나름 운용의 묘를 살려 변화를 주지만 기본적으론 원세트(one set)다. 모두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안간힘이다.



3. 단단한 스토리



단지 관람료가 싸다고 오래 살아남을 수는 없었을 터다. ‘옥탑방 고양이’ 흥행의 1등 공신은 역시 이야기다.



 일반인에게 ‘옥탑방 고양이’는 TV드라마나 책으로 친숙하다. 옥탑방을 둘러싼 젊은 남녀의 갈등이란 기본 설정은 연극 역시 유사하지만 전개 과정만큼은 전혀 다르다. 제작사인 악어컴퍼니 조행덕 대표는 “‘저 장면 봤던가?’라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 드라마를 압축·축약해선 답이 안 나온다. 전혀 다른 질감의 무대 스토리로 풀었다”고 했다.



 연극은 무엇보다 정신 없이 빠르다. 1인 다역을 하는 배우들이 느닷없이 등장해 깜짝 놀라게 하고, ‘훈남’의 남자 배우가 웃옷을 훌훌 벗어 여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관객과 애드리브를 하는 장면에선 웃음이 터진다.



 그래도 마지막엔 코끝을 찡하게 한다. 주인공인 두 남녀, 시골 처녀와 도시 남자의 갈등보다 오히려 의인화된 고양이가 가슴 한구석을 파고든다. 켜켜이 쌓여온 사연과 감정에 눈물 흘리는 이가 적지 않다. 조 대표는 “힘겹게 20대를 통과하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02-764-8760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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