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Chindia plus] 거꾸로 도는 ‘차이나 사이클’

#네덜란드 병



브라질에서 요즘 들려오는 소식은 불안하기만 하다. 경제는 침체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고, 거리에서는 극렬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010년 7.5%를 기록했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1년 2.7%로 밀리더니 지난해에는 0.9%에 그쳤다. 올 1분기는 0.6%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내년 월드컵을 반환해야 한다'라는 얘기마저 나온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과 함께 '세계 경제의 우등생'이라던 브라질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그 원인을 따지다 보면 '중국'이라는 요인을 만나게 된다.



경제가 좋았던 2010년, 브라질은 중국과의 교역에서 52억 달러 흑자(전체 교역량 546억 달러)를 기록했다. 주로 자원을 팔았다. 중국이 2008년 4조 위안의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며 건설 분야 투자를 늘리자 자원 수요가 늘었다. 철강석을 많이 수출했다. 그러나 자원을 제외하면 브라질은 그해 중국과 23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자원을 팔아 번 달러로 다시 중국 제품을 수입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게 끝이었다. 중국 역시 2011년 들어 건설 경기가 위축되고 원자재 수요가 줄어들면서 대(對)중국 수출이 급락했다.



‘네덜란드병(Dutch Disease)’이라는 말이 있다. 특정 자원부국이 자원 수출에 따른 외국자본 유입으로 일시적인 호황을 누리지만 물가와 통화가치 상승으로 인한 제조업 쇠퇴로 결국 경기 침체에 빠지는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다. '(중국에 대한) 자원 수출→달러 유입→자국 화폐 평가절상→제조업 분야 경쟁력 약화'의 악순환을 밟은 것이다. 월드컵 개최를 앞둔 브라질이 바로 그 병에 걸려 허덕이고 있다. 브라질에 '경이로운 성장 시기(Magic Moment)'를 제공한 나라가 중국이었다면 그 성장 시기를 끝낼 나라 역시 중국이었던 것이다.



브라질의 사례는 중국 경제의 성장과 침체가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의 경제학자 벤 심펜도퍼(Ben Simpfendorfer)는 이를 '차이나 사이클'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중국에 의한 경기 변동이라는 뜻이다. ‘차이나 사이클'은 1990년대 동아시아에서 시작됐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등장하면서 일본·한국·대만 등 인접국들은 그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기지 역할을 했다. 아시아 주요 국가의 대중국 수출 중 중간재(부품 또는 반제품)가 차지하는 비율은 대만 74%, 한국 72%, 일본 60%에 달한다. 브라질·호주 등 자원부국이 그다음으로 차이나 사이클에 편입됐다. 중국이 원자재를 마구 사들이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올랐고, 이들 자원부국은 가만히 앉아서 돈을 거둬들일 수 있었다. 1992년만 하더라도 중국이 브라질의 전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9%에 불과했으나 2010년 약 14%에 이르렀다. 중국은 2009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브라질의 최대 교역 대상국에 올랐다.



다국적 기업 역시 중국 시장에 목을 매야 하는 실정이다. 중국이 '세계의 백화점'으로 부상하면서 이 시장은 다국적 기업의 명운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곳으로 등장했다. 이렇듯 세계 각국은 중국의 성장과 함께 많은 혜택을 누렸다. 차이나 사이클의 수혜자였던 셈이다.











#차이나 스트레스



그러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고, 그런 중국의 경제 환경이 바뀌면서 차이나 사이클은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특히 중국 경제가 고도성장기를 끝내고 7%대 체제로 진입하면서 중국이라는 존재는 이제 마냥 복리(福利)만 주지 않는다.



아시아 주변국의 체감 스트레스가 더 크다. 중국의 성장둔화는 수출의 20~40%를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대만·말레이시아 등 주변국에 직격탄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한국의 실질 GDP는 0.22~0.38%포인트, 대중 수출은 약 2%포인트 낮아지게 된다. 중국이 감기 기운을 느끼면 우리는 몸살을 앓는 구조다. 브라질·호주 등 자원부국이 느끼는 압박감은 성격이 다르다. 중국의 투자 붐이 식어가면서 원자재 수요가 줄고, 그게 곧 경제에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브라질이 지금 힘들어하는 이유다.



“중국 경제가 약해지면 어느 누구도 강해질 수 없다(No one can be strong when China is weak)”는 건 엄연한 현실이 됐다. 중국 금융시장에서 일어난 사건은 전 세계 자본시장을 뒤흔들어 놓기도 한다. 지난 6월 20일 발생했던 '콜 금리 파동'은 주변국인 한국·일본뿐만 아니라 미국·유럽 등 세계 주식시장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차이나 사이클이 거꾸로 돌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한우덕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소장 woodyha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