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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稅[세]

한자 ‘稅(세)’는 벼를 뜻하는 ‘禾(화)’와 바꾼다는 의미의 ‘兌(태)’로 구성됐다. 화폐가 없던 시절, 백성들은 곡물로 세역(稅役)을 이행했음을 알 수 있다. 글자 ‘稅’가 처음 문헌에 등장한 건 춘추시대 역사를 다룬 『춘추(春秋)』에서다. 문헌엔 “노(魯)나라 의공(宜公) 15년(BC 594년)에 ‘초세무(初稅畝)’를 실시했다”고 돼 있다. 이 제도 실시 후 토지를 가진 사람은 일정 부분의 곡물을 국가에 내고 나머지를 갖게 됐다고 역사학자는 설명한다. 토지 사유화를 보여주는 첫 기록인 셈이다.



국가에 납부하는 것으로는 ‘賦(부)’도 있었다. 재물을 뜻하는 ‘貝(패)’와 전쟁을 의미하는 ‘武(무)’가 합쳐진 글자로 국가가 전쟁에 대비해 재물을 모으는 것에서 비롯됐다. 한나라 역사서인 『한서(漢書)』는 “백성에게 부과하는 것으로 세와 부가 있으니(有稅有賦), 세는 조정의 식량을 족하게 함이며(稅以足食), 부는 병사를 족하게 함이다(賦以足兵)”라고 했다.



국가 성립 후 백성은 언제나 수탈의 대상이었다. 전쟁을 치러야 했던 왕과 지도층은 가급적 많은 세금을 거둬 전비로 쓰곤 했다. 맹자(孟子)와 양혜왕(梁惠王)의 대화는 그 일단을 보여준다.



양혜왕: 양(梁)나라는 한때 모두가 알아주는 천하 강국이었다. 그러나 과인에 이르러 동쪽으로는 제(齊)나라에 패해 아들을 잃었다. 서쪽으로는 진(秦)나라에 700리를 빼앗겼고, 남쪽으로는 초(楚)와의 전쟁에서 패하는 치욕을 당했다. 죽어 간 사람의 복수를 하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맹자: 100리 땅만 있으면 천하를 호령하는 왕이 될 수 있습니다. 왕께선 백성들에게 인정(仁政)을 베풀고, 형벌을 줄이고(省刑罰), 세금을 줄여주십시오(薄稅斂). 젊은이들에게 효도와 존경심, 충성, 신의를 가르쳐 안으로는 부모를 공양하고 밖으로는 연장자를 공경토록 하십시오. 그렇게 한다면 나무 몽둥이로도 진·초나라의 병기를 능히 막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고로 말하길 인자무적(仁者無敵)이라 했습니다.



맹자는 ‘세금’이 아닌 ‘어진 정치(仁政)’로 나라를 지키라고 충고한 것이다. 박근혜정부가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세금이 또 오를 모양이다. 나라를 부강케 하는 방법이 정녕 그 길밖에 없는 것인가?



한우덕 중국연구소 소장

woody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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