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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빅 데이터 시대의 사찰 논쟁

조셉 나이
미국 하버드대 교수
최근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미국인과 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전자통신 자료를 대량으로 수집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사람들의 관심과 달리 중요한 이슈는 미국의 인권이다.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가 비난했듯 미국은 위선을 행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두 가지 이슈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개 논쟁에서 두 가지는 뒤섞여서 논의되고 있다. 하나는 외국에 대한 전자 첩보활동이고 또 하나는 자국민에 대한 감시다. 스노든의 폭로 이전에 사이버 첩보활동은 미·중 관계에서 주요한 논쟁의 대상이 됐다.



 미국은 중국을 비난한다. 사이버 첩보활동을 통해 자국의 지적 재산을 대량으로 도둑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반박한다. 자기네 역시 수많은 사이버 침입을 당하고 있는데 이 중 많은 건이 미국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말이다. 미국은 이에 대해 스파이 행위는 국제법에 위배되지 않지만 (국내법에는 다양하게 저촉된다) 지적 재산을 훔치는 것은 국제무역협정의 정신과 규정에 모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미국에 따르면 자신들이 외국인의 e메일을 검사하는 것은 테러리스트와의 연관성을 조사하는 것이며 그 결과를 동맹국과 흔히 공유해왔다. 하지만 미국도 죄가 없지는 않다. 스노든이 폭로한 대로 유럽연합(EU) 대표단이 무역협상을 준비하면서 통신한 내용을 모니터했다. 이는 양국의 공통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스노든은 미국 내에서 주요 감시 프로그램이 두 가지 운용된다고 폭로했다. 용의점이 있는 외국인이 보낸 메시지의 내용을 검사하는 것은 인권 차원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작다. 이보다 뜨거운 논쟁을 부르는 것이 미국인의 전화 송수신 정보를 저장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같은 ‘빅 데이터’의 저장은 시민 프라이버시 보호와 관련한 새로운 이슈를 제기한다.



 이 프로그램의 옹호자들은 현행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또한 입법부와 사법부가 이를 승인했기 때문에 견제와 균형이라는 헌법 철학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반대파들은 1978년의 외국정보사찰법(FISA) 아래서 만들어진 이 같은 규정들은 빅 데이터가 출현하기 전의 시대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9·11 테러 후에 통과된 애국법이 현재 확대 적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새 법을 요구한다.



 스노든의 폭로가 시사하는 바는 미국이 자신의 민주주의 원칙에 맞게 살고 있으나 그 방식은 깔끔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미국은 안보를 위해 자유를 교환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 같지만 양자의 관계는 겉보기보다 더 복잡하다. 자유는 안보가 취약할 때 가장 크게 위협받는다. 따라서 안보와 자유의 적당한 상호 교환은 더 큰 손실을 막아준다. 자유를 가장 크게 옹호한 에이브러햄 링컨조차 남북전쟁이라는 극단적 상황하에서는 인신보호법을 정지시켰다 .



 2001년 9·11 테러 이후 10년간 대중의 감성은 안보 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었다. 하지만 주요한 테러 공격이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감성은 근래 역전됐다. 최근 A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의 공동 여론조사가 이를 보여준다. 오늘날 미국인의 39%는 테러 위협에 대한 조사보다 프라이버시 보호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2002년에는 이런 응답이 18%에 불과했다. 역설적이게도 스노든이 폭로한 프로그램은 대규모 테러의 신규 발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만일 그렇다면 이는 더욱 엄격한 반테러 조치가 시행되는 것을 방지한 것일 수 있다. 지금의 논쟁은 그 덕에 가능해진 것일지도 모른다. ⓒProject Syndicate



조셉 나이 미국 하버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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